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지 세라퓨틱스(Sage Therapeutics)는 주로 뇌질환 (brain health disorder)에 주력하고 있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모든 후보 약품물질들은 2가지 신경전달물질 시스템(neurotransmitter system)인 GABA (gamma-aminobutyric acid) 수용체와 NMDA(N-methyl D-aspartate) 수용체의 변조(modulation)에 집중돼 있다.  

GABA 시스템은 뇌와 중추신경계 억제 경로(inhibitory pathway)로, 또 NMDA 시스템은 흥분 경로 (excitatory pathway)로 역할을 하고 있어, 이 두 시스템이 중추신경계를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이 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우울장애, 신경장애, 신경정신병적 장애 등 원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사 첫번째 약품 '쥴레소'(zulresso)는 산후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 PPD)을 위해 허가된 유일한 치료제이며, 이외 9개의 다른 적응증(indication)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4개의 화합물(chemical entity) 신약후보를 더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추신경계 질환은 전세계적인 고령화 등 이유로 최근 많은 조명을 받는 분야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는 대로 계속 다루어 볼 계획이다.  

이번 회에서는 기술적인 측면은 잠시 미루고 세이지의 마케팅 노력, 특히 커뮤니티 지원활동들이 어떻게 전략적으로 이뤄졌는지, 또  어떻게 사업 개발과 시장 확장을 극대화시켰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다뤄 보기로 하자.

# 성공적 파트너링: 상용화 수년전부터  미국 기반 의료·환자 커뮤니티서 지원 구축 

글로벌 바이오텍 산업에 뛰어드는 기업이라면, ‘BIO(Biotechnology Industry Organization) 일대일 파트너링 ‘one-on-one partnering’에 대해서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제일 큰 무역협회( rade association) 인 BIO는 크고 작은 디벨로퍼(developer)들을 정책입안자, 잠재적인 구입자등과 연결시켜준다. 이 플랫폼은, 매년 제이피모건(J.P.Morgan)등 주요 트레이드쇼(trade show)등에서 새로운 계약과 새로운 벤처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네트워킹이 유일한 파트너링 전략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제이피 모건 2020’에서, 세이지는 성공적으로 바이오젠(Biogen)과 파트너십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바이오젠 관심을 끌기 위해 단순히 네트워킹과 컨퍼런스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세이지의 노력은 시장에서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마켓니즈(market needs)인 산후 우울증을 바이오산업 전반에 알리기 위해 지역사회에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다.

 #  논쟁 되기 쉬운 산후우울증 논의 위해 전략적 선택 보스톤 지역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세이지는 간질(epilepsy)과 수전증(essential tremor) 등에서 좋은 조기 연구결과들을 내며 바이오산업에서 조금씩 회사를 알리고 있었고, 2016년에는 산후 우울증약인 ‘SAGE-547’가 임상실험에서 아주 좋은 결과를 냈다.

참여한 환자들 10명 중  중 7명이 약을 투여한지 60시간 안에 우울증이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던 것이다. 전에 흔히 쓰이던 우울증 약제들이 투여 후 한달 에나 비로소 효과를 경험하는데 비하면, 이는 아주 좋은 성과였다.

지난 2017년 SAGE-547의 임상 2상 실험 결과는 많은 과학전문저널들과 바이오산업지 등에 발표됐고, 세이지는 약개발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약 사용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커뮤너티를 바로 만들기 시작했다.

미국 경우 산후우울증에 대한 논의들이 현재는 매우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세이지가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을 당시에는 이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가 터부시됐다. 사실 산후 우울증은 아주 흔하게 나타나지만, 절반이상이 진단조차도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산후우울증에 대해 잘 의논하지 않는 경향을 바꾸기 위해, 세이지는 “이야기할 수 없어서 괴로워요(Silence Sucks)”라고 하는 캠페인을 실시했다. 캠페인 타깃으로 보스톤 지역 선택은 아주 전략적인 것이었다. 보스톤 지역은 세이지 회사본부가 있고, 이곳은 바이오텍회사들이 많이 모여 있기로 아주 유명한 지역이다.

