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K팝, K푸드에 이어 K바이오·K제약도 뜨고 있다. 미국와 유럽의 ‘글로벌 빅파마’들에게 가려져 있지만, 국내 바이오 제약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면서 서서히 위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정상의 주식 전문 매체인 ‘인포스탁데일리’와 권위 있는 제약·바이오 전문지인 ‘팜뉴스’가 공동 기획 취재를 통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의 주가, 재무, 업황, 기술 경쟁력, 미래 리스크등을 점검하는 '팜X인포'기획을 준비했다. 이를 통해 향후 K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제약 바이오 상장기업이 기업공개(IPO)를 두고 제시한 추정 매출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백신 개발 업체 셀리드는 IPO 때 제시한 2023년 추정 매출치는 8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기록한 매출은 ‘0’다. IPO 후 주가는 끝 모르게 하락하는 터라 결국 주주의 피해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9년 코스닥에 입성한 셀리드는 주가수익비율(PER) 멀티플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2021년 흑자로 전환하고 이후 이익 규모가 확대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공모가 산출을 위한 기준점은 2023년이 됐다. 매출 799억 2000만원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49여억원, 350여억원이다. 2020년 50억원의 매출이 그야말로 드라마틱하게 불어나는 시나리오다.
셀리드의 비전에 우호적 스탠스가 감지됐다. 제약·바이오에 대한 투심이 그리 나쁘지 않았던 터라 의구심보다는 기대감이 컸다. 이는 공모가로 반영됐다. 셀리드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 5000~3만 1000원이었다. 하지만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공모가는 밴드 상단을 웃도는 3만 3000원으로 정해졌다. IPO 초기 그 기세는 이어졌다. 주가는 5만원을 넘보는 수준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걸어온 길은 초라하기 그지 없다. 흑자 전환 때로 제시한 2021년 셀리드의 적자액은 130여억원이다. 매출은 IPO 때 제시한 수준의 1/20에 불과했다. LG화학에 한 기술 수출의 선수금이 전부다. 매출을 이끌 걸로 기대된 기술 수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문제는 2021년 이후의 성적표가 더 참담하다는 점이다. 2022년 매출은 전년 대비 반토막이다. 판관비와 경상연구개발비는 되레 늘면서 적자 규모는 더 확대됐다. 당기순손실은 200억원을 돌파했다. 충격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매출이 하나도 찍히지 않았다. 본업으로 기록하는 제품 매출뿐 아니라 기술 이전 매출 또한 전혀 기록하지 못했다. IPO 때 제시한 매출 및 PER 멀티플과 관련된 당기순이익 규모는 전망치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물론 제약·바이오 업체에 닥친 불확실 이슈는 감안할 필요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두되면서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기존 사업 계획을 틀고, 코로나19 관련 비지니스에 참여했다는 게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슈를 감안해도 추정치와의 괴리가 과도하다는 비판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닥치면서 많은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며“본래 제시한 사업의 방향과는 다르게 나아간 기업도 적잖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업 계획이 크게 틀어지면서 일부 기업들은 실적이 전망치에 못미치는 사례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로 주가에 기대감이 들면서 되레 기업들은 수혜를 본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셀리드 주가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때 급작스레 치솟았다. 2021년 7월 장 중 12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종식이 되면서 주가는 급격하게 빠졌다. 실적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올 7월 주가는 10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른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우후죽순 IPO한 바이오 기업의 주가 추이가 셀리드에서도 전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IPO 때 산출한 전망치가 크게 엇나간 탓에 주주들만 피해가 커지게 됐다”고 밝혔다.
셀리드는 시장의 우려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2019년 상장 당시,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주가수익비율(PER) 멀티플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여 공모희망가액을 근거로 수요예측 실시, 시장상황 등을 고려하여 공모가격을 결정했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또한, 사업 전망에 대해 “상장 당시 주력 파이프라인은 BVAC이었으나,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함에 따라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예방백신의 가능성을 확인하였고, 오미크론 대응 코로나19 백신은 현재 임상 3상시험자 4천명 투여를 완료하였으며, 정부 및 공공시장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COVID-19 예방 백신을 통한 수익을 창출하여 주력 파이프라인인 BVAC의 임상시험을 본격화하고, BVAC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과 연구개발을 통해 상장 당시 계획한 재무수치를 달성하고자 사업에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팜뉴스·인포스탁데일리 공동취재팀] 취재팀장=김태일 국장(팜뉴스) 팀원=임재문 부장(인포스탁데일리), 김응민 기자(팜뉴스), 윤서연 기자(인포스탁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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