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지난 5월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세계적인 골다공증 치료 권위자가 한국을 찾았다.
영국, 아일랜드와 글로벌 주요 학회에서 골다공증 관련 연구, 지침 마련에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유진 맥클로스키(Eugene McCloskey) 영국 셰필드대학교 의대 교수다.
현재 국제 골다공증 재단(IOF) 이사회 위원 겸 과학 자문 위원회 위원장, 국가 골다공증 가이드라인 그룹(NOGG) 위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 중인 골다골증 골절 위험도 예측 프로그램(Fracture risk assesment tool, 이하 FRAX)을 개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FRAX는 연령, 체질량지수, 골절 병력 등 대표적인 골다공증 위험인자 간 상호작용을 분석해 10년 내 골절 위험도를 계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2008년 세계보건기구(WHO)와 대규모 역학 연구를 통해 첫 공개한 이후 누적 계산 건수는 올해 5500만 건을 넘었다.
맥클로스키 교수는 "골다골증 초고위험군 환자는 골형성 촉진제로 치료를 시작하는 게 더 적절하다"며 "영국 국립보건임상평가연구소(The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이하 NICE)는 해당 환자에게 골형성 촉진제를 1차부터 쓸 수 있게 기준을 바꿨다"고 말했다.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 1차 치료에 골형성 촉진제를 선택하는 것은 글로벌 패러다임이다. 맥클로스키 교수는 그 이유를 "이미 골절을 경험한 초고위험군은 추가 골절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고 들며 "치료 이후 위험도 평가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0~15년 전만 해도 임상의는 골다공증 진단 이후 허가된 치료제 중 적절한 것을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었다"면서 "최근 연구에서는 골흡수 억제제보다 골형성 촉진제를 사용할 때 골다공증 관련 위험을 더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현재는 골밀도(BMD) 수치 외에 골다공증 골절 위험 수준에 따라 '고위험군'과 '초고위험군'으로 나눈다"며 "특히 골절 초고위험군은 처음부터 골형성 촉진제로 치료를 시작하는 게 더 적절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맥클로스키 교수는 국내 골다공증 치료 전문가들과 미팅으로 바쁜 가운데 팜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영국의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 치료 전략과 골다공증 위험 국가인 한국에서 적절한 치료제 선택이 환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들었다.
다음은 유진 맥클로스키 교수와 일문일답.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 1차 치료에서 우선적으로 골형성 촉진제를 사용하는 배경이 궁금하다.
"최근 골절 고위험군이나 초고위험군 환자는 치료 초기부터 골형성 촉진제를 시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전략일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임상 현장에서는 골흡수 억제제를 우선 사용하고 치료 실패 이후 골절이 발생하면 골형성 촉진제를 사용한다.
25년 전 테리파라타이드가 처음 출시될 당시부터 인식되어 온 것인데, 골형성 촉진제를 사용할 때 겪는 문제 중 하나는 골형성 촉진제를 시작하더라도 골흡수 억제제 사용이 선행된 경우 그 효과가 둔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골형성 촉진제를 사용하더라도 기대한 만큼 효과를 얻지 못한다.
결국 의료진 인식이 기존에 '골흡수 억제제 치료 후 골형성 촉진제 사용' 순서로 접근하던 방식에서 바뀌고 있다. 특히 초고령 환자는 이미 효과가 저하된 상태에서 골형성 촉진제를 사용하는 것이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 확산하고 있다.
골흡수 억제제를 선제적으로 사용한 후 골형성 촉진제로 전환하기보다는, 초기부터 골형성 촉진제를 사용하는 방식이 약물의 최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미 골흡수 억제제를 사용한 상태라면 골형성 촉진제 효과가 어느 정도 둔화되지만, 이 경우에도 테리파라타이드 대비 이베니티를 사용할 때 그 둔화 효과가 덜한 것으로 다수 임상연구 뿐만 아니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근거들을 종합했을 때 테리파라타이드보다 이베니티를 상대적으로 우수한 치료제로 평가하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선 골다공증 문제가 크다. 특히 골다공증 진단 수치를 충족하지 않지만, 골절 위험 인자를 가진 환자에서 현재 한국의 치료 환경은 어떻다고 생각하나.
"현재 한국에서는 골다공증 골절 고위험군과 초고위험군 분류, 그리고 적절한 치료제 선택 전략에 있어 의학적으로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나 급여 기준에 제약이 있는 것으로 안다.
