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올해 첫 눈이 내렸던 날, 팜뉴스는 서울 회기동 경희대병원에서 이연아 류마티스 내과 교수를 만났다. 새벽부터 내린 눈은 최대 30cm 가까이 쌓인 기록적인 폭설이었고, 이 교수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걱정했다.
이 교수는 "눈이 많이 오는 날에는 고령 또는 골다공증 환자는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당부한다"며 "병원을 오고 가는 길에 비나 눈이 많이 오면서 골절되는 환자가 상당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외에도 욕실을 나오면서 넘어지거나 이불에 발이 걸리는 정도로도 골절되는 환자가 많다"고 했다.
고령 또는 골다공증 환자는 골밀도가 감소하면서 뼈가 약해진다. 여기에 50세 이후부터 노화로 운동, 신경 능력이 떨어져 골절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골다공증을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손을 딛고 일어서는 것만으로도 골절이 생길 수 있다.
골다공증 골절 환자 10명 중 4명만 수술 이후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데 심각한 경우 사망까지 이른다. 한 번 골다골증 골절이 생기면 재골절 발생 위험이 최대 10배까지 높아져서다. 대퇴부 골절은 더 심각하다. 5명 중 1명은 1년 이내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전세계적 골다공증 치료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당뇨나 고혈압처럼 달성 목표를 정하고 지속적으로 치료해 골절 이전 예방하자는 것이다. 국내 골다공증 치료 환경도 바뀌고 있다. 지난 5월 보건복지부는 프롤리아(데노수맙)를 포함한 주요 골다공증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 기간을 확대했다.
약물 치료 후 골밀도 T-score 추적 검사 시 -2.5 초과 -2.0 이하 해당 환자까지 최대 2년간 급여를 추가 적용하도록 개선했다. 이전까지 T-score 점수가 -2.5를 초과하면 급여 적용을 중단해서 발생하던 골절 문제를 개선해 장기 치료 환경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 교수가 몸담고 있는 류마티스내과 환자 절반이 골다공증이다. 이 교수는 "대부분 나이가 들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그리고 관절염, 골다공증을 함께 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대한민국에서 지속적인 골다공증 치료가 왜 중요한지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이 교수와 일문일답.
▶지난 5월 보건복지부가 프롤리아를 포함한 주요 골다공증 치료제 급여 투여 기간을 확대했다.
"급여 투여 기간 확대 이전에는 골밀도 추적 검사에서 중심골 T-score 점수가 -2.5 이하일 때만 골다공증 치료 시 급여를 유지할 수 있었다. T-score -2.5와 -2.4는 큰 차이가 없고 동일한 연속선상에 있는 수준인데 추적 검사에서 골밀도 T-score 점수가 -2.4로 조금이라도 개선되면 보험 적용이 불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보건당국은 국가 재정과 연관된 문제인 만큼 숫자로 객관적인 기준을 설정하지만, 이러한 기준으로 인해 과거 환자들은 치료를 지속하거나 중단하는 선택지밖에 없었다.
일례로 치료를 통해 T-score를 -2.4로 개선했다면 치료에 반응이 있는 것이니 기뻐해야 할 일이었지만 이전 급여 기준으로는 사실상 더 이상 보험 적용이 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골다공증 골절은 T-score -2.5 미만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이를 초과한 구간에서도 잘 발생한다. 급여 투여 기간이 확대된 이후에는 이러한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지금은 T-score 기준이 개선돼 -2.5 초과 -2.0 이하에 해당해도 최대 2년간 더 보험 적용이 가능해 후속 치료를 유지할 수 있다.
이번 급여 기준 변경은 골다공증 골절에 있어 T-score가 주요 지표로 작용하지만 골절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도 함께 고려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T-score가 -2.5보다 개선됐다고 해서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아이러니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한다. 변경된 급여 조건을 통해 환자 부담은 줄이면서 계속 치료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변경된 급여 기준은 골다공증 진료 지침에도 반영돼 있나.
"골다공증 진료지침은 2년 마다 개정한다. 최근 지침이 발표된 후 급여 변경이 이뤄졌고, 학회에서 골다공증 치료에 대한 합의(consensus)를 이뤄도 바로 심평원 기준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 골다공증 치료 전략을 보면 장기 지속 치료와 함께 목표 지향적 치료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번 급여 확대와 연관성이 있나.
