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설립된 EQRx는 디스커버리(discovery)에서 상용화(commercialization)에 이르기까지 전체 약품 개발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자 하는 생명공학 회사다. 이 회사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 훨씬 빠른 속도로 약물을 개발함으로써, 신약들 시장 비용을 현재 가격 일부에 불과하게 대폭 낮추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이 전략은 미국 소비자에게는 영화 대여산업에서 소비자에게 훨씬 더 저렴한 가격으로, 더 편리한 여러가지 것들을 제공하면서 등장했던 넷플릭스(Netflix)를 연상시킨다.  넷플릭스는 6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이 산업 패자였던 블록버스터(Blockbuster)가 파산 신청을 하게 만들면서, 화려하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등장했다.

비록 업종은 다르지만 시장 파괴 측면에서 유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이 비유에서 EQRx는 기존 사업방식을 파괴하는 파괴자(예, Netflix)이고 기존 제약 개발회사들은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BlockBuster)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만약 이렇게  EQRx가 기존 프로세스를 바꾸면서, 전통적인 제약 산업에 큰 잠재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 어떻게 이 회사가 성공적으로 이들 제약회사들을 비지니스 파트너로 만들고 그 안에서 투자자들을 유치할 수 있었는가가 궁금해질 것이다.

 # 수요와 신뢰 쌓으며 새로운 제안 받아들이게 만드는 전략

 EQRx는 기존 방식을 거부하는 ‘산업 파괴자(industry disruptor)’로 회사를 포지셔닝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잠재적인 파트너 제약회사들과 (두려움이 아닌) 신뢰를 형성하면서 전략적 브랜딩을 쌓아갔다. 

이 회사는 현재 종양학과 면역학 분야에 특히 중점을 두고 방대한 규모 의약품들을 개발 중이지만 이러한 신약후보들이 실지로 상업화에 이르기 까지는 아직도 상당기간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동안 EQRx는 기존 제약 개발회사들을 시장 확장 파트너로 타깃팅 하기로 결정했다.

EQRx가 이들 제약 회사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신약 후보물질이 아니다.  내부 R&D 프로세스 내에서 ‘비즈니스 혁신’을 성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제안이다.   

이로써 EQRx는 이러한 ‘비즈니스 혁신’ 제안을 중심으로 현재까지 효과적인 움직임을 만들어 왔고, 이들 제약사들과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현 의료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산업계 리더로 자사를 포지셔닝 했다.

이 회사가 추구하는 비즈니스 개념을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임상 개발 수석 이사인 비벅 어파디아이 (Vivek Upadhyay)는 다음과 같은 비유로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배로 대서양을 횡단하는데 이제까지 7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시다.  이럴 경우, 더 빠른 항해를 위해 아무리 배를 다시 잘 디자인하려고 노력한다 하더라도, 사실 이런 방법으로는 긴 항해시간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 비유는 자체 R&D 프로세스 내에서 혁신을 창출하려고 많은 비용과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제약 개발자들의 상황과 아주 비슷합니다.  EQRx은 결국 이들에게 더 나은 증기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비행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하는 것입니다.”

본질적으로 현재 제약 회사들은 한 가지 개선 영역에 지나치게 집중해, 개발과정의 다른 프로세스들을 함께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EQRx는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신약 개발 프로세스를 개선해서 이미 사용 가능하게 만들어 놓아서, 회사 파트너들에게 중요한 가치 제안을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EQRx 전략적 포지셔닝은 제약회사들이 좀 더 쉽게 이 회사의 새로운 제안을 받아 들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포지셔닝은 퍼즐 한 조각일 뿐이다.  

EQRx는 회사 인지도를 높이고 파트너인 제약회사들 수요를 유도하기 위해, 산업계 전반에서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려는 목표를 세웠고, 이를 위해 꾸준히 자사 메시지를 알리는 작업을 수행해 왔다.

# 인지도 높이고 시장 교육하는 사고 리더십(thought leadership)

지난 2019년 회사가 창립된 이후부터, EQRx는 여러 채널을 통해 꾸준히 메시지를 만들어 나갔다. 사고 리더십 이니셔티브를 활용해 이 회사는 외부 미디어과의 여러 소통 기회들을 확보하고, 또한 자체 교육 콘텐츠를 이용해, 제약 산업 전반에 걸쳐 회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시키는 일에 집중해 왔다.

포브스 매거진(Forbes Magazine)과 인터뷰에서 회사 CEO인 멜라니 낼리저리(Melanie Nallicheri)는 EQRx가 전체 의약품 개발 프로세스를 다시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낼리저리는 "그 보다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했던 것과 같이, 산업 경험들을 재조립하여 비용을 낮추는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EQRx가 제약회사 파트너들을 위해 하는 일이다. 현재 프로세스를 완전히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대신 조각들 (각 스텝들)을 재조립하여 잠재적 파트너들의 전반적인 시장 제안 (offering)을 강화했다.

EQRx는 제약산업 전반에 회사가 하려는 일을 잘 알리기 위해, 잠재적 의사 소통 접점이 될 만한 가능한한 많은 소규모 인터뷰 등을 확보했다. 

‘브래디 허기트(Brady Huggett)의 퍼스트 라운드(First Rounders) 팟캐스트’에서 ‘루크 티머먼 (Luke Timmerman)과 함께하는 롱런 (The Long Run)’에 이르기까지 EQRx는 다양한 언론 보도 전략을 활용해 회사 메시지 증폭에 힘썼다.

EQRx는 기존 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한 두 개의 브랜드 시리즈를 같이 시작했다. 

하나는 "퍼스펙티브 (Perspectives)"라는 블로그 채널이고 다른 하나는 "당신은 어떻게 EQ 하는가? (How Do You EQ?)"라는 팟캐스트다. 이 두가지 모두 비즈니스와 관련해 이전까지 충족되지 않은 요구들에 대해 시장을 교육하면서 회사 새로운 사고 리더십을 알려 주려는 시도였다.

블로그에서는 기술적인 문제에 중점을 두지 않고, 낼리저리 (Nallicheri) 등 회사 경영진들이 의료 커뮤니티 (healthcare community)에 대해 직접 기고했다. 

예를 들어, 낼리저리가 썼던 기사는 암 치료비와 중요성에 관한 기고였다. 그녀는 자신의 미디어 채널과 EQRx 웹사이트 모두에 콘텐츠를 공유해 최대한 잠재적인 도달 범위를 확장하려고 했다. 처음에는 팔로워가 12명에 불과했지만, 이어진 다중 채널 노력으로 곧 400개 이상 긍정적인 게시물들을 만들 수 있었다.

팟캐스트는 또한 EQRx 지지자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됐고, 게스트 인터뷰 대상자들이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동향, 문제 및 사업 기회 등에 대해 논의하도록 했다. 이렇게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과 관계를 구축하고, 그들과 회사 브랜드 이니셔티브를 연계할 기회를 만드는 것은 신뢰성을 기반으로 하는 업계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커뮤니티 중심 브랜딩에는 회사가 원하는 타깃들을 위한 전략적 메시지 그리고 이 메시지를 해당 타깃이 수신하도록 하는 여러가지 전술 조합이 중요하다. 미국 의료 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한국 바이오 제약 회사들도 EQRx가 활용했던 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하면 좋다.

▷BDMT Global 공동 설립자/사이언스 헤드 이재익 박사 :jake@bdmtglobal.com

▷BDMT Global 사업 개발 및 마켓 혁신 매니징 파트너/보스톤 에머슨 대학 마케팅 임수지 교수: sim@bdmtglob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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