이로 인해 골흡수 억제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며, 해당 치료 실패로 골절이 발생한 이후에야 이베니티 같은 골형성 촉진제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정된 재정을 고려한 행정적, 정책적 판단의 결과로 본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구 결과를 보면 골흡수 억제제는 골형성 촉진제에 비해 골절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예를 들어, 젊은 환자이지만 골밀도가 심각하게 낮은 경우 골흡수 억제제로 어느 정도 골밀도 감소를 늦출 수 있지만, 골형성 촉진제와 비교해 골절 위험 감소 효과는 미미하다.
이때는 처음부터 골형성 촉진제를 사용해 골량을 충분히 늘린 후, 이후 골흡수 억제제 유지요법으로 전환하는 치료 전략이 임상적으로는 더 효과적이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재정적 측면에서도 더 합리적일 수 있는 방식이다."
▶영국에서는 어떠한가.
"각 나라의 보건당국은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치료제 사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진료 현장에 있는 의료진들은 지침에 따라 치료를 하고 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치료에 수반되는 재정적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영국에서는 치료 시작 기준을 NICE에서 결정한다. 이베니티 출시 이전에는 골흡수 억제제를 투여하고, 치료가 실패해 골절이 발생하면 골형성 촉진제로 전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베니티와 골흡수 억제제인 알렌드로네이트를 비교한 임상연구에서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 환자에게 어떤 치료 전략이 더 효과적인지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설득력 있는 데이터가 제시됐다.
이를 바탕으로 NICE는 골절 초고위험군에게 골형성 촉진제를 1차로 쓸 수 있게 기준을 개정했다.
한국에서는 비급여로 이베니티를 사용할 수 있고, 환자 본인 부담 비용은 영국보다 낮은 수준으로 알고 있다. 환자들이 본인에게 주어진 치료 옵션과 각 치료제 간 차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게 의료진이 정보를 제공하고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베니티는 골형성 촉진과 골흡수 억제가 동시에 가능한 이중기전 치료제인데, 골형성 촉진제로는 다른 치료제도 있다. 상이한 기전 간 차이가 치료 효과에 어떤 차이를 가져오나.
"골형성 촉진제는 작용 기전에 따라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부갑상선 호르몬 수용체 작용제 계열로, 대표적으로 아발로파라타이드와 테리파라타이드가 있으며, 다른 하나는 항-스클레로스틴(anti-sclerostin) 계열로, 이베니티가 여기에 해당한다.
현재 사용 가능한 골형성 촉진제 모두 치료를 진행할 때 골밀도가 상승하는 것은 사실지만 이베니티는 다른 골형성 촉진제보다 골밀도 상승의 정도와 속도가 훨씬 크고 빠르다. 이는 작용 기전의 차이에 기인한다.
이베니티는 조골세포 활성을 높여 골형성을 유도해 골밀도를 높임과 동시에, 파골세포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골흡수를 감소시키는 이중 작용을 갖고 있다.
즉 두 기전에서 장점만 보유한 약제로 '이상적인 골다공증 치료제' 요건을 모두 갖춘 약물이라 평가할 수 있다.
반면, 다른 골형성 촉진제는 조골세포의 골형성을 촉진시키는 동시에 파골세포의 골 재흡수를 함께 촉진시킨다는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치료 초기에는 골밀도 상승이 관찰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감소하며 본래의 골형성 촉진 효과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골형성 촉진제 치료 이후에는 효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단기적인 골흡수 억제제 병용 전략이 요구된다."
▶골형성 촉진제 사용을 중단하면 골밀도 증가 효과가 떨어지므로 치료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베니티 FRAME 연구를 통해 이중기전 약제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었나.
"FRAME 연구는 이베니티 치료 종료 후 데노수맙으로 치료를 이어감으로써 기존에 얻었던 골절 예방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었다.
연구 결과, 이베니티-데노수맙 투여군(0.6%)은 치료 24개월 시점에서 대조군인 위약-데노수맙군(2.5%) 대비 새로운 척추 골절 위험이 75%까지 감소했다. 36개월까지 추적 관찰한 FRAME Extension 연구에서 이베니티-데노수맙 투여군(1.0%)은 대조군인 위약-데노수맙 투여군(2.8%) 대비 새로운 척추 골절 위험이 66% 감소했다.
이 외에 ARCH 연구도 있다. 이베니티와 알렌드로네이트를 비교한 연구로, 이베니티-알렌드로네이트 투여군(6.2%)은 알렌드로네이트 지속 투여군(11.9%) 대비 새로운 척추 골절 발생 감소를 48% 줄이는 효과를 확인했다.
주목할 부분은 1년간 이베니티를 선행 투여한 후 알렌드로네이트로 전환한 환자에서 알렌드로네이트만 투여한 경우와 비교해 골절 위험 감소 효과에서 유의미한 이점을 보였다는 것이다.