"골밀도 T-score가 -2.5나 그 이하면 골절 위험이 계속 높아진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골밀도를 -2.5보다 높게 개선해도 골절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며 학계에서는 (목표 지향적 치료 전략에서) 골밀도 검사 시 척추, 대퇴 경부 및 대퇴골 전체를 측정해 대퇴골 전체 골밀도가 -2.0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치료한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논의했다. 이에 맞춰 현재 보험 급여가 확대된 것이다."
▶골다공증에서 목표 지향적 치료는 어떻게 하나.
"연구나 업무를 할 때 목적이 필요한 것처럼 골다공증 치료도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목표를 정해야 한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일정 간격으로 환자를 평가하는 표적치료전략(Treat-to-Target)이다.
일례로 골다공증 치료 후 추적 검사에서 T-score -2.0까지는 보험 급여가 적용되기 때문에, 대퇴 경부와 대퇴골 전체 T-score 점수로 -2.0을 설정하고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치료를 지속한다. 만일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치료제 용량을 늘리거나 바꾸거나 추가하는 등 치료 전략을 수정해 궁극적으로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최신 진료의 공통적 방향이다.
골다공증에서 목표 지향적 치료는 T-score가 -2.0에 도달할 때까지 지속하는 것이다. 실제 미국골대사학회(ASBMR)와 미국골다공증재단(BOHF)은 효과적인 골절 위험 관리를 위해 특히 고령이거나 낙상 이력 및 치료 중단을 앞두고 있는 환자 등은 T-score -2.0 또는 -1.5 이상의 치료 목표를 설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골다공증 치료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류마티스 관절염에도 적용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치료 목표를 증상완화(remission)로 설정하고 이에 도달하기 위해 3개월마다 환자를 평가해 약제를 조절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에서 치료 목표로 특정한 수축기 혈압 또는 당화혈색소 수치를 설정 후 해당 수치에 도달하기 위해 1~3개월 간격으로 평가해 약제를 조절하는 것과 동일하다. 이 같은 치료 전략을 목표 지향적 치료(Goal Directed treatment) 혹은 표적치료전략으로 지칭한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목표 지향적 치료가 가져오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
"골다공증 치료 시 구체적인 목표 없이 약제를 사용하면 환자나 의료진도 막연하다. 그러나 치료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도달할 때까지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미리 설명하면, 환자들도 자신의 치료 목표와 현재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치료 순응도가 올라간다."
▶골다공증 치료 중단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골다공증 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개선과 악화를 반복하는 것과 같다. 치료를 중단하면 그만큼 골절 위험도가 높아지기에 환자는 비급여로 치료를 지속할 것인지, 혹은 투약을 중단하고 칼슘이나 비타민D만 복용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야 했다. 그 중 약 20~30% 환자만 골다공증 지속 치료 필요성을 인지해 본인 부담으로 치료를 유지하고 대부분은 투약을 중단했다.
뼈에서 미네랄이 감소할 때 환자가 느낄 수 있는 통증은 없으며 골다공증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다. 그러나 노년기에 골절이 생기면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문제가 따라온다. 예를 들어 대퇴골과 같이 중요한 관절에 골절이 발생하면 뼈가 붙을 때까지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어야 한다.
골다공증 증상은 골절로 나타나지만,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골절 예방에 둬야 하는 이유다. 고령 환자는 1~2주만 걷지 않아도 다리 근육이 굉장히 약해질 수 있는데 골절 이전에는 잘 걸어 다녔는데도 불구하고 와병 이후 전혀 못 걷게 되거나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처럼 골절 후유증은 노년층에 특히 심각하고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골밀도를 확인하는 지표는 T-score가 대표적인가.
"골절에 관여하는 다양한 요인 중 객관적인 방식으로 수치화해 반복 측정 가능한 것은 T-score다. 골절 위험도를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대리지표(surrogate marker)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숫자 형태로 돼 있어 비교적 빠르고 쉽게 측정해 골절 위험을 볼 수 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T-score를 통해 골절 위험을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다. 환자에게 설명하기에도 용이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유용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많은 연구에서 T-score를 골절 위험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보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치료 목표를 설정한다.
