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 있는 기존 면역체계를 이용해서 암을 치료하는 면역항암 치료 분야는 상당히 오래동안 계속 주목받으며 연구되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는 면역항암 치료 여러 분야들에서도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CAR-T 세포(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 키메릭항원 수용체 T 세포) 면역치료제와 2017년 이 분야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허가됐던 두 약품들 중 하나인 ‘예스카타’(Yescarta)를 개발했던 ‘카이트 파마’(Kite Pharma)에 대해 알아본다.

CAR-T 세포 치료는, 현재 바이오텍에서 최신 기술들로 회자되고 있는 세포치료(cell therapy), 유전자 치료(gene therapy), 면역치료(immunotherapy)등 기술들이 총망라돼 있는 첨단기술로, 결국 환자 고유 면역세포인 T 세포(T cell)를 이용해, 환자 몸속 암세포들을 공격해 치료하는 기술이다.

이 치료법 절차는 다음과 같다.

우선 치료하려는 환자 몸에서 백혈구(white blood cell)를 추출해서 T 세포 만을 분리한다. 이렇게 분리된 T 세포들은 실험실 조작(manipulation)으로 특정한 키메릭항원 수용체(CAR, chimeric antigen receptor) 유전자를 주입시켜서 이를 발현할 수 있는 세포들로 변환된다. 이 T 세포들은 증식되면서 세포 표면에 키메릭항원 수용체(CAR)를 갖고 있는 CAR-T 세포가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CAR-T 세포들은 다시 환자에게 주입돼 환자 암세포들을 파괴한다.

CAR의 세포막 바깥쪽에 나와 있는 수용체(receptor) 부위는 주로 타깃하고 있는 암세포들 표면에 있는 특정 단백질을 인지하는 일을 하며, 결국은 이로 인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시그널을 만든다.

예를 들어 일부 백혈병(leukemia)이나 림프종(lymphoma) 경우, 암세포 표면에 CD19이라는 단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단백질을 인지할 수 있는 CAR-T 세포에 의한 치료제를 개발하기도 했다.

현재 CAR-T 세포 치료제 5개가 미국 FDA(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획득했다. 현재 허가가 난 CAR-T 치료제로는 노바티스 ‘킴리아’(Kymriah), 카이트 파마(kite Pharma)가 개발한 ‘예스카타’(Yescarta)와 ‘테카투스’(Tecartus), 주노(Juno)의 ‘브레얀지’(Breyanzi), 블루버드 (Bluebird)/BMS의 ‘아베크마’(Abecma) 등이다.

여기서 앞의 네개 제품들은 전부 CD19이라는 단백질을 타깃으로 해 B 세포 유래의 백혈병이나 림프종을 치료하는 약이지만, 가장 최근에 허가를 받은 아베크마는 B 세포 성숙항원(B-cell maturation antigen, BCMA)를 타깃으로 해 다발성 골수종(multiple myeloma)를 치료하는 제품이다.

# CAR 대신 TCR 이용 세포치료법 개발 등 150개 넘는 회사 도전..한국도 합류

지금까지 CAR-T 세포 치료 임상 결과는 아주 고무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약투여후 환자들의 관해(remission) 비율이 대체로 높다는 것이다.(어떤 임상 결과는 무려 93%인 것도 있다.)

특히 임상실험시 대상 환자들이 이미 다른 치료법으로는 희망이 없는 사람들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결과는 매우 인상적인 것이다. 이러한 좋은 결과로 고무돼 현재 전세계적으로 500개가 넘는 임상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는 CAR-T세포 치료도 아직 보완해야 할 문제점들을 갖고 있다.

우선 치료받은 환자들중 상당수가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 CRS)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현재 일부 경우에는 타썰리저맵(tocilizumab) 등 약물로 치료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문제로는 CAR-T 세포 치료제는 개인 맞춤형 치료제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한대로 환자의 혈액을 채취한 후 많은 실험실 조작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에 따른 복잡한 절차들이 요구되고 그 비용도 아주 고가다.

이와 함께 한시가 급한 환자가 일정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문제도 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카이트 파마등 여러 회사들이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 세포를 이용하는 동종유래(allogeneic) CAR-T 세포 치료제를 개발중이다.

그리고 현재 상용화되거나 임상실험 중에 있는 대부분 CAR-T 세포 치료제들은 미만성 B 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 등 주로 혈액암 분야에 집중돼 있다. 이는 이 치료법이 고형암(solid tumor)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려는 단점을 보완하기 시도들중 하나로, CAR대신 TCR(T-cell receptor, T-세포 수용체)를 이용한 세포 치료법 등도 개발되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150개가 넘는 회사들이 이 분야에 도전하고 있고 그 중 많이 알려진 곳으로는 여기 소개한 카이트 파마(Kite Pharma) 이외 쎌진(Celgene) , 오톨러스(Autolus), 노바티스(Novartis), 밀터니 바이오텍(Miltenyi Biotec), 쥬노 쎄라퓨틱(Juno Therapeutics), 써렌토(Sorrento), 쎌리어드(Celyad) 등이 있고, 국내기업으로는 큐로셀, 앱클론, 티카로스등이 있다.

# 의심을 확신으로 구체화시키는 비즈니스 시작, 전략적 실행 관건

지난 2017년 바이오텍 리더들 중 한 회사인 길리어드(Gilead)가 CAR-T기술을 개발하던 카이트파마를 인수했을 때,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을 상당히 당황스러워 했다.