두 치료군 모두 동일하게 알렌드로네이트를 투여했음에도 초기에 벌어진 격차가 지속적으로 유지됐다는 것은 초기에 사용한 이베니티 치료가 장기적인 효과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보건경제학적 관점에서 이러한 치료 전략 접근 방식은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베니티를 초기에 사용해) 골밀도를 높이면 골절 위험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골절 예방 효과가 높아진 상태에서 비교적 비용이 저렴한 골흡수 억제제를 후속으로 사용해 골밀도를 유지하는 전략은 재정적 측면에서도 타당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골형성 촉진제로 골밀도를 상승시킨 후 이를 유지하는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이라 이해했다. 영국의 NICE와 같은 보건 시스템은 한국과 비슷한 면도 다른 면도 있다. 영국의 보건정책 입안자도 앞선 내용에 공감하고 이에 근거해 제도를 만들어나가고 있나.
"단순 약제비 측면에서 이베니티 1년 치료 후 다른 골흡수 억제제 치료를 9년 간 이어갈 때와 골흡수 억제제만 10년 간 사용하는 접근을 비교했을 때 후자가 더 비용이 들 수 있으나, NICE는 약제비만을 비용의 전부로 보지 않는다.
골형성 촉진제로 높은 골밀도를 유지해 골절 위험을 빠르게 낮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 절감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수용한 것이다.
영국 NICE 역시 다른 국가의 규제 기관과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폭넓은 적용을 허용하는 것에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우선 골절 초고위험군 환자 대상으로 골형성 촉진제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에 한해 허용한 상태다.
NICE는 그 대상을 '최근 골절'이 있었던 환자로 명시하고 있으며, 최근의 기준은 2년 이내에 발생한 골절을 의미한다.
또한 척추 골절이나 고관절 골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다른 부위 골절도 상황에 따라 함께 평가하고 있다. 여전히 제한적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조치는 상당히 중요한 진전이자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환자 입장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기존에 골형성 촉진제를 사용하려면 다른 골다공증 치료제를 사용하는 중 추가 골절이 발생한 이후에야 가능했다면, 이번 지침에서는 첫 번째 골절이 발생한 시점에서부터 추가 골절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치료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영국에서는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 치료에 먼저 골형성 촉진제를 먼저 사용하는 것을 제한적 형태로 시작했지만, 이러한 시작 자체가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했다. 앞으로 골절 초고위험군 치료 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나.
"40여년 간 골다공증을 치료한 입장에서 지금은 골다공증 치료 분야에서 가장 흥미로운 시대다.
영국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에서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 치료 패러다임은 골형성 촉진제를 1차 치료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골절 초고위험군 환자에게 초기부터 이베니티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전략이 널리 인정받고 있다.
질환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가 확장되었고 고위험군, 초고위험군 환자들의 과거 데이터도 모두 찾아내고 있기 때문에 골다공증 치료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우리는 FLS를 활용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실행에 옮기는 단계에 진입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두 가지 질문을 추가적으로 던져볼 수 있다. 첫째는 '이러한 치료 전략을 얼마나 확대해 나갈 수 있는가'다. 약제 가격이 낮아지면 사용자가 늘어날 것인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골절 초고위험군 가이드라인을 임상 현장에서 더 잘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건의료 체계에서 환자가 어느 지역, 어느 의료기관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치료제 접근성 차이가 발생한다는 연구가 있다.
환자가 의료기관 접근성과 관계없이 동일한 치료를 받기 위해선 국가 단위 체계 구축이 요구되며, FLS 등의 프로그램이 도움이 된다.
두 번째로 강조할 점은 이러한 치료 전략을 통해 환자들이 이베니티와 같은 골형성 촉진제를 1차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치료가 필요한 골절 초고위험군 환자들을 놓치지 않고 치료로 연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접근은 영국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되기를 바란다.
현재 골다공증 치료는 매우 고무적인 시기에 진입해 있다. 치료제 개발 측면에서는 생물학적, 유전학적 검사 이해도가 향상되면서 악성 골질환을 타겟팅 가능한 포괄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치료기전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양한 억제 기전이 있는 치료제들 활용한 새로운 접근법은 기존 골흡수 억제제 대비 골밀도를 효과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효과를 오래 지속하기 위해 향후에는 병합요법(combination)의 도입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초고령 골다공증 환자 대상 연구를 진행했는데, 영국의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을 찾기 위한 진단 프로그램을 소개해달라.
"현재 ‘oldest old’로 지칭되는 80세 이상 초고령 인구는 전 세계 보건의료 시스템 안에서 가장 간과하고 있는 집단 중 하나다. 이들의 적절한 건강 평가와 치료 시작 시점에 대한 사회적 이해도가 매우 낮은데 골다공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지역사회에는 병원을 찾는 초고령 환자 외에도, 치료가 필요하지만 진료를 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는 많은 초고령 환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에게 연령 자체만으로도 위험 인자이지만 만성질환이나 전반적인 건강 상태 악화가 동반될 경우 위험 요인은 가중될 수 있다.
