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머크 텝메코
한국머크 텝메코

[팜뉴스=김민건 기자] 아시안인 대상으로 하위 분석 데이터를 발표한 MET변이 표적치료제 텝메코(테포티닙)가 이번에는 한국인을 포함한 장기 추적 결과를 내놨다.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향해 '독하다 독해, 이래도 안써'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12일 한국머크는 MET 엑손14 결손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텝메코의 새로운 임상 결과가 세계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World Conference on Lung Cancer, 이하 WCLC 2023)에서 발표됐다고 밝혔다.

텝메코는 지난 2021년 11월 노바티스 타브렉타와 함께 허가됐다. 타브렉타는 암질심에서 급여기준 미설정 결과로 비급여 출시를 결정했으며, 텝메코도 올해 2월 첫 암질심 도전에서 급여기준 미설정 결과 이후 급여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유이한 MET변이 표적치료 타브렉타와 텝메코가 암질심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그 이유로는 희귀변이인 MET 유전자임에도 불구하고 암질심에서 3상 수준에 준하는 대조군 임상 데이터를 요구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급여기준을 설정하지 못한 텝메코이지만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국립암센터, 건양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본원 및 강남),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국내 12개 의료기관의 약사위원회(Drug Committee, DC)를 통과해 처방 중이다.

암질심 판단과 달리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MET변이 표적치료제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36.2개월에 달하는 장기 추적 데이터를 새로 발표하면서 MET 변이 표적치료제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했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객관적 반응률(ORR)이었다. 객관적 반응률을 1차 평가변수로 설정한 이유는 MET 변이가 확인된 환자에게 텝메코를 사용 시 얼마나 반응을 보이며, 그 효과가 오랜 기간 지속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이다. 

통상 항암제는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주요한 평가변수로 보지만 반응률도 중요하게 여긴다.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2~4%에 불과한 MET변이는 적절한 표적치료제 선택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전체 비소세포폐암 변이 중 MET 유전자 비율
전체 비소세포폐암 변이 중 MET 유전자 비율

1차 평가변수로 반응률을 본 이유도 생존혜택은 물론 반응률도 기대하기 힘들었던 기존 치료 환경과 비교해 적절한 MET 표적치료 시 항암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지표이기 때문이다.

실제 MET 변이는 그간 적절한 표적치료가 불가해 내성 문제와 뼈와 뇌 등 전이 비율이 높아 환자 예후가 좋지 않았다. 이 경우 생존기간은 1년 미만에 그친다. EGFR 등 적절한 표적치료가 가능한 환자들이 이제는 전체생존기간 5년을 바라보는 것과 비교해 큰 차이다.

이에 머크는 전세계에서 6700명을 대상으로 환자군을 추려 313명을  VISION 연구(Cohort A+C)에 등록했다. MET변이 비소세포폐암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그만큼 MET변이가 희귀한 질환이라는 의미다.

안명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이번 WCLC 2023에 등록된 아시안 환자 대상 장기 추적 분석 결과를 포스터 발표했다. 연구는 한국인 20명을 포함한 아시안 환자 106명을 분석했다.

텝메코는 3년2개월(36.2개월)의 추적관찰을 통해  2차 치료에서 객관적반응률 56.6%를 기록했으며, 이 반응은 18.5개월 지속되는 중앙값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환자들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3.8개월로 1년을 넘겼고 최대 22개월까지 질병 진행이 억제됐다. 그 결과 2년 1개월(25.5개월)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텝메코를 1차 치료에 사용 시 객관적 반응률은 64%로 2차 치료보다 더 높은 효과가 확인됐다. 이에 반해 3등급 이상의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는 전체의 39.6%로 새로운 이상반응은 없었다.

MET 엑손14 결손은 세포 신호와 증식,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MET 경로를 과도하게 자극해 암세포 증식을 유발한다. 타브렉타와 텝메코 같은 MET변이 표적치료제는 각각 특징적인 기전으로 생존율 향상을 나타냈다.

텝메코는 제약선진국 A8 중 6개 국가(미국∙영국∙일본∙스위스∙독일∙이탈리아)에 급여 등재된 상태다. 호주∙영국∙스코틀랜드 등 의료기술평가(HTA) 국가에는 1차 치료 이상에 급여 권고하고 있다.

한편, MET 변이 표적치료제 같은 희귀암은 환자 대부분 중증 암환자다. 대조군이 없는 2상 단일군을 근거로 시판허가를 받는 이유도 임상 시험 과정에서 윤리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타브렉타, 텝메코 모두 2상 단일군으로 허가한 배경이다.

텝메코는 경구용으로 1일 1회 복용하며  MET 인산화 또는 MET 의존적 후속 신호 전달을 용량 의존적으로 차단한다. 텝메코 1정당 225mg 용량을 2개(총 450mg) 복용하며 MET 의존적 종양 세포 증식, 비-부착 증식과 이동을 억제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