그리고 이러한 캠페인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인구 .분포를 갖고 있기도 했다. 또 보스턴의 매사추세츠 주가 새로운 생각에 더 호의적인 진보적 성향이 강한 주라는 것도 함께 고려됐다.  

그러므로 산후우울증 자체가 조금은 논란이 많은 주제이긴 하지만, 이들 지역사회가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확율이 많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예상했던대로 이 캠페인은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을 다같이 많이 받았다.

#  캠페인 시작과 부정적 의견들 극복

“이야기할 수 없어서 괴로워요(Silence Sucks)” 캠페인은 2017년 열린 어느 산부인과 의료인들의 컨퍼런스 (American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 conference)에서 시작됐다.  

이 시점이 좋은 또 다른 이유는 이 컨퍼런스가 열리던 달이 ‘산모 정신건강’을 강조하는 달 (Maternal Mental Health Awareness month)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도 세이지는 이들 산후 우울증 환자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디지털 마케팅과 게릴라 마케팅의 방법을 혼합한 이러한 초기의 노력들로 세이지는 온라인과 보스톤 전역에 여러가지 대화 창구들을 만들었다. 보스턴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을 여행하는 열차 차량은 세이지 (Sage Therapeutics의 브랜드 (메세지)가 눈에 띄도록 꾸며지고  개조되었고, 곧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열차에는 고무 젖꼭지를 입에 물고 있는 여성의 이미지(산후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듯한)와 그와 함께 ‘이야기할 수 없어서 고통스럽다 (Silence Sucks.)’는 메시지를 같이 내보냈다. 그리고 관심있는 사람들이 실지로 온라인에서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 메세지 아래에는 회사 웹사이트 정보를 같이 소개했다.

 소셜미디어도 이러한 마케팅노력을 지원하는데 한 몫을 하였고 지속적인 대화의 채널로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결국 웹사이트의 방문페이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역할의 허브가 됐고(나중에는 후보약품에 대한 캠페인을 시작하는 곳으로 쓰이게 된다), 이 새로운 사업전략으로 세이지는 이들의 약품 수요를 만들기 위해 바이오 산업의 모든 사람들을 교육시키는 일을 시작했던 것이다.

현재 중요한 이해관계자들과 대화를 통해 연결고리를 만들지 않으면, 미래 수요를 만들기 어려운 법이다.  이러한 논의는 곧 미국 전역으로 번져 갔고, 세이지 캠페인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회사로서는 ‘대화를 시작하게 만든다’는 원래 의도한 목적을 성취했다고 볼 수 있었다.  

웹사이트 트래픽이 10배이상으로 늘고, 절반이상 방문자들이 산후 우울증 증세를 소개하는 페이지에서 더 많은 시간 (약 35% 증가)을 할애했다. 세이지는 산후우울증을 일반사람들에게 성공적으로 알릴 수 있었고, 그들중 일부는 주위 사람들의 증상을 인지하면서 잠재적인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결국 2018년 이 캠페인은 헬스케어 마케팅 임팩트 어워드 (Healthcare Marketing Impact Awards)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세이지는 산후우울증 커뮤니티에서 확실한 리더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되었다.

# 임상 3상 결과 이전부터 주력한 커뮤니티 지원활동 및 캠페인

캠페인 성공 후,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하는 시점에 대비해 세이지는 새로운 지원전략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약의 장점을 강조하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산과전문 외과 의사들, 일반 산부인과 의료진 그리고 산부인과 계통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초점을 맞추어서 시행했다. 여기서의 키 메시지는 '치료 속도'에 있었다.  

세이지 제프 조나스 대표는 당시 인터뷰에서 “산부인과 의료진들은 그들이 실제로 살피는 환자들보다 훨씬 많은 수 산후 우울증 사례가 있다고 우리에게 알려 왔다”라고 했다. 그리고 또 이들 중 많은 수가 산과전문 외과 의사들이었기 때문에, 환자 우울증이 하루나 이틀 만에 치료될 수 있다는 것은 이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장점이었다.