다양한 골절 위험 요인을 적용하면 향후 10년간 골절 발생 위험률을 계산할 수 있는 FRAX 모델도 있다. 그러나 해당 과정은 짧은 진료 시간 내에 진행할 수 없어 주로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복잡하기에 환자에게도 직관적이지 않다."
류마티스 환자 절반이 골다공증, 가장 위험한 환자군
비스포스포네이트 많이 썼지만 이제는 프롤리아로 치료 시작
▶현재 주로 사용하는 골다공증 치료제는 무엇이 있나.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와 프롤리아(데노수맙)를 많이 사용한다. 두 치료제 모두 1차 치료제로 보험 적용이 가능하며 최근 급여 투여 기간이 확대됐다. 그러나 대다수 류마티스 환자는 다른 자가면역 질환과 함께 기본적으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 질환을 앓고 있어 이미 복용하고 있는 약이 많다.
이전에는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를 먼저 사용한 후 프롤리아로 치료를 진행했다면, 요즘에는 시작부터 프롤리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꺼번에 복용하는 약 종류가 많아 체감하는 약물 복용 부담(pill burden)이 높은 상황에서 골다공증 약을 추가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구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는 공복에 복용하며, 복용 후 30분에서 1시간 동안 눕지 않기, 물과 반드시 함께 복용하기, 주1회 혹은 한달에 한 번 동일한 시간대에 복용하기 등 주의사항이 많다. 엄격한 복용 수칙을 지키기 쉽지 않아 복약 순응도가 낮고 특히 고령 환자들은 복용을 깜빡하는 경우가 다분하다.
반면, 프롤리아는 6개월에 한 번 내원해 의료진이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 투약한다. 주사 투여 횟수가 연 2회로 잦은 치료를 요구하지 않아 치료 날짜를 특별히 신경 쓸 필요가 없기에 종합병원 뿐만 아니라 개인병원에서도 많이 사용한다. 환자가 직접 약을 챙기지 않아도 되고 약물 복용 부담도 늘어나지 않는 이점이 있으며, 투약 시 특별히 주의해야 할 사항이나 용법상 불편함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프롤리아를 골다공증 1차 치료제로 사용했을 때 효과는 어떤가.
"프롤리아는 국내외 학회 권고 사항에 명시되어 있듯이 모든 환자에서 1차 치료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고령 환자 중 골다공증 골절 위험이 높고 동반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도 1차 치료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초기 단계 골다공증 환자로 위험도가 낮아 증상도 약하고 동반 질환이 많지 않은 환자는 경구 비스포스포네이트 혹은 라록시펜 사용 후 프롤리아로 치료받는 순차 치료 전략을 택하기도 한다."
▶프롤리아는 10년 간의 장기 지속 치료 데이터를 구축한 것이 강점으로 알려져 있다. 지속적인 골밀도 개선과 골절 위험 감소 효과 등을 강조하고 있는데 앞서 말한 장기 지속 치료 또는 목표 지향적 치료를 충족하는 치료제라고 보나.
"치료제를 T-score를 –2.0으로 개선할 때까지 보험 적용을 받아 사용해야 하는데, 의료진 입장에서 언제까지 해당 약제를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비스포스포네이트는 골 흡수를 저해하고 파골세포(osteoclast)를 억제함으로써 골 파괴를 감소시킨다. 이를 통해 골 형성과 골 흡수 사이 균형을 회복하고 골밀도를 유지하거나 증가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그러나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골밀도 상승 효과가 둔화되는 플라토(plateau) 현상이 나타나는데, T-score를 목표 수치까지 개선하기 어려웠다.
프롤리아는 이와 다른 기전으로 작용한다. 골흡수 억제제이긴 하지만 파골세포를 활성화시키는 RANKL을 억제한다. 장기간 지속 사용 시 약효가 계속 유지되고 플라토 없이 계속적으로 골밀도를 개선하고 지속적인 골절 감소 효과를 보여 10년 이상 사용해도 꾸준히 상태를 개선시킨다. 10년 이상의 FREEDOM Extension 장기 연구를 통해 데이터를 확인했다.
또한, 이반드로네이트, SERM 제제 등 일부 약제는 대퇴골절에 효과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프롤리아는 대퇴골 골절, 척추 골절, 비척추 골절 등 전체 부위에서 균일한 골절 위험 감소 효과를 보인다. 전반적으로 모든 부위에서 골밀도 개선과 골절 위험 감소 효과를 장기적으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프롤리아가 강력한 약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목표 지향적 치료 관점에서 프롤리아의 유효성을 평가한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나.
