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빅타비
길리어드 빅타비

[팜뉴스=김민건 기자] HIV 감염을 진단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nti-Retroviral Therapy, ART)를 시작하는 RapIT(Rapid Initiation of Treatment)가 전 세계적인 HIV 치료 트렌드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HIV 진단 후 치료 시작 시점이 5배나 빨라지며 '진단 당일 치료' 중요성이 높아졌다. 

2015년 나타난 신속치료 개념에서 확대된 당일 치료(Same-day Initiation)' 요법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 이 과정에 중요한 변화를 가능케한 치료제가 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빅타비다. 빅타비(빅테그라비르/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 푸마레이트)를 진단 당일 복용하면 바이러스 억제율을 92.2%(48주차)까지 높일 수 있다. 치료를 잘 받으면 평범함 일상을 누릴 수 있게 된다.

▶ 당일 치료 가능한 유일한 빅타비, 바이러스 억제 92% 유지

현재 국내 처방되는 HIV 치료제 중 당일 치료에 사용 가능한 유일한 약물이 빅타비다. 유전형 약물 내성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급성 HIV 감염과 사전 B형, C형 간염 검사 없이도 처방 가능하다. 미국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DHHS)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유전형 약물 내성 검사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ART를 시작할 경우 빅타비 사용을 권고하는 이유이다.

빅타비 임상 중에 당일 치료 시 효과와 내약성을 통해 예후를 확인한 FAST 연구가 있다. 빅타비를 당일 치료로 처방받은 지 28주 차에 87.4%가 HIV RNA 바이러스를 억제했고, 48주 차에는 92.2%가 도달했다.

빅타비의 당일 치료 영향을 분석한 FAST 연구
빅타비의 당일 치료 영향을 분석한 FAST 연구

 

이 외에도 신속 치료를 할 경우 HIV 감염인에서 결핵과 다른 심각한 세균 감염을 줄이면서 지연 치료와 유사한 안전성을 보인다는 결과도 있다. 예로, START 연구를 보면 신속 치료를 받은 HIV 환자 42명과 지연 치료를 받은 96명을 비교했다. 신속 치료를 받은 환자는 1차 평가변수에서 에이즈 관련 사건, 관련 없는 사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모두 지연 치료 환자군 보다 57% 낮았다. 신속 치료를 받은 환자 사망율이 절반이나 감소한 것이다.

신속 치료와 지연 치료 영향을 분석한 START 연구
신속 치료와 지연 치료 영향을 분석한 START 연구

 

HIV 바이러스는 신체 면역 세포인 CD4 면역기능 단백질을 공격한다. 일반인 평균 CD4 수치가 600~700cells/uL라면 환자는 200개 미만으로 떨어진다. 과거 HIV 치료는 CD4 수치가 떨어질 때까지 기자렸다가 ART요법을 하는 지연 치료가 표준요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RapIT를 처음 도입했을 대 신속 치료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기도 했다. 빅타비처럼 당일 치료에 효과와 안전성을 가진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RapIT의 임상적 혜택이 확실해졌고, 이제는 핵심 치료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허중연 아주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과거에는 환자 상태나 치료제 특성에 따라 치료제를 사용 전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었고 이때문에 치료가 늦어졌다지만 2015년 임상 연구를 통해 신속 치료 혜택이 밝혀지고 중요한 치료 전략으로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신속 치료가 가능한 것은 치료제 효능과 안전성이 과거에 비해 괄목할 만큼 발전했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90일 차까지 환자를 추적한 결과, 신속 치료군은 항바이러스 치료를 100% 유지한 반면, 지연 치료군은 항바이러스제 복용률이 77%였다"며 "신속 치료는 치료 유지 면에서 환자들에게도 긍정적일 뿐만 아니라 HIV 비감염인에게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HIV 치료 트렌드 RapIT의 또 다른 장점 '불안감 해소' 

당일 치료를 하면 이점이 있다. HIV 감염인의 불안감 해소다. 현재 HIV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인식이 부족하다. 국내에서는 HIV 감염 양성 진단을 받으면 좌절감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진료 현장에서는 진단 당일 치료제를 처방받으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감염인의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앞서 허 교수는 "빅타비는 HIV 감염인이 내원한 당일 본인 의사만 있다면 유전형 약물 내성 검사 결과 확인 전에도 바로 처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용한 치료 옵션이다"고 말했다.

이어 "마땅한 증상이 없어 감염된 지 오래돼 늦게 내원한 환자는 빠른 바이러스 억제가 급할 수 있는데 그런 경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가 빠를수록 바이러스 억제도 빠르기 때문에 임상적 혜택이 분명하다. 감염인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염인의 삶의 질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 가이드라인, 진단 즉시 '당일 치료' 강조...모든 치료제 가능한 것 아냐

HIV 치료의 글로벌 가이드라인도 신속 치료에서 임상적 혜택을 인정하고 있다. WHO를 비롯해 미국 보건복지부, 미국에이즈국제학회(International Antiviral Society-USA, IAS-USA), 유럽에이즈임상학회(European AIDS Clinical Society, EACS) 등 국제적인 치료 가이드라인 모두 감염 사실을 인지한 시점에서 가능한 빨리 치료에 돌입하도록 강한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특히 신속 치료를 넘어서 '진단된 즉시'나 '진단된 당일'이라는 표현을 사용쓰고 있다. 진단된 당일이라도 즉시 ART 치료에 돌입해야 한다는 '당일 치료 개념을 부각하고 있는 이유는 당일 치료를 한 환자는 12개월 차에 바이러스 억제율과 치료 유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서다.

이 때문에 아시아 지역에서 많은 국가가 당일 치료 또는 신속 치료 경험을 쌓고 있다. 대만은 국가보험체계 하에 무상으로  ART를 처방하며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신속 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여러 조치들을 통해 감염 7일 이내 ART를 시작하는 감염인 비율이 2017년 14%에서 2020년 67%로 크게 늘었다. 태국도 국가보험체계로 치료와 검사 모두 급여를 적용한다. 2020년과 2021년 국가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당일 치료를 국가 공식적으로 권고했다. 

다만, 모든 HIV 치료제가 당일 치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HIV 치료제는 처방 전 선행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유전형 약물 내성 검사 결과에 따라 적합 여부를 확인해야 치료제가 있다. 신속 치료가 중요하지만 최소한 유전형 약물 내성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외에도 B형 간염을 동반한 감염인은 일부 치료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B형 간염 검사를 선행해야 한다. HIV RNA 수치 500000copies/mL 이상 여부, CD4 세포 수 200cells/μL 미만 여부도 확인해야 처방이 가능한 우선 권고 옵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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