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머크 텝메코
한국머크 텝메코

[팜뉴스=김민건 기자] MET 엑손14 결손 변이 표적치료제 텝메코(테포티닙)가 급여 기준 설정에 성공했다.

지난 2021년 11월 23일 국내 허가를 받은 지 1044일 만에 MET 변이 표적치료제 처음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 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를 통과한 약제가 됐다. 암질심이 단일 대조군으로 임상을 설계해야만 했던 MET 변이 표적치료제 희귀성과 중요성을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심평원 암질심은 2일 한국머크가 제출한 'MET 엑손 14 결손이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대한 텝메코 요양급여 신청을 심의해 급여 기준을 설정하고 통과시켰다. 

이번 결정으로 기약 없던 첫 번째 MET 변이 표적치료제 급여화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텝메코는 국내 주요 13개 의료기관 약사위원회(Drug Committee, DC)를 통과해 약 30개 주요 거점 병원에서 환자지원 프로그램으로 통해 비급여 처방 중이다.

환자지원 프로그램을 통하지 않을 경우 1000만원에 달하는 약값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치료적 어려움 외에 경제적 고통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MET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치명성을 생각하면 보다 빨리 급여화 과정이 진행돼야 했지만, 이제라도 급여 기준이 설정된 것은 의료진과 환자에게 더없는 희소식이다.

텝메코가 이번 암질심 도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포기하지 않은 마음이 있어서다. MET 변이는 대규모 3상 연구가 불가할 정도로 식별된 환자가 적다. 전체 비소세포폐암에서 MET변이를 가진 환자는 1.8~3.3%다.

하지만 해당 변이가 진단된 경우 5년 생존 확률은 9%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비소세포폐암 보다 사망률이 3배 이상 높고, 면역항암제 치료에 낮은 반응을 보이며, 진단 후 5개월 이내 재발한다는 악조건도 있다.

제한적인 임상 환경이다보니 제약사로서는  급여 등재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이에 비급여를 결정하거나 출시 자체를 철회하는 경우가 적잖다. 한국머크도 급여 결정 신청을 두 번이나 자진해서 철회했다.

하지만 중단한 것이 아니었다. 역설적이게도 강력한 급여 등재 의지의 표현이었다. 

머크 관계자는 "본사 비전이 '환자를 위한 한마음'이다. 적절한 치료 옵션 없이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국내 MET 변이 환자를 위해 '실제 임상에서 꼭 필요한 치료제'라는 점을 주요 관계자들과 공감대를 잘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남은 과정에서) 건보 적용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텝메코 급여 기준 설정은 제약사와 정부가 미충족 수요 질환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와 의지를 보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보여줬다. 한국은 물론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도 텝메코 국내 급여를 위한 지원이 있었으며, 심평원·암질심에서도 국내 MET 변이 치료에 텝메코가 꼭 필요한 치료제라는 점을 인정하고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다.

챗GPT로 구성한 이미지.
챗GPT로 구성한 이미지.

 

▷VISION 임상 통해 항암 효과 입증

MET 변이 유전자는 암 치료 저항성과 암 세포 활성화를 촉진한다. 텝메코는 MET에 의존하는 종양 세포 증식과 이동을 억제한다. 특히 MET 엑손 14 결손 변이에서 두드러진 항암 효과를 보였는데 VISION 연구를 통해서다.

당시 최초 결과를 확인한 VISION은 MET 변이가 있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를 Cohort A(152명)와 C(161명)로 나누어 진행한 단일군, 공개라벨, 다기관 임상이다.

Cohort A 환자 연령 중앙값은 71세로 남성(46.6%)과 여성(53.4%) 비중이 비슷했으며 42.2%가 아시아인이었다. 흡연 기록이 있는 환자는 43.5%였으며, 21.1% 환자에서 뇌 전이가 발견됐다. 59% 환자는 치료 경험이 없었다.

Cohort C 환자 연령 중앙값은 73.1세였고, 남성(52%)과 여성(48%)이 비슷하게 참여했다. 아시아인 비율은 25%였다. 흡연 기록이 있는 환자는 52%였고 전체 환자 중 15.1%에서 뇌 전이가 발견됐으며, 45.4% 환자가 치료 경험이 없었다.

임상 결과,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군 111명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은 56.8%로 2차 치료 이상 환자군 97명에서도 49.5%로 나타났다. 텝메코 사용 시 치료 차수에 제한되지 않고 높은 반응률을 보인 것이다. 치료 경험 환자군에서 반응지속기간 중간값(mDoR)은 46.4개월로 장기간 효과도 확인했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군(15.3개월), 2차 치료 이상 환자군(11.5개월)에서 각각 확인했으며,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두 환자군에서 각각 25.9개월, 20.4개월을 보였다.

뇌전이가 있는 환자는 Cohort A와 C에서 각각 21.1%, 15.1%였다. Cohort A+C 통합 연구에서는 뇌 전이 반응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인 RANO-BM(Response Assessment in Neuro-Oncology Brain Metastases)을 통해 43명의 뇌전이 환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표적 혹은 비 표적 병변(Target or non-target lesions)환자에서 두개내 질병 조절율이 88.4%에 달했다. 두개내 질병 무진행기간 중앙값은 20.9개월을 기록해 뇌 전이에서도 효과를 기대하게 했다.

부작용으로는 가장 흔하게 부종, 주로 말초 부종(환자의 66.5%), 오심, 설사, 크레아티닌 증가 및 저알부민혈증이 있었다. 가장 흔한 중대한 이상반응으로 말초 부종(10.9%)이었고, 그 다음으로 저알부민혈증(3.2%), 0%), ATL 증가(2.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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