설령 건강 상태가 파악된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는 점 역시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 모든 고령 인구를 포함할 수 있도록 최저 연령과 최고 연령을 각각 75세, 100세 이상으로 설정하고 총 5500명의 75세 이상 여성을 모집했다.
이들에게 지역 내 개원의와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통해 검사 받도록 하고 FRAX를 활용해 골절 위험도를 평가했다.
연구 집단 평균 연령은 약 78~79세였으며, 그중 50% 이상이 골절 고위험군 또는 초고위험군으로 분류됐지만 약 75%는 위험군으로 파악되지 않았고 치료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상황임을 확인했다. 이는 초고령 인구 집단을 체계적으로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EMR(전자의무기록) 활용이다.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 건강 정보와 의무기록이 전산화되지 않고있다. EMR 시스템 등에 환자 정보를 연동하면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의료진은 해당 환자가 골절 위험이 높은지 즉시 파악할 수 있다.
예로 들어, 셰필드대학이 개발한 FRAX와 환자 의료 기록과 연동시키고, 이 정보를 기반으로 골절 고위험군 혹은 초고위험군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연락을 취해 현재 건강 상태와 필요한 관리 또는 치료법을 안내하고, 언제 치료를 시작할지 또는 치료 효과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등 체계적인 후속 조치가 가능하다.
현재 이러한 스크리닝 전략을 의료 현장에 적용했을 때 실제 의료진 업무 부담을 줄이고 임상적 효과를 증가시키기 위한 시스템 설계 분석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약사 등 지역사회 내 보건의료 전문가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방안도 찾고 있다.
이처럼 골절 고위험군, 초고위험군 환자를 적극적으로 찾는 게 중요하지만 때로는 골다공증 환자가 골절을 경험한 뒤 치료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기도 한다.
특히 골절을 이미 경험한 골절 초고위험군 환자야말로 추가 골절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들을 치료하고 후속 리스크를 평가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게 무척 중요하다.
지난 10년~15년간 우리는 첫 골절 치료를 넘어 추가 골절에 예방에 노력해왔다. 이를 위해 FLS(Facture Liaison Services)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도 이러한 FLS 구축에 진전을 보인 것으로 안다."
▶초고령 골절 환자에서 골다공증 치료가 사망률과 삶의 질 측면에서 어떤 임상적 의미를 가지는지 분석한 연구가 있나.
"사망률과 위험 인자 간에 의미 있는 통계적 연관성이 확인됐다. FRAX는 골절과 사망의 관계를 평가하는데, 골절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사망과 골절 위험이 높아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골다공증 치료는 골절로 인한 입원율 및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여러 데이터가 존재한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척추나 골반 골절에 비해 사망률 감소에 더욱 도움이 된다.
다만, 골다공증 치료와 사망률 감소 관계를 밝힌 연구는 두 가지가 있지만 대부분 입증에 이르지 못했다.
그 이유는 연구 대상 대부분 고령이면서 심혈관 질환 등 여러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에 골절 외 요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은 상황이었다.
골다공증 치료를 한다고 해서 환자들의 심혈관계 위험이나 감염 위험까지 함께 감소시킬 수는 없다.
2개월 간격으로 졸레드론산을 투여한 뉴질랜드 연구에서는 골절 치료와 사망률 간에 관계를 확인했다. 하지만 다른 요인으로 인한 사망 등 제약으로 인해 그 외 연구에서는 사망률과 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다.
삶의 질 역시 매우 중요하다. 골절은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해한다. 영국 등 여러 국가에서는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골다공증 골절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척추 골절, 다발성 골절 환자는 만성적인 고통과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며, 골절 치료는 삶의 질 유지 차원에서 중대한 의료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이베니티는 월 1회 총 1년(12회) 치료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이후 추가적인 사용 시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이전 골다공증 치료 이력이 없는 환자들에게 이베니티를 투여한 첫 해에 척추에서 약 13%, 고관절에서 약 7%의 골밀도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척추 골절이나 비척추 골절, 전체 임상적 골절 발생률의 감소는 기존에 다른 골다공증 치료제에서는 보기 어려운 수준의 효과였다. 이러한 모든 임상적 이점은 이베니티 1년 단독 치료를 통해 얻어진 것이었다.
이베니티 효과는 치료 1년 차에 가장 뚜렷하기 때문에 이 기간 최대한 치료 효과를 도출하고 이후에 골흡수 억제제로 전환하는 전략이 합리적인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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