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치료(gene therapy)라는 단어가 실제로 언급되고 이 분야 연구가 시작된 지는 아마 30년이 훨씬 넘었을 것이다. 그 동안 이 분야는 지나칠 만큼 큰 관심, 그에 따른 엄청난 투자, 많은 시도, 그리고 이어지는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들로 이어지면서, 고무적인 관점과 비관적인 관점이 섞인 의견/리뷰들을 받으며 열탕과 냉탕을 계속 오고 갔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긍정적 성과들이 그 동안의 비관적인 우려들을 불식시켰다. 그 중에서 CRISPR(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를 기반으로 한 ‘유전자 에디팅’(gene editing) 기술이 특히 주목을 받는 것 같다.  많은 기업들이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오늘은 그 중 특히 심혈관 질환에만 집중하고 있는 ‘버브 테라퓨틱’(Verve Therapeutics)를 소개해 본다.

심혈관 질환(Cardiovascular diseases, CVD)에 대한 치료는 지난 반세기동안 많은 진보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인류 예상수명을 줄이는 주요한 요인들중 하나다.  그러므로 많은 제약 및 바이오텍 기업들이 도전하고 있고, 최근에도 많은 신약들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나와 있는 치료 접근 방법들도 여전히 ‘만족스럽다’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기 소개하는  ‘버브 테라퓨틱스’(Verve Therapeutics)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유전자 에디팅(gene editing) 기술을 기반으로 심혈관질환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미 알려진 인류유전학(human genetics) 연구 결과를 보면, 어떤 유전자 (Gene)의 특정 변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높은 수치의 LDL-C(low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농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오고, 이것이 결국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ASCVD)으로 발전하는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온다.  또 어떤 특정 변이는 이런 질환에 더 강한 체질을 만들어서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을 야기시키는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온다.  

대표적인 예로 ‘PCSK9’(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이라고 알려진 유전자를 들 수 있다.  지금까지 연구결과에 따르면, PCSK9의 어떤 특정 변이를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사람들은 혈중  LDL-C 농도가 아주 낮고,이런 특징 때문에 대체적으로 심혈관질환이 없고, 심장마비(heart attack)도 잘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온다.

버브의 첫번째 신약후보 ‘버브-101’(Verve-101)은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이 유전자의 특정 변이 그룹이 갖는 특정 상황을 한번의 유전자 에디팅 (gene editing) 치료기법으로 환자 체내에 만드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업이 우선적으로 버브-101(Verve-101)을 시도하려는 그룹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Heterozygous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를 갖고 있는 환자들이다.  이들은 LDLR(Low-Density Lipoprotein Receptor) 유전자에 변이를 갖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이 유전자의 ‘발현’이 저지(down-regulate)되고 이로 인해 결국 혈액의 LDL-C가 아주 높은 수치가 되며 이로 인해 혈류감소 또는 차단 등을 만들고 결국 심장마비(heart attack)와 뇌졸증(stroke)등을 야기하게 된다.  

이들 환자들 경우, 만약 PCSK9 유전자를 비활성화(inactivation) 시키면, 결국 LDLR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켜서, 혈중 LDL-C 농도가 감소되고 따라서 심장마비와 뇌졸중등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특정 변이 그룹 특정 상황,유전자에디팅 기법으로 환자 체내 만드는 시도

물론 이 PCSK9을 타깃으로 이미 많은 연구가 돼 있고 최근 많은 신약이 개발되는 추세다.  그런데, 버브 경우 이 타깃을 유전자 에디팅 기술을 이용해 치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차별화 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버브-101(Verve-101)은 LNP(Lipid Nanoparticle)에 메신저 RNA(mRNA)와 가이드 RNA(gRNA)가 같이 들어 있는 형태로,  타깃인 간세포들만에 작용해, 정확히 PCSK9 유전자의 특정한 단 하나의 아데닌 염기만을 구아니딘 염기로 영구적으로 바꾸어 준다. 이렇게 되면 영구적으로 환자 혈중 LDL-C 농도를 낮춰 주게 된다.

최근 이 기업이 발표한 영장류들을 이용한 전임상 결과를 보면, 단 한번 주사로 전체 간세포 유전자의 67%가 에디팅(editing)되고, 또한 혈중 PCSK9 농도가 89%가 감소되며 혈중 LDL-C 농도도 59%가 감소되는 것으로 나왔다.  그리고 감소된 이들 PCSK9와 LDL-C 농도는 6개월 후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온다.  

이러한 성공적 결과에도 이러한 시도에 대해 많은  안전성(safety)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반응이 가능할 지도 모르는 잠재적인 오프-타깃(off-target) 유전자들도 약 150개 정도를 추려 계속 모니터하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이들 오프-타겟 off-target) 유전자들이 에디팅(editing)됐다는 증거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버브는 심혈관 질환에 중요한 지표인 혈중 LDL, TRL(triglycerides), 또는 Lp(a) 등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 다른 타깃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언급했지만 버브는 기술적으로 아주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두 분야인 심혈관 질환 마켓과 유전 치료 분야에 같이 도전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기회가 되는 대로 본 칼럼을 통해 이들 분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다뤄 볼 생각이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2019년 설립 후 심혈관질환으로부터 세상을 보호하고자 하는 중요한 사명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은 거대한 비전에 비해 훨씬 더 좁고 진보적인 접근 방식으로 진행됐다.  

