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한국MSD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는 현재 HER2 양성과 음성과 관계없이 전이성 위암에 모두 사용 가능한 유일한 항PD-1 면역항암제다. 이달 18일 열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에 키트루다 급여 기준 확대 안건에 HER2 양성, HER2 음성 위암 적응증 포함 여부가 업계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12일 한국MSD는 올해 마지막 암질심을 앞두고 위암을 포함한 17개 적응증의 급여 기준 확대를 위한 새로운 재정분담안을 제출한 상태다.
키트루다는 2023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술 불가한 국소 진행성, 전이성 HER2 양성 위암 1차 치료 적응증을 허가 받았으며, 2024년 3월 전이성 HER2 음성 위암 1차 치료까지 적응증을 확대했다. 적응증을 허가받은 한국MSD는 미충족 수요가 높은 HER2 양성, 음성 전이성 위암 치료의 중요성을 토대로 곧바로 급여 기준 확대를 신청했다.
총 17개 적응증에 대한 급여 기준 확대 검토가 필요한 암질심은 순차적으로 임상적 유효성 등 타당성 확인에 들어갔다. 현재 삼중음성 유방암, 폐암, 두경부암, 요로상피암 등 15개 적응증은 의학적 타당성 등 1차 검토를 끝내고 급여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한국MSD가 실효성 있는 재정분담(안)을 제출하면 급여 확대를 조속히 검토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다만 15개 적응증에 위암은 제외돼 있다. 올해 초 급여 기준 확대를 신청했지만 아직 1차 검토 조차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달 마지막 암질심에서 최소한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모든 전이성 위암에 사용 가능한 면역항암제 급여 치료가 더욱 늦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은 위암 발생률이 전 세계 3위다. 국내 발병률도 2021년 기준 4위에 해당하며 암으로 인한 사망 원인 5위에 올라있다. 30대 암 사망 원인 1위가 위암이다. 젊은 환자에서 사망 원인이 높은 데는 더 공격적인 특징도 있지만 조기 암 단계에서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환자 70%가 전이 상태로 병원을 찾는다.
전이 상태에서는 항암화학요법을 한다. 항암화학요법은 내성 발생이라는 한계와 부작용 부담이 크다. 원격적인 위암 환자 5년 생존율은 6.6%로 국소 진행 단계 생존률 97.4%와 극명한 대비를 보이는 이유다.
만약 HER2라는 바이오마커가 있다면 이를 표적해 치료할 수 있지만 위암 환자 10~20%에서만 HER2가 확인된다. 나머지 80~90%는 HER2 음성이다. 국내 치료 환경에서 HER2 음성 전이성 위암 환자의 PD-L1 발현 기준을 정의하는 복합양성점수(Combined Positive Score, CPS) 5% 미만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약 40%다. 이들은 급여 사각지대에 있다. HER2 양성 전이성 위암도 지난 10년간 허셉틴(트라스투주맙)+항암화학요법 병용이 유일한 표준치료일 만큼 미충족 수요가 매우 크다.
▶HER2 양성, 음성 전이성 위암 미충족 모두 채워줄 면역항암제
전이성 위암 치료는 항암화학요법을 중심으로 해야 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사용 가능한 치료제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키트루다 등장 이후 HER2 여부, PD-L1 발현에 따라 치료 혜택을 높일 수 있는 환자를 선별해 치료할 수 있게 됐다.
현재로서 HER2 음성, 양성 전이성 위암 미충족 수요를 모두 채워줄 수 있는 면역항암제가 키트루다이다. 키트루다 HER2 음성 3상 연구(KEYNOTE-859)는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제 1저자이기도 하다. 글로벌 3상을 한국인 연구자가 이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암 치료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 연구를 보면 '이전에 치료받는 적 없는 국소 진행성, 전이성 HER2 음성 위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 환자' 1579명을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군(790명)과 항암화학요법 단독요법군(789명)으로 나눠 비교 임상을 진행했다.
1차 평가변수는 전체생존기간(OS)으로 PD-L1 CPS 1점과 10점 이상 발현 환자를 각각 평가했으며, 2차 변수는 무진행생존기간(PFS), 객관적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DOR), 안전성 등을 봤다.
키트루다(200mg, Q3W 정맥 투여)와 항암화학요법 병용 결과, 추적관찰 중앙값 31개월 시점에서 전체 환자군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2.9개월, PD-L1 CPS 1점 이상 13개월, 10점 이상은 15.7개월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항암화학요법은 모든 투여군에서 11.5개월여에 그쳤다. 키트루다 투여군에서 사망 위험을 22%나 줄였다.
특히 PD-L1 발현 환자는 더욱 높은 생존 혜택을 나타냈다. PD-L1 발현 데이터를 자세히 보면 면역항암제 급여 처방을 받지 못하는 환자 40%가 해당하는 CPS 1점 이상 4점 이하에서 위험비(HR) 0.78을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는 PD-L1 발현이 높은 환자군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데 키트루다 면역 치료 효과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HER2 전이성 양성 위암 질병 진행 위험 30% 줄인 KEYNOTE-811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1차 치료를 대상으로 한 3상 연구(KEYNOTE-811)는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 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표준치료요법인 허셉틴+항암화학요법 병용(348명)과 키트루다+허셉틴+항암화학요법 병용(350명) 효과를 비교했다. KEYNOTE 811도 한국인 대상 연구자 주도 2상(PANTHERA 연구에서)을 토대로 해 국내 환자에게는 더 의미가 있다.
1차 평가변수는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으로 PD-L1 발현 CPS 1점 이상을 기준으로 삼아 28.4개월과 38.5개월 시점에 각각 결과를 평가했다. 28.4개월 시점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OFS)은 10.8개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20.5개월이었고, 이에 반해 허셉틴+항암화학요법은 각각 7.2개월, 15.6개월이었다. 키트루다 투여군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나 줄인다는 결과다.
38.5개월 시점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OFS)도 10.9개월과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20개월을 확인하면서 지속적인 치료 혜택을 보였다. 이때 허셉틴+항암화학요법군은 각각 7.3개월과 15.7개월을 기록했다. 기존 치료요법인 허셉틴+항암화학요법에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더했을 때 치료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결과다.
키트루다가 전이성 위암 HER2 양성과 음성, PD-L1 발현에 따라 면역항암제를 이용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공하면서 급여 적용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료 현장에서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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