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머크 텝메코
한국머크 텝메코

[팜뉴스=김민건 기자] 2020년 3월 일본 후생노동성은 혁신의약품 신속허가 트랙인 사키가케 패스트 트랙을 통해 전세계 최초로 MET 변이 치료제 텝메코(테포티닙)를 허가했다. 

사키가케 패스트 트랙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한 의약품의 빠른 도입을 목적으로 허가에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제도다.

텝메코의 빠른 도입은 일본 뿐만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신약 등재 시 약가를 참조하는 A7(영국·프랑스·독일·스위스·이탈리아·일본·미국) 중 미국∙영국∙일본∙스위스∙독일 등 5개국에서도 급여화가 이뤄졌다. 호주∙영국∙스코틀랜드 등 의료기술평가(HTA) 국가도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해 1차 이상 치료 차수에서 급여를 권고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1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상적 혜택을 인정,  MET 엑손 14 결손 변이(이하 MET 변이) 표적치료제로 허가하면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텝메코 처방 국가가 동서양을 넘나들며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은 아시아 환자가 포함된 300명이 넘는 세계 최대 규모 글로벌 임상 'VISION'을 통해 'MET 변이 표적치료제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 MET 변이를 가진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은 1년 미만이지만, 텝메코는 2년 가까운 생존기간 연장 혜택과 4년에 달하는 항암 치료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MET 변이가 있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환자가 참여한 코호트A, 코호트C 그룹 분석에서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군의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46.4개월로 4년이 넘었고,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과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도  각각 15.3개월, 25.9개월로 2년에 가까운 생존 연장이 확인됐다. 1일 1회 경구 복용으로 예후가 불량한 MET 변이에서 유의미한 임상적 성과를 낸 것이다.

이기형 충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팜뉴스에 "텝메코는 그동안 항암화학요법 또는 면역항암치료만으로 충분한 임상적 효과를 보지 못했던 MET 변이 환자들을 위한 표적치료제로 반드시 필요한 혁신신약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희귀암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임에도 불구하고 79명의 아시아인을 포함해 전체 300명이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 데이터가 있으며 지속적인 추적관찰을 통해 우수한 효과를 보고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A7 국가와 달리 국내에서는 급여 목록에 등재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교수는 "텝메코는 NCCN 가이드라인에서 MET 변이 1차 치료제로 권장하며 미국과 일본∙영국∙호주∙스위스도 급여를 적용하는 혁신신약인 만큼 국내 MET 변이 환자의 임상적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 각국에서는 신속히 급여를 적용해 최적의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지만 국내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텝메코는 항암 치료 부작용 없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 임상 현장에서 혜택을 볼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VISION 임상 에서 텝메코 DOR, PFS, OS 효과

▶글로벌 임상으로 태어난 텝메코, 신약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다

MET 엑손 14 결손 변이는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4%에서 나타나는 희귀 변이이면서도 다른 유전변이 암종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다. 

MET 변이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은 1년 미만으로 이는 변이가 없는 환자의 1/5 수준으로 치료 환경이 좋지 않다. 예후가 불량한 이유는 MET 변이가 '내성'과 '전이'라는 공격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다. MET 변이는 내성과 뼈∙간∙뇌 등 부위 전이를 일으키며 MET 엑손14 결손 환자 88%가 한 군데 이상 전이를 가진다. MET 변이 4기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6.7개월에 그친다.

1년 미만의 생존 지표는 기존 MET 변이 치료에 사용하는 항체 또는 표적, 면역항암 치료가  효과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적의 치료 옵션을 요구하는 임상 현장의 수요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텝메코라는 신약은 달랐다. 매우 선택적이고 강력한 Ib형 MET 억제제인 텝메코는 31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2상 'VISION 연구'를 통해  기존 치료와 다른 존재 가치를 보였다. MET 변이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는 물론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대비 높은 반응률과 무진행 생존기간 연장 등을 보인 것이다.

텝메코 투여 이전 1차 치료에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또는 면역항암제 단독요법, 백금기반 항암요법과 면역항암제 병용 모두 객관적 반응률(ORR) 30% 미만, 무진행 생존기간 5개월 이하였다. 특히 다른 암종에서 탁월한 치료 성적을 보인 면역항암제 효과는 MET 변이에서 제한적이었다. 면역항암제의 MET 변이 투여 시 객관적 반응률은 15.6~35.7%, 무진행 생존기간 1.9~4.9개월로 기대에 못 미쳤다.

이와 달리 1차 치료에 텝메코를 투여한 환자군은 객관적 반응률 56.1%(48.1~63.8%), 무진행 생존기간 12.6개월(9.7~17.7개월)로 치료 초기 단계부터 효과가 있었다. MET 변이 표적치료에서 신속한 바이오마커 진단과 적절한 표적치료가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다.

뚜렷한 임상적 개선 효과 덕에 VISION 임상이 단일군 설계와 2상 임상 치고는 300여명이라는 규모로 진행됐음에도 MET 변이 표적치료제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MET 변이 치료 차수 상관없이 동일한 효과, 동양인에서도 입증

텝메코의 임상적 효과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분석 결과는 치료 차수와 관계없이 강력하고 지속적인 효과를 일관되게 입증했다는 사실이다. 

조직 생검을 통해 진단받은 환자 208명을 분석한 결과, 1차 치료 환자(111명)는 객관적 반응률 56.8%, 무진행생존기간 15.3개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25.9개월을 보였다.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군(2차 치료 이상)에서도 객관적 반응률 49.5%,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 11.5개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20.4개월로 1,2차 치료 모두 일관된 효과가 있었다.

더욱이 임상 참여 환자 300여명 중에는 동양인 환자 79명(한국 20명, 일본 38명, 대만 12명, 중국 30명, 그 외 6명)이라는 꽤 많은 수가 포함됐다. 이를 통해 한국인에서도 강력한 MET 변이 표적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

VISION 연구에서 동양인 환자의 객관적 반응률은 54.4%(42.8~65.7%), 반응지속기간 중간값 18.5개월(8.3~추정 불가능(NE)), 무진행생존기간 12.1개월(6.9, ne), 전체생존기간 20.4개월(19.1, ne)로 2년에 가까운 생존기간을 보였다.

한편, 텝메코 효과는 MET 엑손14 결손 확인 방법에 관계없이 나타났다. 기침이나 호흡 곤란∙흉통에 대한 삶의 질이 안정화되면서 동양인도 관리 가능한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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