"프롤리아는 장기적으로 사용 시 문제가 없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과가 감소하는 타 약제와 달리 10년 이상 사용해도 꾸준한 골밀도 개선 및 골절 위험 감소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모든 환자 상태가 다르기에 프롤리아를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다. 골절 초고위험군으로 골밀도가 특히 낮거나, 임박 골절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된다면 상황에 따라 이베니티(로모소주맙), 테리파라타이드와 같은 골형성촉진제를 사용할 수 있다."
▶프롤리아 투여 시 주의사항은 없나.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가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가 상당수 있는데, 신기능이 나쁜 환자는 특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프롤리아는 비스포스포네이트 대비 콩팥 기능이 떨어져도 사용이 가능한 치료 옵션이다. 만성 콩팥병 단계에 있어 1~2단계는 비교적 걱정 없이 비스포스포네이트 사용이 가능하지만, 3단계부터는 사용하기 어렵다. 프롤리아는 3~4단계 까지는 사용 가능하나 이후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프롤리아의 주목할 만한 국내·외 리얼월드 데이터 또는 연구가 있나.
"지난해 세계골다공증학회(WCO-IOF-ESCEO) 및 미국골대사학회(ASBMR) 학술대회에서 프롤리아와 주요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인 알렌드로네이트와 졸레드로네이트 골절 위험 감소 효과를 비교한 대규모 장기RWE(Real-world Evidence)가 공개됐다. 알렌드로네이트는 주1회, 졸레드로네이트는 1년에 한 번 투여한다.
프롤리아와 두 약제를 비교한 결과, 프롤리아가 골다골증으로 발생하는 주요 골다공증 골절, 고관절 골절, 비척추 골절 등 모든 부위에서 골절 위험 감소 효과가 뛰어났다. 프롤리아가 임상 시험 외에도 실제 시장 출시 후 리얼월드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보임을 확인한 데이터다. 국내에서는 소규모 환자 대상으로 진행한 리얼월드 데이터가 있지만, 대규모 장기 데이터는 아직 확인된 바 없어 연구를 시도해볼 예정이다."
골절 경험 전까지 골다공증 얼마나 위험한지 몰라
자가면역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등 환자 매우 심각
1년에 한 번 골밀도 측정으로 치료 목표와 동기 제시해야
▶류마티스내과를 찾는 환자 중에 골다공증이 많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연령이 낮아도 원칙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받아야 한다. 폐경 후 여성은 건강검진이나 타 병원 진료를 통해 골다공증 검사를 받고 내원하는 경우가 있다. 폐경 후 여성은 특히 (다공증 위험군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환자 본인이 요구해서 검사하는 사례도 있다. 주로 고령, 폐경 후 여성,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골다공증 검사를 권한다."
▶골다공증을 특히 주의해야 할 환자군이 있다면?
"류마티스 내과 의료진 입장에서는 류마티스 질환 환자가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고령에 관절이 좋지 않아 운동 능력이 저하돼 있다. 근력 소모가 있는 류마티스 환자들은 낙상 위험이 매우 높다. 물론 골다공증 유무와 상관없이 낙상은 언제든지 생길 수 있어 방심하면 안 된다.
아울러 뼈 자체가 취약한 사람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경구용 스테로이드 약제를 복용하거나 염증성 질환을 가지고 있어 관절에 염증이 있는 경우 그 주변 골밀도가 현격히 줄어든다. 염증으로 인해 파골세포 기능이 활성화되고 뼈를 생성하는 세포 기능은 떨어져 있어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가 많다.
모든 골다공증 환자는 치료가 필요하지만 가장 위험한 환자는 고위험이나 초고위험군이다. 골절 위험도를 볼 때는 골절을 일으키는 모든 위험 인자들을 고려한다. 골다공증을 동반하는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으로 인한 스테로이드 복용, 골절 가족력, 기존의 골절 이력 등이 골절 발생 위험 요인이다. 이외에도 마른 환자(저체중), 중증 흡연자, 커피 또는 술을 많이 마시는 환자들도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
▶골다공증 치료 필요성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나.
