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폴라이비
로슈 폴라이비

[팜뉴스=김민건 기자] 폴라이비(폴라투주맙 베도틴)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 Cell Lymphoma, DLBCL) 1차 치료 급여 확대를 위해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 문을 다시 한번 두드린다.

폴라이비는 3수생으로 불릴 만큼 오랜 기간 급여 진입을 기다려 왔다. 한국로슈는 장기 치료 혜택을 가지고 있는 폴라이비에 급여가 된다면 1차 치료 실패 이후 후속 사용하는 고가 신약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을 보완했다. 

이번 암질심에서 경제성면에서도 합리적인 폴라이비를 선택하는 것이 환자와 정부 모두 이익이라는 내용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팜뉴스 취재 결과 한국로슈는 오는 23일 열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 6차 암질심에 폴라이비의 DLBCL 1차치료 급여 확대 신청서를 제출, 이날 급여 기준 확대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폴라이비는 지난 2022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DLBCL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에 맙테라(리툭시맙)와 시클로포스파미드+독소루비신+프레드니손/프레드니솔론(R-CHP) 병용요법으로 적응증 허가 확대를 받았다. 

기존 DLBCL 1차치료 표준요법은 맙테라(리툭시맙, CD20 단클론항체), 시클로스파미드(알킬화 항암제), 독소루비신(안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암제), 빈크리스틴(미세소관 억제 항암제), 프레드니손 또는 프레드니솔론(스테로이드)으로 구성한 R-CHOP 요법이었다.

이 요법은 대다수 환자가 초기 치료에 반응을 보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10명 중 4명은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한다는 단점이 있다. DLBCL 초기 단계에서 재발·불응이 발생할 경우 이후부턴 치료가 어려워진다. 장기 생존을 위해선 1차 치료에 어떤 요법을 쓰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도 20년 넘게 R-CHOP 요법을 표준치료로 사용 중인 것은 이 요법을 넘어설 만한 효과적인 신약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폴라이비가 등장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폴라이비를 포함한 새로운 요법은 R-CHOP에서 빈크리스틴을 제외한 R-CHP와의 병용이다. 현재 국내에선 비급여이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없다. 암질심에서 급여 기준을 설정하는 것인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첫 단계이다.

이번 암질심에서 폴라이비 급여 기준 설정을 위해 한국로슈는 임상 데이터를 보완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2024 미국혈액학회 연례학술대회(ASH)에서 발표한 폴라이비와 R-CHP 병용요법 장기 데이터다. 

이 데이터는 폴라이비 핵심 임상인 POLARIX 연구의 60.9개월 추적 분석 결과로, R-CHOP 대비 생존 개선 혜택을 비롯해 후속 치료로 넘어가는 비율을 줄임으로써 경제적 혜택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폴라이비 병용 요법 환자군(440명)은 기존 표준 치료인 R-CHOP(439명)으로 치료받은 대조군에 비해 전체 생존기간(OS)의 개선을 보였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폴라이비와 대조군 모두 도달하지 않았지만, 5년 추정 무진행생존 비율을 보면 폴라이비 투약군 64.9%, 대조군 59.1%로 HR 0.77을 기록했다. 

이는 2년 시점에서 분석한 폴라이비 투약군(76.7%)과 대조군(70.2%) 간에 무진행생존율 차이가 5년까지 유지됐다는 의미이다. 

5년 시점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도 분석 가능한 수치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폴라이비 투약군 생존율 82.3%, 대조군 79.5%을 기록했다. 폴라이비 투약군에 우호적인 결과가 나왔지만 HR(위험비)은 1.15를 기록하며 2년간 추가적인 분석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치료 이후 완전관해(Complete Remission, CR)에 도달한 환자가 재발 없이 생존한 기간을 의미하는 '무질병생존기간(Disease-Free Survival, DFS)' 지표에서는 2년 시점의 혜택을 5년 추적 분석에서도 확인했다.

2년 시점에서 폴라이비 투약군 DFS는 81.8%, 대조군은 77.4%였다. 5년 시점에서도 71.8%와 66.5%로 폴라이비 투약군에서 재발 없이 생존하는 환자가 많았다. 치료 효과를 오래 유지함으로써 재발 위험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지표들을 토대로 폴라이비 투약군(38.7%)은 기존 R-CHOP를 병용한 대조군(61.7%) 보다 후속 치료 필요성이 23%p 적다는 결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초기 단계부터 보인 치료 효과가 오래 지속됨으로써 재발 위험을 줄였고, 추가 치료 필요성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폴라이비 투약군은 고가 치료제인 CAR-T 또는 이중특이항체 후속 치료로 넘어가는 비율이 대조군 보다 적었다.

폴라이비 투약군에서 후속 치료로 넘어가는 비율을 보면 방사선 치료(25.5%), 전신요법(9.5%), CAR-T(5%), 이중특이항체(2.3%), 조혈모세포이식(1.4%) 순이었다.

대조군은 방사선 치료(35.3%), 전신요법(14.1%), CAR-T(8.4%), 이중특이항체(4.1%), 조혈모세포이식(2.1%) 순이었다.

치료 차수가 늘어날수록 환자와 건보 재정에서 부담하는 의료비 총액이 증가한다는 점에서 폴라이비 투약군은 고가의 후속 치료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결과는 새로운 1차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점이라고 불린다. 

폴라이비 홍보 관계자는 "현재 폴라이비 병용요법은 미국 NCCN 가이드라인에서 '최우선 권고(preferred)로 명시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아직 비급여다"며 "현재 제한적인 급여가 적용 중이며 사보험이 있어도 몇 사이클 이상 오래 쓰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폴라이비 급여 시 후속 치료로 넘어가는 비율을 줄일 수 있고, 후속 치료에 CAR-T나 이중항체 같은 고가 신약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환자와 정부에게도 '윈윈'이 될 수 있는 옵션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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