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MET 엑손14 결손 변이 표적치료제 텝메코(테포티닙)가 다시 한 번 급여 기준 설정에 도전한다. 새로운 데이터를 일부 보완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팜뉴스 취재 결과, 한국머크는 오는 10월 열리는 중증(암)질환 심의위원회에 MET 엑손14 결손(skipping)이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텝메코 요양급여 결정을 신청했다.
텝메코는 2021년 11월 노바티스 타브렉타(카프마티닙)와 함께 국내 첫 MET변이 표적치료제로 허가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2023년 2월 첫 암질심에 도전했으나 급여 기준 미설정을 받았고 이후 급여 등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텝메코 투여 대상인 MET변이가 확인된 환자는 전체 비소세포폐암에서 1.8~3.3%에 불과할 정도로 소수이다. 대규모 3상을 진행할 환경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2상 단일군으로 허가 임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으며, 암질심이 요구하는 대조군을 설정한 3상 임상과는 조건이 맞지 않았다.
MET변이 비소세포폐암 변이를 가진 환자가 진단 이후 5년 동안 생존할 확률은 9%에 불과하다. 국내의료진과 환자들은 텝메코 같은 MET 변이 표적치료제 급여화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실제 텝메코는 현재 국내 주요 13개 의료기관 약사위원회(Drug Committee, DC)를 통과해 약 30개 주요 거점 병원에서 환자지원 프로그램으로 통해 비급여 처방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을 비롯한 주요 병원에서 텝메코가 DC를 통과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미충족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가장 많은 폐암 환자를 진료하는 부산대병원 엄중섭 알레르기호흡기내과 교수는 올해 4월 팜뉴스와 인터뷰에서 "MET 엑손14 결손 변이 환자를 꽤 보는 편이지만 많은 환자가 경제적 부담으로 텝메코와 같은 MET 엑손14 결손 치료제를 쓰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텝메코는 VISION 임상을 통해 1차 치료 옵션으로서 임상적 가치를 입증했으며 독립적 평가로 확인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11.2개월이었고,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15.9개월에 달했다. 1년 넘게 암이 진행되지 않는 대단한 결과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엄 교수가 말한 VISION 임상은 암질심 급여 기준 설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2상 단일군 설계로 진행된 텝메코의 허가 임상이다.
엄 교수는 텝메코의 VISION 임상 데이터를 높게 평가한다. 기존 치료제 보다 우월한 효과를 냈기에 1차 치료 옵션으로 우선 처방을 고려할 정도다. 올해 2월 15일 미국FDA가 텝메코를 조건부에서 정식 승인으로 전환한 것은 엄 교수 같은 국내 의료진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인 20명을 포함한 아시아인 79명에게 텝메코500mg을 투여해 3개월 이상 추적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 54.4%로, 반응지속기간 중간값(mDoR) 18.5개월을 기록했다. 무진행 생존기간(PFS) 12.1개월, 전체생존기간(OS) 20.4개월로 면역항암제 보다 뛰어난 효과다. MET변이 4기 환자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약 9개월이며 면역항암제 치료 시 13.4개월을 기록했다.
한국머크는 이번 암질심에 새로 추가된 자료를 보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의료진과 환자들이 텝메코 급여 기준 설정을 기다리고 있다.
엄 교수는 앞서 인터뷰에서 "임상 단계, 환자 모수, 치료 성적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MET 엑손14 결손 비소세포폐암은 굉장히 드문 질환이라 대규모 임상을 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약제 허가와 급여 프로세스 진행이 빠르면 보다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절차상 문제도 중요하지만, 정책적 차원에서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실제로 국민에게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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