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의미로 보면 성과관리는 '현재'에 포커스되어 있다. 지금 이 업무를 하는 직원이 효과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게 하는 거니까. 그러면 '미래'에 포커스해 보면 무엇이 나올까? 나는 '역량평가'라고 생각한다. 역량평가는 앞으로 그 일을 할 사람을 뽑거나 승진시켜야 할 때 매우 강력한 툴로 작용한다. 그래서 오늘은 역량평가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 역량평가의 방법

역량평가는 직원이 가진 지식, 기술, 태도 등의 총체적 능력을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분석하는 과정이다. 성과관리가 "무엇을 달성했는가"에 초점을 맞춘다면, 역량평가는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가"에 집중한다. 즉, 결과물보다는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내재적 역량에 관심을 둔다.​

역량평가의 방법으로는 서류함 기법(IB), 역할 수행(RP), 발표(PT), 집단토론(GD) 등이 있다. 먼저 서류함 기법에 대해 알아 보자.

서류함 기법(In-Basket)은 실제 업무 상황과 유사한 서류함 속의 다양한 자료(보고서, 이메일, 메모 등)를 제시하고, 주어진 시간 안에 이를 처리하도록 하는 평가 방법이다. 삼국지연의에서 나오는 '방통'의 사례는 이 서류함 기법을 그대로 보여 준다.

도원결의하는 유관장
도원결의하는 유관장

서류함 기법의 실제 사례 - 방통

방통은 스승 및 지인들 사이에서 뛰어난 지략가로 유명했지만, 외모가 영 보잘것 없었다고 한다. 외모를 가지고 능력을 판단하는 것은 대표성 휴리스틱(특정 집단의 전형적인 특징을 기반으로 판단하는 경향. 예를 들면 단정한 외모를 가진 사람은 유능할 것이라고 판단하거나 소박한 옷차림의 고객이 비싼 차를 안 살 거라고 판단하는 경우) 중 하나인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유비 또한 이러한 대표성 휴리스틱의 함정에 빠져, 방통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고, 작은 시골 마을의 관리자로 처박아 두었다. 방통은 이 상황에서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무엇을 하였을까? 술을 퍼마셨다. 동네방네 소문나도록 (으잉?)

"방통은 매일 술만 마시고 일은 안 합니다." 라는 소식을 듣고 유비는 '엄하고 포악하기로 소문난' 장비를 보내 징계를 하려 했는데, 방통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정도 일은 반나절이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즉시 업무를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순식간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업무를 완벽하게 처리해냈다고 한다. 장비는 그의 놀라운 능력에 감탄하며 유비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고 이 사건 이후 유비는 방통을 익주 점령을 총괄 지휘하는 참모로 승진시켰다.

제갈량과 방통
제갈량과 방통

주어진 시간 내에 아주 많은 일들이 주어졌을 때 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살펴 보면 그 직원의 여러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문제 해결 능력, 우선순위 설정 능력, 의사 결정 능력, 시간 관리 능력 등이 있을 것이다.

방통은 자신의 외모로 인해 받게 된 부당함에 항의하기보다는, 전략적으로 판을 짜서(서류함 기법) 자신의 유능함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중요한 직책을 맡아 성공적으로 업무(익주 점령)를 완수했다.​

# 역량평가의 가치와 한계

역량평가는 면접이나 시험 등에 비해 직원의 미래 성과를 예측하는 데 보다 효과적이다. 다만, 역량평가의 특성상 실제 진행하는 데 많은 시간과 경비가 소요되므로, 대다수의 기업에서 이를 제대로 도입하기 어려운 점이 아쉬울 뿐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독일 3사(벤츠, 아우디, BMW)는 일반 직원 레벨까지 약식 역량평가('Certification'이라 부른다)를 통해 직원 퀄리티를 높인다는 것이다. 벤츠 차량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차량을 구매할 때나 서비스 센터에 방문했을 때 품격 있는 직원에게 서비스 받는다는 자부심일 것이다.​

# 결론

역량평가는 단순히 현재의 성과를 넘어 미래의 잠재력을 예측하고 개발하는 데 중요한 도구다. 비용과 시간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역량평가를 통한 인재 발굴과 육성은 장기적으로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과를 창출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비싸도... 많이 합시다^^

글. AGH전략연구소 이동초 대표  

**이동초 대표는... 

▸ 서울대학교 수의학 학사

▸국민대학교 경영학 석사 (리더십과 코칭 MBA)

▸국민대학교 경영학 박사

▸Pfizer Korea – 영업사원 (MR)

▸GSK Korea – 세일즈 트레이너, 브랜드 매니저

▸행복한변화연구소 – 대표코치

▸화이트메디앙스 – AP 마케팅 이사

▸이외 현재 다수 제약회사에서 영업과 마케팅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중

 

* 외부 필자의 기고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침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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