당시 길리어드는 에이즈와 C형 간염(Hepatitis C) 치료분야에 집중하고 있었고, 갑자기 암치료 분야로 뛰어 드는 이러한 투자는, 특히 아직 카이트 제품이 FDA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라서 더욱 더 예상밖의 것이었다.

또 이전 길리어드 투자처였던 화마셋(Pharmasset) 경우, 다소 많은 투자액에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은 있지만, 투자 당시 이미 C형 간염분야에서 뚜렷한 선두주자였다. 하지만 카이트파마는 투자 당시 그저 많은 CAR-T 개발기업들중 하나였다. 사실 당시 인더스트리의 전문가들 중에는 이러한 길리어드 투자결정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사실 이렇게 비관적인 관점들이 많은 중에도 길리어드는 카이트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음을 확언했다.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카이트파마는 길리어드와 이러한 전폭적인 신뢰를 만들 수 있었을까.

#  FDA 승인 이전 에듀케이션 마케팅 캠페인을 통한 마켓 모멘텀 형성

카이트는 미국 FDA 승인절차를 시작하기도 전인 2016년 미국혈액학협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연례회의에서 ‘디스커버 (Discover) CAR-T’ 에듀케이션 캠페인을 시작했다.

당시 CAR-T 치료법은 상당히 새로운 개념이어서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했다.이 교육 캠페인은 의료진들에게 관련된 새로운 치료기술을 소개하는 역할을 했지만,이를 통해 서로를 ‘연결’ 해주는 역할도 함께 했다.

캠페인 일부로 카이트는 의료진들이 특별한 안내(guide)없이도 혼자 쓸 수 있는 웹사이트를 개발했다. 웹사이트를 통해 임상 실험 결과를 쉽게 알아 볼 수 있었고, 또 임상에 참여하기 위한 등록도 할 수 있었다.

새 치료법에 대한 여러 정보와 가능성 등도 의료진에게 알리고, 의료진들이 임상에 환자 후보를 추천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모두 14개의 임상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었으며, 실제로 의사들이 임상실험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관심을 갖는 환자들과 같이 임상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었다.

또 원할 경우 웹사이트 상에서 카이트파마 관계자들과 직접 연결할 수도 있게 돼 있었다. 웹사이트 콜센터는 특별히 새 치료법인 CAR-T에 대해 함께 논의해 볼 수 있게 구성돼 있었다. 즉, 미국 의료진들이 이 웹사이트 플랫폼 하나로 CAR-T 치료 결정을 위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또 그에 따라 결정 및 지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카이트는 미국 FDA 승인절차를 시작한 이후 이러한 에듀케이션 마케팅에 더욱 주력했다. 카이트파마는 같은 해 5월에 있었던 미국 암분야에서 제일 큰 모임인 미국임상종양학협회 (ASCO: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행사장에 오기 위해 들러야 하는 시카고 국제공항에는 이미 카이트 파마에서 특별히 제작한 포스터들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포스터에는 “조 (환자 이름)를 만나 보세요 (Meet Joe)”라는 간단한 헤드라인과 함께 “그 (환자)의 면역 시스템으로 암을 고칠 수 있습니다.(His immune system has the potential to treat his cancer)” 라고 적혀 있고, 그와 함께 카이트파마의 새 CAR-T 기술 가능성에 대해 같이 소개했다.

이 간단하지만 관심을 끄는 포스터가 보는 사람들 흥미를 자극했다.

포스터 하단 “관심있는 분들을 위한 연락처 (call to action, CTA)”관련 정보는 의료진들이 CAR-T 기술에 대해 쉽게 설명하고 있는 카이트파마 웹사이트로 연결됐다. 이 포스터는 행사장 곳곳에서 또는 디지털 광고(digital ad)를 통해서도 다시 제공됐다. 이러한 멀티채널을 활용한 에듀케이션 마케팅 캠페인은 카이트파마 전시회 참여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  에듀케이션 캠페인 원동력이 이끌어낸 기업 가치 극대화와 성공적 기업 인수

미국 FDA 허가를 얻기 전까지, 카이트파마의 이러한 성공적인 캠페인은 바이오 산업 전체에 회사 새로운 CAR-T기술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할수 있었다. 미국 임상종양학협회(ASCO) 행사 한달후 카이트파마는 MIT 대학이 뽑는 가장 스마트한 기업 리스트(“MIT’s Smartest Company List”) 7위로 올랐다.

카이트 파마 인수를 발표한 직후 LA Times와 인터뷰에서 담당자는 카이트파마 로컬 마케팅 팀 역할이 성공적인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는데, 에듀케이션 캠페인이 원동력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카이트파마는 길리어드에게 성공적인 임상실험 결과 외에도 이러한 캠페인을 중심으로 상업적인 성공 가능성을 충분히 제공했다. 종양학 분야 의료진들 커뮤니티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관리함으로써, 시장에서 아직 충족되지 못하고 있던 신기술의 잠재적 시장수요를 보여주는 과정도 동시에 진행했다.

이렇게 카이트파마와 같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경우, 임상시험 결과 외에도 잠재 파트너들에게 기업의 궁극적인 가치를 (value proposition) 극대화시킬수 있는 지속적인 노력과 전략적 방향이 대단히 중요하다.

▷BDMT Global 공동 설립자/사이언스  헤드 이재익 박사 : jake@bdmtglobal.com

▷BDMT Global 사업 개발 및 마켓 혁신 매니징 파트너/보스톤 에머슨 대학 마케팅 임수지 교수:  sim@bdmtglob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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