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방광암) 1차 치료에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파드셉(엔포투맙 베도틴) 병용요법 승인 심사에 들어가면서 방광암 치료에 패러다임 시프트가 머지않았다.
31일 EMA는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을 기존 표준치료인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대체하는 새로운 옵션으로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은 작년 12월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유의미하게 연장함으로써 미국FDA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았다.
EMA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7만 3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21만 2000명이 사망하는 방광암 환자의 생존을 연장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으며, 최초로 항PD-1 면역항암제와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 Drug Conjugate, ADC)를 병용한 키트루다+파드셉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다. 올해 안에 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와 유럽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가 키트루다+파드셉 병용 승인을 결정하게 된다.
유럽에서도 승인 받는다면 방광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키트루다와 파드셉은 진행성·전이성 방광암 치료에 각기 허가돼 있어 두 약물을 병용하는 전략이 가까워질 수 있다.
국소 진행성,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1차 치료에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대체하기 위한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의 핵심은 EV-302(KEYNOTE-A39)로 불리는 3상 연구다. 이 연구에서 키트루다+파드셉은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국소 진행성·전이성 방광암 환자에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임상적으로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을 기록했다.
이 연구에는 PD-L1 발현과 관계없이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시스플라틴, 카보플라틴, 젬시타빈 중 택일)을 받을 수 있는 환자 88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키트루다+파드셉 투여군과 항암화학요법군에 무작위 배정됐고 코호트A(키트루다+파드셉 병용), 코호트B(젬시타빈+시스플라틴 또는 카보플라틴)으로 나뉘었다. 독립중앙심사위원회(Blinded Independent Central Review, BICR)가 이들에게서 1차 평가변수로 전체생존기간, 무진행생존기간을, 2차 평가변수로 반응지속기간(DoR)을 확인했다.
그 결과 임상 설계 당시 목표한 생존혜택을 일찍이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트루다+파드셉 병용 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는 31.5개월(2년 7개월)을 기록하면서 2년 이상 생존을 연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반해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은 16.1개월로 1년 4개월의 생존 혜택을 보였다. 이러한 생존기간 연장 혜택을 항암요법과 비교해 사망 위험을 53%(HR: 0.47) 줄이는 결과를 보였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는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에서 12.5개월로 1년을 넘긴 반면 항암화학요법은 6.3개월로 반년에 그쳤다. 이는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이 질병 진행이나 사망 위험을 55%(HR: 0.45) 감소 시키는 데이터로 이어졌다.
객관적반응률(ORR)은 키트루다+파드셉 병용군이 68%를 보인 반면 항암화학요법에서는 44%만 기록했다. 더욱 자세히 보면, 면역항암제+ADC 병용 덕분인지 키트루다+파드셉 병용군에서 완전반응(CR)이 29.1%나 됐고, 부분반응(PR)도 38.7%에 이르렀지만 항암화학요법은 완전반응 12.5%, 부분반응 32%로 저조한 결과를 냈다.
또한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도 큰 차이를 보였다.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은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을 만큼 효과가 지속됐으나 항암화학요법은 7개월로 짧게 종료된 것이다.
부작용은 가장 흔하게(3등급 이상) 발진, 고혈당증, 호중구감소증, 말초 감각 이상, 설사, 빈혈 등이었다. 이전 EV-103 임상에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적합하지 않은 환자들에서 보고된 것과 일치했다.
한편, 미국FDA는 2023년 12월 18일 국소 진행성, 전이성 방광암 1차치료에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으로 대체하는 첫 번째 치료 옵션으로 승인했다. 국소 진행성, 전이성 방광 치료에 항PD-1 면역항암제와 항체약물접합체를 병용한 최초 사례였다. 승인은 EV-302 데이터가 결정적 근거가 됐다.
FDA는 지난 2020년 키트루다+파드셉을 혁신치료제 (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로 지정했다. 당시는 1/2상인 EV-103(KEYNOTE-869) 연구를 근거로 했다. 이 연구에 대한 확증 임상이 3상 EV-302로 이를 통해 FDA의 최종 허가를 받은 것이다.
한편, PD-L1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아벨루맙)는 국소 진행성, 전이성 방광암 1차치료에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이후 질병이 진행하지 않은 경우 표준치료로 유지요법에 쓰이고 있다.
바벤시오는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2024 미국임상종양학회 비뇨생식기암 심포지엄(ASCO GU,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Genitourinary Cancers Symposium)에서 전체생존기간 중간값 30개월을 기록한 리얼월드 데이터를 공개하며 또 다른 경쟁을 예고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