의료진들과의 대화에서 세이지는 이들 커뮤너티에 타깃하기 위한 가장 좋은 포지션닝 포인트들을 찾아 낼 수 있었다.  또한 두 번 째로 중요한 그룹인 환자들의 커뮤니티인 환자 옹호 그룹이나 실 수요자들 (환자 또는 그 가족들)에게도 똑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세이지는 커뮤너티의 여러 그룹과 같이 일하면서 잠재적인 수요군에 있는 환자들과 대화를 꾸준히 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빅 시티 어머니들’(Big City Moms)’ 같은 엄마들 모임에 회사 관계자들이 파트너십을 만들고 어머니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등을 열었다. 어머니를 위한 변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는 학교 아이들을 위한 "나의 첫 STEM 키트" 구축이 포함됐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세이지는 환자그룹에 영향을 주기 위해 장기적인 비용감소 측면도 같이 알렸다. 여기서 환자들에게 강조되는 장점은 비싼 심리치료나 장기적인 만성 항우울제 치료 등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회사에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여러 가지 지원 활동들은, 회사가 미식품의약국(FDA) 승인이라는 마일스톤을 위해 뛰는 동안 동시에 같이 진행되었다.

# FDA 승인, 그리고 바이오젠과 파트너쉽 

지난 2019년 3월 세이지는 회사의 산후우울증 치료제 쥴레소(zulresso)의 미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다. 보도자료에서는 산후우울증을 위해 첫번째로 허가된 유일한 치료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에 산후우울증을 치료하는 세이지의 중요한 역할을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인포그래픽 (마케팅 에셋 중 하나)을 첨부했다.

세이즈는 2020년 제이피모건 보건의료 컨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에서 이들의 성공스토리를 논의할 수 있게 주요 발표자로 참여했고, 이어 몇 개월 간 많은 미디어들이 세이지 성공 스토리를 다루게 됐다(심지어는 피플 매거진같이 일반 잡지에서도 세이지 이야기가 다루어졌다).

일찍부터 주력해온 이러한 세이지의 커뮤너티에 대한 노력들은 2020년 11월에 결실을 맺었다.  결국 이러한 노력들이 바이오젠 관심을 끌고, 세이지는 바이오젠과 치료법의 개발과 상용화를 같이 하는 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 세이지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세이지는 다른 바이오 기업들이 선택하지 못한 길을 걸어서 결국 성공한 바이오 기업이다. 많은 바이오텍 회사들이 이러한 커뮤니티 소통 등을 하지 않고 그저 모든 노력을 과학적인 증거를 보여 주는 데 집중한다.  

연구개발도 물론 중요하지만, 세이지처럼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커뮤니티 구축을 동시에 해나가며  자체 브랜드를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만드는 노력도 기업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세이지에게 약품허가를 내주는 시점에 이미 세이지는 B2B(병원/의료진 등)  및 B2C (환자등) 커뮤니티를  갖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흔히 이 차후  발생하는 중요한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 과 연결이나 공감을 위한 때늦은 노력들로 다른 과정들이 지연되는 일을 막을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후보 약품 승인에만 모든 노력을 집중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으로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함께 계획해야 된다.  

여러가지 전략, 전술, 그리고 기업 마켓팅 자산등을 바탕으로 기업과 미션을 지지하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노력에 적절하게 배분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초기과정 노력 결과로 2022년 세이지는 바이오젠과 협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

미국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는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이러한 면들을 미리 생각해 잠재적인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모든 전략들을 심각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을 지지할  커뮤니티가 구축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 대한 성과는 더욱 커지게 된다. 

▷BDMT Global 공동 설립자/사이언스  헤드 이재익 박사 : jake@bdmtglobal.com
▷BDMT Global 사업 개발 및 마켓 혁신 매니징 파트너/보스톤 에머슨 대학 마케팅 임수지 교수:  sim@bdmtglob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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