파드셉
파드셉

[팜뉴스=김민건 기자] 항체약물접합 신약(ADC) 파드셉이 국내 진행성·전이성 요로상피암(방광암) 2,3차 치료 급여화 첫 단계에 들어섰다.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 1차 치료에 백금기반 항앙화학요법, 그 이후 1차 유지요법으로 바벤시오, 2차 치료에 파드셉을 중심으로 하는 치료 전략을 가져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는 지난달 1일 개최한 2024년 제1차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 심의에서 '이전에 PD-1 또는 PD-L1 억제제 및 백금기반 화학요법제의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의 치료'에 파드셉(엔포투맙 베도틴) 급여 기준을 설정했다.

전이성 요로상피암은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가장 흔히 방광에서 발생한다. 전체 요로상피암 95%가 방광에서 시작하며 환자의 20%는 암세포가 주변 조직에 침투한 상태로 진단된다. 5~10%는 상부 요로(신우, 요로)에서 발생하며 이 경우 좀더 늦게 진단된다.

그렇기 때문에 60% 환자가 발견 당시 침습적 형태로 확인된다. 기존 백금기반 항암제와 면역항암제 투여에도 불구하고 기대 반응률과 생존기간 개선 효과가 미비해 생존율이 매우 낮고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질환이다. 특히 재발 환자를 위한 치료 옵션이 부족했다. 

요로상피암 치료는 수술, 항암화학요법, 면역항암제, 표적치료제, 방사선 요법 등이 있다. 종양 종류와 병기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지만 통상적인 표준치료는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이다. 진행·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하며, 수술 전 선행항암요법과 수술 후 보조 항암요법에도 사용한다.  

진행·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는 1,2,3차로 구분한다. 수술 불가한 국소 진행성,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에서 1차 표준치료(고식적 요법)는 백금기반 항암요법(급여)이다. 시스플라틴, 카보플라틴 병용에 다른 약제를 더하는 것으로 현재 젬시타빈, 시스플라틴, 카보플라틴 등이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1차 항암화학요법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6~8개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2~15개월 수준이다. 이 외에 선행 항암요법과 수술 이후 1차 면역항암요법에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있지만 비급여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백금기반 항암요법에 효과가 좋은 환자는 1차 유지요법으로 항 PD-L1 면역항암제 바벤시오(급여)를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치료에도 병이 진행하다면 2차 치료로 넘어가야 한다. 2차에서도 항암화학요법(파클리탁셀, 페메트렉시드 등, 급여)을 쓸 수 있고, 항암화학요법 도중 또는 완료 후 12개월 이내 재발한 경우 2차 면역항암요법(키트루다, 급여)를 선택할 수 있다.

문제는 2차 이상 치료에서 접근성이 좋은 치료제가 많지 않아 생존 혜택이 적다는 점이다. 항암화학요법인 파클리탁셀, 페메트렉시드는 반응률이 10~20% 밖에 되지 않고,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도 3개월로 굉장히 짧아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5개월 수준이다.

통상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2차 치료에 고려하지만  1차 항암화학요법 이후 쓸 경우 반응률, 무진행생존기간, 전체생존기간이 2차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해 좋지 않다. 2차 치료에서 키트루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최대 2.1개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10.1개월로 약 13~20% 환자만 반응하고 3개월 이내 질병이 진행한다.

이때 등장한 신약이 파드셉이다. 파드셉이 2차 치료 이상에서 급여를 받게 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백금요법(1차), 면역항암제(2차) 치료를 받아도 질환이 진행하면 생존기간 3개월을 넘기기 어려웠지만 파드셉은 EV-301 연구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12.9개월(항암요법 8.9개월)로 1년 이상 생존기간을 보였다.

전이성 요로상피암 2,3차 치료에 새로운 옵션이 등장한 것이다. 파드셉은 사망 위험을 30%나 줄였고 임상 2년 시점에  41.3%의 반응률로 항암요법(18.6%) 두 배 이상 높은 데이터를 보였다.

