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는 생명 체내에서 이물질로 간주되는 외부물질이나 감염성 물질인 ‘항원’에 반응하는 체내 단백질을 말한다. 본래 자연계에 존재하는 항체는 똑같은 항원을 인식하는 같은 항원인식 부위를 두개 갖고 있는(monospecific bivalent) 형태다.  하지만 ‘이중항체 (이중표적항체, bispecific Antibody)’는 하나의 항체분자로 두가지 다른 항원을 인식하도록 두개의 다른 항원인식 부위를 갖고 있는 항체를 말한다.  

최근 들어 이런 이중항체 기반 후보물질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기존 항체 의약품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여러가지 시도들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것은 면역 효능세포(T-cell 등 작용세포)에 관련된 이중항체들일 것이다.  

이런 이중항체 경우, 항체 한쪽은 면역효능세포(작용세포, effector cell)를 타깃으로 하고, 또 같은 항체 다른 쪽은 목표세포(target cell, 예를 들어 암세포)를 타깃하도록 만든 것으로, 결국 이들 두세포들을 물리적으로 접근시켜서 작용세포가 목표세포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게 도와 준다.

이 밖에도 동시에 다른 두 신호 전달경로를, 또는 동시에 두가지 다른 효소 작용을 억제할 수도 있다. 그리고 세포내 이동경로에 특화된 항원을 타깃하면, 해당 항체를 특정부위로 전달 (delivery) 하는 역할을 부여할 수도 있다.

  # FDA, 리무밥 블린사이토 헴리브라 바비스모  승인 

현재는 보편화 돼 있지만, 2014년 팬데믹 이전에는 이러한 것들은 드문 서비스였다. 

지금까지 이중항체로 승인이 난 약품들은 리무밥 (Removab), 블린사이토 (Blintocyto), 헴리브라 (Hemlibra), 바비스모 (Vabysmo) 등 4가지가 있다.

최초로 승인받은 이중항체는 2009년 유럽연합(European Union)에서 허가를 받은 트라이언 파마(Trion Pharma)의 ‘리무밥’(Removab, catumaxomab)으로, 암특이 항원인 EpCAM (epithelial cell adhesion molecule)과 T-세포에 발현되는 CD3를 함께 인지하는 이중항체 (bispecific antibody)였는데 현재는 시장에서 철수했다. 

두번째는 암젠(Amgen) 이중항체 플랫폼인 BiTE(bispecific T-cell engager) 첫 산물인 블린사이토(Blintocyto, blinatumomab)다.   

림포마 B세포(Lymphoma B cell)의 CD19과 T-세포의 CD3를 함께 인지하도록 돼 있는 이 이중항체는 2014년에 허가를 받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 ALL)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지난 2017년 허가된 이중항체인 로슈 ‘헴리브라’(Hemlibra, emicizumab)는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두 가지 인자인 Factor IXa와 Factor X를 동시에 인지하는 항체로 A형 혈우병 치료제로 쓰인다.

그리고 얼마전에 허가를 받은 제넨텍 ‘바비스모’(Vabysmo, faricimab)는 두가지 성장 인자 (growth factor)인 VEGF-A(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A)와 ANG2 (Angiopoietin-2)에 함께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이중표적항체로, 안과질환인 노인성 황반변성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AMD)과 당뇨병성 황반부종(diabetic macular edema, DME)를 위한 치료제다.

최근 이중항체 연구결과들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고 이중항체 관련 임상 실험이 전세계적으로 10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항체 후보물질들 중 다수가 항암제 쪽이지만, 그 외에도 자가면역질환, 뇌질환, 혈관계 질환, 감염성 질환, 안과 질환 등으로 그 병증이 확대되어 나가고 있는 추세다.

이중항체 쪽으로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하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회사들은 암젠(Amgen), 사노피(Sanofi), 애브비(Abbvie), 로슈(Roche), 매크로제닉스(MacroGenics), 애휘메드 (Affimed) 등이 있고, 한국 회사들 중에서도 에이비엘바이오, 유틸렉스, 앱글론, 한미약품, 종근당, 파멥신, 와이바이오로직스 등이 있다.

 # 수익 창출하며 가치 증대, 희귀의약품 ‘블린사이토’ 독특한 초기 시장 오퍼 (offer)

 암젠 이중항체 '블린사이토'(Blintocyto)는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혁신적 신약 (breakthrough therapy)로 지정받으면서, 산업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FDA가 임상시험 디자인부터 진행과정에 밀접하게 관여하고 도움을 줌으로써 해당 혁신신약 임상시험과 심사기간을 단축시키는 프로그램이다. 블린사이토는 암젠의 BiTE (Bispecific T cell engager)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나온 후보약품이었다.