"골다공증은 통증이 없는 질환이라는 점에서 골절이 발생해야 환자들이 문제를 인식하곤 한다. 골절 이전에는 환자들이 치료 필요성을 느끼기 어려웠고 진단을 받아도 약물 치료로 이어지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환자 본인이 느끼는 불편함이나 통증이 없는데 일정한 시간 등 복잡한 복용 수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치료 후 첫 1년에는 치료 순응도가 양호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는 것이 골다공증 치료 문제점이었다.
지금은 프롤리아 덕분에 환자들이 6개월에 한 번 내원해 주사만 맞으면 돼 간편해졌다. 본인이 자각하지 않는 질환은 스스로 검사받는 환자 비율이 낮을 수밖에 없고, 골다공증 진료 의료진은 환자에게 1년에 한 번 골밀도 측정을 진행해 치료 목표를 제시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좋다. 유관 학회에서 진행한 대국민 홍보, 의료 프로그램 제작 등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한 덕분에 이제는 많은 환자들이 치료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여성에서 골다공증 검진 기회가 확대될 예정이다.
"최근 복지부는 국가 건강검진 내 골다공증 검사 대상을 기존 54세, 66세 여성에 더해 60세 여성까지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골다공증은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사 대상이 확대되면 아직 골다공증 진단을 받지 못한 환자를 많이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예를 들어 폐경 후 손가락 관절 등 이전에 아프지 않았던 관절에 통증이 생길 수 있는데 (환자들은 노화 과정으로 여기고 별도 검사를 받지 않는다). 폐경 후 환자는 물론 중년에 접어든지 얼마되지 않은 환자들도 골다공증이 아닌 다른 이유로 내원해 X-ray를 촬영해보면, 골 음영이 많이 낮아진 상태인 경우가 많다. 폐경 후 골다공증 검사 진행 여부를 물어보면 해 본 적이 없다고 대답하는 환자들도 있다."
▶골다공증 진료 시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점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환자들은 건강을 위한 식습관을 가장 궁금해한다. 많은 어르신들이 좋은 음식을 섭취하면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대중매체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접하고 이를 강하게 신뢰하는 환자들도 있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은 식품과 의약품의 중간 형태다. 순도가 낮고 의약품과 달리 엄격한 평가 기준에 따라 확인한 근거 수준이 다소 미약해 조심할 필요가 있다. 심한 경우 13~15종의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진료 시 과도한 건강기능식품 섭취로 간이나 신장 기능이 나빠진 환자들도 있다."
▶골다공증 환자들의 꾸준한 치료를 독려하기 위해 중요한 얘기를 해준다면.
"골다공증은 증상이 없지만, 증상이 느껴지면 그때는 늦은 것이다. 골절이 발생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골절을 경험하기 전까지 골다공증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른다. 그러나 골다공증성 골절은 흔히 발생한다. 블록 하나가 쓰러지면 우르르 무너지는 도미노 같다. 한 번 골절이 생기면 그 뒤 후속 골절이 연이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가면역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등이 있는 환자들은 상태가 매우 심각한 환자들이 많다. 흔치 않지만, 이베니티나 테리파라타이드 등 굉장히 강력한 골다공증 치료제인 골형성 촉진제를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재골절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초기부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절이 생기면 해당 부위가 유합될 때까지 침상에 누워있어야 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이 있다. 근감소로 인해 운동 능력이 떨어지거나 폐렴이 생기기도 하고, 근육이 말라붙는 등 악순환의 고리가 생긴다.
골절이 척추나 대퇴골 등 몸의 중심에 있는 부분에 한 번 발생하면 환자의 삶의 질이나 행동능력이 저하되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골절이 발생되기 전에 치료를 반드시 시작해야 된다.
골절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 심한 경우 근육이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집에서 운동 삼아 고정식 자전거를 타다가 골절되는 경우도 있다. 낙상으로만 다치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를 탄 이후 뼈가 뻐근해서 검진했더니 골절을 발견하는 경우, 기침하다가 갈비뼈가 골절되는 경우, 방문에 부딪혔는데 골절되는 경우 등 골절은 흔하게 발생한다.
그렇다고 운동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골다공증 골절이 얼마나 심각한지 부각하기 위해 든 예시로 골절이 발생해 증상이 느껴진다면 이미 늦은 것이니 그전에 반드시 치료받기를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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