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성은아 박사
사진. 성은아 박사

항체-약물 중합체(ADC, Antibody-Drug Conjugates) 개발이 강세를 타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에 후보약물에 대한 임상 시험이 급증했을 뿐만 아니라, 2025년에 들어서 벌써 두 종의 항체-약물 중합체 약물이 FDA의 승인을 받았다. 유방암에 사용하는 다트로웨이와 폐암에 사용하는 엠렐리스이다.

전세계적으로 모두 18종의 항체-약물 중합체가 다양한 종류의 암에 대하여 허가를 받았으며, 시장에서 철수한 두 종을 제외하면 실제로 사용되는 약물은 16종이다. 대부분의 약물이 지난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 나왔다. 미국 암학회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후보약물의 종류는 200종을 상회한다.

항체-약물 중합체는 표적항체에 독성 화합물을 결합한 약물이다. 암항원을 인지하는 표적항체가 암세포를 찾아가고, 독성 물질이 암세포를 사멸한다. 표적항체와 화학요법을 결합함으로써, 표적항체에 비하여 항암 작용의 효율을 높이고 전신에 무차별 작용하는 화학요법과 달리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마법의 탄환’의 개념을 가지고 개발되었다.

암세포에 대한 특이성을 높이고 독성 물질의 전신에 대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항체가 암세포 내부에 들어 간 다음 독성 물질을 방출하도록 설계한다. 투여한 항체-약물 중합체가 전신 순환을 하면서 아주 소량만이 암세포에 도달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서 일반적인 화학요법에 사용하는 약물보다 독성이 강한 화합물을 항체에 탑재한다.

허가를 받은 항체-약물 중합체가 주로 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화합물을 사용하지만, 최근에 개발된 약물은 DNA 합성을 억제하는 화합물도 사용한다.

탑재 약물의 독성이 강하다 보니, 혈관을 통해 주입된 약물이 암세포가 아닌 세포나 조직에 작용하여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 항암 작용의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암세포에 대한 선택성이 높은 항체를 사용하고, 유효성과 독성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탑재 약물을 개발하며, 탑재 약물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개발의 중심이다. 항체-약물 중합체 개발은 기술적 진보가 빠르게 이루어지는 분야이다.

항체-약물 중합체 개발의 초창기에, 로슈는 자사의 블록버스터 표적항체인 트라스트주맙(상표명 허셉틴, HER2 항체)에 세포분열 억제제를 결합시켜서 카드실라를 개발했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능력을 가진 카드실라는 지속적으로 효과를 나타냈다. 표적항체가 대체로 환자의 내성 때문에 짧은 약효의 지속기간을 가진다는 점과 비교하면, 항체-약물 중합체의 또 다른 장점이다.

트라스트주맙을 이용한 두 번째 항체-약물 중합체인 엔허투를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 산쿄가 2019년에 개발했다. DNA 합성을 저해하는 Dxd를 탑재 약물로 사용하여, 환자의 생존 비율이 카드실라와 비교하여 월등하게 개선되었다. 유방암과 폐암에 대하여 허가를 받은 엔허투는 항체-약물 중합체 중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약물이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올해 승인을 받은 다트로웨이도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 산쿄가 개발한 약물로서, 엔허투에서 사용한 탑재 약물과 탑재 기술을 TROP-2 항원을 인지하는 항체에 적용한 약물이다. TROP-2는 다양한 종류의 고형암의 표면에 발현하는 항원이며, 정상 세포에서는 적게 발현한다. 다트로웨이는 유방암 중에서 HR 양성/HER 음성인 종류에 대하여 허가를 받았으며, 삼중음성 유방암에 대하여 임상시험 중이다. 폐암에 대하여 사용하도록 개발 중이기도 하다.

다트로웨이보다 앞서 2020년에 유방암에 대하여 허가를 받은 트로델비도 TROP-2를 인지하는 항체-약물 중합체이다. 트로델비는 SN-38라는 약물을 탑재하는데, 역시 DNA 합성을 저해하는 독성 물질이다.

중국에서 유방암과 폐암에 대해 허가를 받았으며 미국에서 임상시험 중인 SKB264도 TROP-2를 인지하는 항체에 DNA 합성을 저해하는 CKD-602라는 독성 물질을 탑재한 항체-약물 중합체이다. 동일한 타겟을 인지하는 이들 약물은 서로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다.

엠렐리스는 임상시험 2상의 결과를 근거로 폐암에 대하여 가속승인을 받았다. 엠렐리스는 세포표면항원인 cMET에 대한 항체를 사용하는 최초의 항체-약물 중합체이다. cMET 항원은 폐암 등에서 과다 발현하여 항암제 개발의 타겟이 되어 왔다.

cMET을 대상으로 저분자 화합물 표적치료제 여러 종이 폐암에 대하여 나와 있고, 이중항체가 2024년 말에 허가를 받았으며, 단일클론 표적항체가 개발 중이다. 엠렐리스에 탑재한 독성 물질은 세포 분열을 억제하는데, 이미 여러 종류의 항체-약물 중합체에 사용되어 온 화합물이다. 엠렐리스 외에도 cMET을 타겟으로 하고 다양한 독성 물질을 탑재한 항체-약물 중합체 여러 종류가 임상시험 중이다.

아덱트리스는 항체-약물 중합체 중에서 거의 처음 나온 약물이지만, 각종 혈액암에 대하여 적응증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처음 약물로 허가를 받은 지 14년이 된 2025년에도 혈액암 중에서 LBCL에 대하여 적응증 확대를 받았다. CD30 항체와 세포분열 억제제를 결합한 약물이다. 엔허투, 카드실라와 함께 항체-약물 중합체 중에서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약물 중의 하나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침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