파드셉이 급여를 받으면 1차 치료(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급여)-1차 유지요법(면역항암제 바벤시오, 급여)-2차 치료(ADC 표적치료제 파드셉, 급여)으로 이어지는 급여 처방 전략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전략이 유용하게 평가받는 것은 진행·전이성 환자는 암 진행 속도가 빨라 1차 이후 2차 치료를 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차 치료가 가능한 비율은 25%로 10명 중 2.5명꼴이다. 원격 전이를 동반한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5%에 불과하다. 

항암요법 이후 병이 진행하지 않았다면 바벤시오 유지요법으로 생존 기간을 늘린 다음, 파드셉 전략이 유용할 수 있다. 바벤시오는 JAVELIN Bladder 100 연구를 통해 1차 백금기반 항암 치료 중이거나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환자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29.7개월로 생존기간을 개선했다. 그 이후 파드셉을 사용하면 1년의 생존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파드셉은 바벤시오가 아닌 키트루다 후속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바벤시오와 키트루다는 대상 환자군이 다르기 때문이다. 바벤시오는 1차 백금기반 항암요법 4~6주기에 이어 1차 유지요법 바벤시오, 그 이후 2차 치료에 파드셉을 쓸 수 있다.

키트루다는 선행항암요법과 수술 후 보조 항암요법을 한 뒤 1차에 키트루다를 쓰고 2차에 파드셉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1차 백금기반 항암요법에 실패 이후 2차 키트루다, 3차 파드셉 전략도 가능하다. 키트루다에 한 번 반응한 환자는 2년 이상 생존율이 80%를 보였다.

한편, 전이성 요로상피암 3차 치료에서는 3차 항암화학요법(파클리탁셀, 페메트렉시드 등)을 급여로 쓸 수 있고, 파드셉도 국내 허가 적응증을 받아 비급여로 처방이 가능하다.

▶넥틴-4(Nectin-4) 표적 기술 적용 ADC, 별도 검사 없이 처방

파드셉은  '엔포투맙 베도틴'이라는 단일 항체에 세포독성 약물을 결합한 항체약물 접합체(ADC)다. 항체-약물 접합체는 최근 여러 암종 치료에서 사용되는 기술이다. 정상 세포에 비해 종양에 더 많이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항원을 표적하는 단일 항체를 이용해 세포독성 약물을 암세포에 전달하는 기술이다. 기존 전신 항암요법제 보다 효과적으로 표적 암세포에 약물을 전달하면서도 다른 부위 독성을 낮출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파드셉은 넥틴-4(Nectin-4)를 발현하는 세포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항체와 단백질 분해 효소에 의해 잘리는 세포 화학독성약물 MMAE(Monomethyl auristatin E, 미세소관 중합억제제), 그리고  항체와 MMAE를 연결하는 링커로 결합돼 있다. 파드셉 항체는 요로상피암 표면에 있는 넥틴-4와 결합해 종양 세포 안으로 침투하며, 세포 안으로 침투한 파드셉 항체는 단백 분해 효소에 의해 링커에서 절단되며 MMAE를 방출하고, 세포 분열에 관여하는 미세소관 중합을 억제한다. 미세소관 중합 억제로 암세포는 분열을 중지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사멸에 이를 수 있다.

파드셉은 별도의 사전 검사 없이도 PD-1, PD-L1,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파드셉이 넥틴-4를 표적하는 항체-약물 접합체이지만 사전에 넥틴-4 단백질 발현을 진단하는 검사가 필요하지 않은 이유는 넥틴-4가 세포와 세포를 접착시키는 세포막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넥틴-4는 정상 요로상피세포에도 일부 존재한다. 피부나 땀샘, 요로상피, 침샘, 식도, 유방 등이다. 이 때문에 넥틴-4는 요로상피암을 비롯해 폐암, 난소암, 유방암, 두경부암, 식도암 등에서 확인된다. 그러나 요로상피암세포에서 훨씬 많이 발현한다. 실제 파드셉 임상 1,2,3상 연구에 포함된 요로상피암 환자에서 넥틴-4 발현량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 높은 수준임을 확인했다.

이 외에도 파드셉 EV-101 연구를 통해 넥틴-4 발현과 상관없이도 요로상피암 환자에서 효과가 일관적임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별도의 넥틴-4 사전 스크리닝 검사없이도 국소 진행성, 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에 사용하도록 허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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