버브 기업은  출시 당시 미국 시장에서 심장마비 환자 1,250만 명을 위한 기술 도입을 거부하는 대신, 이보다 적은 약 130만 명의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환자들은 정확히 누구였는가? 비교적 덜 알려진 질병인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heterozygous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HeFH) 환자들이었다.

# 시장 수용 가속화 위한 ‘작은’ 기회, 선택·집중· 바탕 ‘고투마켓’ 전략

틈새 질병 시장은 규모는 훨씬 작지만 대신 경쟁 장벽도 훨씬 작다. 버브(Verve)의 시장 출시 전략은 보다 신속하게 파고들 수 있는 접근 방식을 위해 ‘언더 서브드 마켓(underserved submarkets)’을 식별하는데 중점을 뒀다. 즉, 심혈관 질환 시장에 침투했다. 출시 전 인지도 구축 전략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출시 전 Verve는 틈새 산업 컨퍼런스에 자주 참석해 초기 지원을 받았다. 예를 들어, Verve 설립자 시카 케시레산(Sekar Kathiresan)은 2018년 ‘AGBT’(Genome Biology and Technology) 발전을 위한 정밀 건강 회의에서 연사로 활동했다. AGBT의 첫 번째 모임은 1년 전인 2017년 열렸으며, 이 행사는 당시 잘 확립돼 있기보다는 떠오르는 행사에 불과했다. 경쟁이 적은 상태에서  고유한 제품을 제공하던 Verve는 이 행사를 통해 기술에 대한 인지도와 자금 지원을 빠르게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지난 2019년 이 스타트업은 보도 자료를 통해 공식적으로 출시를 발표했으며, 이 틈새 시장에서 연구 및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투자자로부터 이미 5,850만 달러를 확보했다는 소식이 포함돼 있었다.

출시 후 Verve는 지역, 국가 및 글로벌 수준에서 커뮤니티 구축 노력을 강화해 즉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출시 후 3개월 동안 Verve 직원들은 대규모 산업 회의부터 의료 팟캐스트, 온라인 웨비나, 중학교 프레젠테이션, 소규모 지질 이벤트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 이벤트에 자주 참석해 브랜드 지지자를 확보하며, 유전자 에디팅 기술의 변형적인 힘을 탐구하는 다양한 내용을 다루는 노력을 했다.

Verve 접근 방식의 이점은 분명했다. 기술에 대한 대화가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최고의 산업 조직과 협력하는 것만 목표로 해서는 시장 진입이나 확장이 단기간에 어려울 수 있다. 너무 높은 목표를 세우고 초기 기초 구축 단계를 경시하면 소통 기회를 초기부터 단절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각 기회에 대한 브랜드 토론을 촉진하기 위해 Verve는 온라인 채널 전반에 걸쳐 내부 및 외부 콘텐츠를 혼합해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트위터를 통해  의료 의사 결정권자와 투자자가 기술에 대한 실제 격차를 신속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마켓 포지셔닝을 위한 핵심 내용을 공유했다. 또 환자들에 대한 궁극적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대량의 미디어가 취재하도록 했다.

# “행동의 이점이 기다림의 위험보다 크다”...2022년 성공 위한 Verve의 2019년 적극적 성공 요인 

3년 후, 작은 니치 마켓 진입로에 대한 전략적 식별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은 큰  성과를 거뒀다.  2022년 1월 10일 Verve는 리드 프로그램인 VERVE-101이 첫 번째 HeFH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1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억 1,550만 달러 이상의 자금 조달도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시장 진출 목표에서 이벤트 및 언론 보도에 이르기까지 바이오 비즈니스 기업은 전략적 시장 조사 및 커뮤니티 구축 노력을 활용해 기술에 대한 흥미와 마켓 모멘텀을  성공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지역적 관련성을 만들지 않은 기업 경우 기회가 적을 뿐만 아니라, 기회가 주어질 때 까다롭게 가려내기 어려운 처지가 된다. 작은 시장과 기회가 기업의 장기적 성공 요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팬데믹이 북미 또는 글로벌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가상적으로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움츠려지기 보다 더 적극적으로 만들수 있는 기회로 삼는게 중요하다.  수를 가속화하면서 지금이 행동해야 할 때다. 기업 브랜드와 일치하는 조직이나 미디어, 또는 다양한 가상 인더스트리트  이벤트를 통해 적극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관건이다.  

“행동의 이점이 기다림의 위험보다 크다.” 

▷ BDMT Global 공동 설립자/사이언스  헤드 이재익 박사 : jake@bdmtglobal.com
▷ BDMT Global 사업 개발 및 마켓 혁신 매니징 파트너/보스톤 에머슨 대학 마케팅 임수지 교수 :  sim@bdmtglob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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