보도 자료에 의하면, 블린사이토는 처음으로 허가가 난 T-세포 인게이저(engager) 이중항체 제품이었고,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ALL)을 치료하는 최초의 단일 제제 (single-agent) 면역항암제였다. 또한 블린사이토는 희귀의약품(Orphan Drug)에 해당된다. 

  # 희귀의약품 지정이  개발자에게 의미하는 것은

 희귀의약품은 드문 확률로 생기는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품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렇게 해당 병 환자들 수가 적기 떄문에, 개발회사 입장에서는 치료제를 개발하기가 어렵게 된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 ALL)은 실제로 진단되는 암의 1%도 안되는 암 종류로 여기에서 말하는 희귀병에 해당된다.

환자가 적은 희귀병약들은 회사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이러한 희귀약품군 개발을 돕기 위해 정부기관들이 여러가지 전략적인 이점들을 개발회사에게 주고 있다.  예를 들면 희귀병약으로 지정되면, 개발회사는 임상시험 기간 중 세금감면혜택, 처방사용자비용(prescription user fee, 2021년 경우 약 3백만불) 면제, 7년간 마케팅 독점권등을 부여 받을 수 있다.

희귀의약품지정에 따른 여러가지 장점들이 있었지만, 이와는 별도로 암젠은 해당환자 그룹를 위한 지원에 별도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 출시 즉시 제공되는 환자 지원 방법, 사업 확장 모멘텀 확보

현재는 대부분 병원에 원격진료나 건강모니터링 등 원격의료 서비스가 구비돼 있지만, 2014년 팬데믹 이전에는 이러한 것들은 드문 서비스였다. 

미국시장에서 블린사이토를 성공적으로 상업화하기 위해, 암젠은 초기 어댑터(adaptor)들에게 24시간 지원이 되는 환자나 보호자들을 위한 플랫폼(platform)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암젠은 자회사인 오닉스 파마슈티컬(Onyx Pharmaceutical)과 협업해 오닉스 360(Onyx 360)를 만들었다.  

이 플랫폼은 원격진료 서비스 뿐 아니라 진료비 지불을 돕고, 다른 파트너 기관의 전문가들 추천(referral) 등도 함께 지원했다.  여기의 파트너 기관 전문가들은 의료진들 뿐 아니라, 환자 정서적 면을 지원하는 전문가 등이 모두 포함하는 좀 더 포괄적인 네트워크로, 여러가지 면에서 환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들이 총 망라된 것이었다.

이런 프로그램 전략적인 선택들은 블린사이토를 또 다른 고려대상인 처방약 이상 것으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처방을 하는 의료진들도 자신들의 서비스 범위를 넘어서는 암젠 지원을 볼수 있었다.

의사들은 환자들과 진료시간에 민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암젠은 신약인 블린사이토를 처방하는데 의사들 시간을 더 소비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소통했고, 또 암젠은 그냥 약제를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환자들에 대한 지원에 더 강화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렇게 의사들이 온전히 환자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암젠의 초기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은 당시 의사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것이었다.

  # 2022년 현재 제약산업 위한 전략적 고려

 2021년말, 암젠의 블린사이토 판매가 전년에 비해 약 29% 증가한 약 1억불 정도로 늘어났다고 보고됐다.  시장안에서 블린사이토를 위한 견고한 초기 작업들이 이러한 성공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다른 제약회사들이 비슷한 결과를 내길 원한다면, 해당 의료진들과 타깃 환자군에 대한 긍극적 드라이버(the ultimate drivers of US medical professionals) 관점을 생각해야 한다.  

모든 제약회사들이 흔히들 하는 방법들이 아닌, 아직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수요(‘Identify multiple avenues’ of the unmet needs that they may be dealing with)를 타깃하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법들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 어떤 프로그램을 지금 만들어야 하는가?’  또는 ‘과연 시장에서 정말로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기 위해 누구와 파트너가 돼야 하는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  신약후보들을 위한 전략적인 기획과 선택을 결정짓는다.

BDMT Global 공동 설립자/사이언스  헤드 이재익 박사 : jake@bdmtglobal.com

BDMT Global 사업 개발 및 마켓 혁신 매니징 파트너/보스톤 에머슨 대학 마케팅 임수지 교수:  sim@bdmtglob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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