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퍼리
젬퍼리

[팜뉴스=김민건 기자] 자궁체부암(자궁내막암)에 걸리는 젊은 여성 환자가 증가하면서 면역항암제 급여화 여부가 중요해지고 있다. 

17일 PD-1 면역항암제 젬퍼리(도스탈리맙)가 제 6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새로 진단된 재발성∙진행성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MSI-H)/불일치 복구결함(dMMR) 자궁내막암' 치료에 급여 확대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젊은 여성에서 자궁내막암 환자가 증가하면서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자궁체부암은 자궁경부암, 난소암과 함께 3대 부인암으로 꼽힌다. 대한부인종양학회는 매년 6월 자궁체부암의 달을 맞아 질환 인식 개선 활동 등을 활발히 하고 있다.

김희승 서울대산부인과병원 교수는 지난달 팜뉴스와 인터뷰하며 "작년 부인종양학회에서 자궁체부암의 달 행사를 한 것처럼 자궁내막암에 대한 환자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며 "특히 젊은 연령의 환자들이 워낙 많아져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수술-방사선 이후 쓸 약이 없다, 항암요법 써도 재발·진행

자궁체부암 환자 95%가 자궁내막암이다. 발병 원인에는 에스트로겐 이상이나 비만, 당뇨 같은 다양한 요인이 있다. 대부분 조기 진단돼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 

자궁내막암 환자가 많아지면서 재발·진행성 단계에서 확인되는 경우가 늘고 있고, 수술과 방사선요법 이후 생존 기간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 전략이 필요해졌다. 

문제는 치료 옵션이 딱히 없다는 사실이다. 현재 자궁내막암 1차 표준치료는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병용이다.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한 환자 4명 중 1명에서 질병이 재발하거나 진행한다. 진행·재발성 단계 환자가 늘어나는 것에 반해 효과 좋은 치료 옵션이 없다는 점 때문에 5년 생존율은 20% 미만에 불과하다.

2023년 12월부터 백금기반 화학요법 치료 중 또는 치료 이후 진행한 재발성·진행성(FIGO stage IIIB 이상) 자궁내막암 2차 치료 고식적요법으로 젬퍼리 단독요법 급여가 적용되면서 서서히 상황이 바뀌고 있다.

당시 젬퍼리500mg 단독 처방 보험 약가는 386만8840원이었다. 연간 13회 투약 기준으로 1회당 5029만원의 투약비를 내야 했다.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291만원으로 비용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이후 2024년 3월 1차 치료까지 적응증 확대에 성공했다. 젬퍼리와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 병용 이후 젬퍼리 단독요법을 사용하는 치료 전략이 환자의 생존 기간을 더욱 개선할 수 있는 방법으로 떠올랐다.

같은 해 7월 GSK는 젬퍼리 1차 치료 확대 근거인 RUBY 3상 연구 파트1 2차 중간 분석(NGOT-EN6/GOG-3031)에서 젬퍼리+항암화학요법 병용군이 예상 추적관찰기간 중앙값 36.6개월 동안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위약 대조군은 31.4개월을 기록했다. 

24개월 시점에서 젬퍼리 병용군 전체생존율은 82.8%로, 위약 대조군(57.5%)과 25.3%p 차이를 기록했다. 이 결과에 대해 GSK는 "지난 20년간 진행·재발성 자궁내막암 1차 치료에서 표준요법인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전체 생존율 개선을 확인한 유일한 연구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4개월 뒤인 작년 12월, 추가적인 RUBY 3상(2차 중간 분석) 결과를 통해 전체생존기간 개선을 입증했다. 젬퍼리 병용요법군은 추적관찰기간 중앙값 37개월 동안 mOS 44.6개월로 대조군 28.2개월 대비 16.4개월이라는 1년 반 가량의 생존 혜택 개선을 보였다. 이를 통해 사망 위험을 31% 줄일 수 있었다.

RUBY 3상(2차 중간 분석) 추적관찰기간 중앙값 37개월 시점에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44.6개월
RUBY 3상(2차 중간 분석) 추적관찰기간 중앙값 37개월 시점에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44.6개월

 

특히 이 결과는 MSI-H/dMMR이 아닌 전체 재발·진행성 자궁내막암 1차 치료에서 입증한 결과로, 이를 토대로 국내 허가 적응증도 '새로 진단된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의 치료로서 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과 병용'으로 확대할 수 있었다.

이전까지 젬퍼리는 MSI-H/dMMR이 있는 경우 1차 치료에선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으로만 쓸 수 있었는데 MSI-H/dMMR이 없는 환자에서도 초기부터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젬퍼리 자궁내막암 1,2차 치료 허가 적응증
젬퍼리 자궁내막암 1,2차 치료 허가 적응증

 

김 교수는 "비급여지만 젬퍼리가 1차 치료 허가를 받았다는 것은 결국 환자들이 완치는 어려워도 재발 기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며 "재발 기간을 늦출 수 있다는 것은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기 치료 이후 재발·진행 위험이 굉장히 높은 자궁내막암 1차부터 면역항암제+항암화학요법 병용으로 약 3년 9개월에 이르는 mOS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은 급여화가 매우 중요한 이유를 보였다.

▶기존 치료제 독성 강해, 행복하게 치료받는 방법

MSD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도 자궁내막암 1차 치료에서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이 가능하지만 아직 mOS 입증이 되지 않았고, 급여도 진행되지 않아 젬퍼리 보다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차 치료에선 MSI-H/dMMR이 있는 환자에게 젬퍼리, 키트루다 단독요법이 가능하다. MSI-H/dMMR이 없는 경우 키트루다는 렌비마(렌바티닙)와 병용하도록 허가돼 있다는 차이가 있다. 렌비마는 국내 의료 현장에서 "독성이 강해 설사나, 피부가 벗겨지는 부작용으로 환자들이 힘들어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키트루다가 자궁내막암 최초 면역항암제로 허가받으며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은 안전성 측면에서 환자가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었기 때문이었다.

▶자궁내막암, 미리 증상 확인해서 지킬 수 있어

자궁내막암은 여성암 발병 3~4위에 해당한다.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란 게 국내 의료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조기 발견과 예방이 필요하다"며 "자궁내막암은 비교적 간단해서 몸에 나타나는 신호를 잘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월경 주기가 이상하거나 부정 출혈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병원에 가서 진료할 경우 초기 진단으로 5년 생존율을 97%까지 높일 수 있다. 또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도 주의해야 한다. 그냥 지나치면 암으로 진행하게 된다. 김 교수는 "아주 드문 사례를 빼고는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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