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 린버크
애브비 린버크

[팜뉴스=김민건 기자] 자가면역질환 영역에서 최고 수준의 치료제를 개발, 전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온 제약사를 꼽으라면 애브비가 있다. 애브비는 2003년 미국에서 TNF-a억제제 휴미라(아달리무맙)를 선보였고, 휴미라는 자가면역질환 치료 영역에서 활약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이후 애브비가 해당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그러나 자가면역질환은 새로 출시되는 신약들로 인해 새로운 과도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난치성 질환인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disease, IBD)은 제약사들이 IL(인터루킨), JAK억제 기전 치료제를 출시하며 R&D 능력을 발휘하는 각축장이 되고 있다. 

오늘 우리가 할 이야기는 애브비와 휴미라가 지나 온 20년이 아니다. 앞으로 할 수 있는 20년이다. 애브비가 자가면역질환 시장을 유지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제품들이 있다. 휴미라 후속 제품으로 내놓은 린버크(우파다시티닙)도 그중 하나다.

TNF-a억제제는 자가면역질환, 특히 염증성 장질환 일종인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치료의 기준을 바꿨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치료 효과를 보이지는 않는다. 염증성 장질환은 질환이 발병하는 경로가 매우 다양해 치료를 결정짓는 기전을 딱히 한정지을 수 없는 탓이다.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경로 중 일부분만 억제하는 TNF-a억제제와는 다른 기전의 IL억제제와 JAK억제제가 대안이 되고 있다. 애브비는 린버크에게서 휴미라의 모습을 기대할지 모를 일이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보험급여 가능한 유일한 'JAK억제 경구 치료제'

린버크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을 유발하는 염증 물질 신호 전달 경로 중 JAK1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으로 한국에서 2022년 9월 궤양성 대장염과 2023년 6월 크론병 처방에 승인됐다. 

린버크는 국내에서 치료 접근성과 편의성을 둘 다 잡았다. 현재 크론병에 사용 가능한 유일한 JAK억제제로 1일 1회 경구 복용하며 올해 4월부터는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모두 건강보험 처방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위장관에 생긴 원인 불명의 비정상적인 염증으로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JAK억제 기전으로 경구 복용이 가능하며, 급여 처방까지 가능한 린버크가 국내 의료진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것이다.

▷점막 치유, 근본적 질환 치료에 가까워진 JAK1억제제

최근 염증성 장질환 치료(궤양성 대장염, 크론병)에서 새로운 치료 목표는 내시경 검사에서 모든 점막 염증이 소실된 상태를 의미하는 '점막 치유'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 지표를 달성하느냐가 JAK억제제 같은 자가면역성 질환 약제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다.

점막 치유가 잘 된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재발률, 대장 절제율, 입원 위험성을 낮출 수 있으며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용 없이 관해율을 높인다. 크론병에서도 장기 관해율을 비롯해 장 절제율, 치료 실패, 수술·입원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에 반해 점막 치유가 잘 되지 않고 염증이 남은 상태가 계속될 경우 대장암 발생 위험이 3.5배 높고, 다른 인구군과 비교해 경동맥 중상경화증(6.45배), 심부전(2배), 관상동맥질환(2배) 등 심혈관 질환 위험까지 높인다. 환자들은 심리적 문제도 겪는데 이때 우울증 등 어려움이 더 커진다.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서 점막 치유는 매우 중요하며 달성해야 할 치료 목표이다. 하지만 기존 치료제로는 달성하기 어려웠다. 우리가 린버크에게서 기대하는 모습이 여기에 있다.

린버크는 중등도에서 중증 염증성 장 질환 환자의 점막 치유를 비롯해 유도요법과 유지요법 모두 임상적 관해, 내시경 관해를 달성할 만큼 빠른 임상적 혜택을 보였다. 

임상적 관해는 복통이나 설사 같은 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를 말하며, 여기서 더 나아가 점막 치유를 달성했다는 것은 이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데 다가섰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린버크의 다양한 임상 연구를 통해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궤양성 대장염 유도요법에서 린버크 45mg 제형을 복용한 환자의 33%가 점막 치유에 도달했다. 위약군은 3~5%에 그쳤다. 유지요법에서도 린버크 15m과 30mg 제형을 52주(1년 1개월) 사용한 결과 31%, 44% 환자가 점막 치유에 도달했다.

크론병에서 효과도 비슷했다. 린버크 45mg을 유도요법으로 사용해 12주차 결과를 보니 25% 환자가 점막 치유를 확인했고 위약군은 최대 5%였다. 유지요법도 린버크 15mg, 30mg을 쓴 환자는 52주차에 각각 13%, 24%가 점막 치유에 도달했지만 위약군은 4%에 그쳤다.

염증성 장 질환 치료 과정에서 염증이 매우 심한 환자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강력한 효과 만큼 부작용이 크다. 하지만 린버크 투약으로 스테로이드 사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줄일 수 있다. 강점으로 볼 수 있다.

52주차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 린버크 15mg과 30mg을 사용한 경우 각각 57%, 68%가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없이도 임상적 관해를 달성했다. 위약군에서 임상적 관해 달성은 22%였기 때문에 린버크를 처방함으로써 스테로이드 사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크론병 치료에서는 52주차에 린버크 15mg과 30mg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35%와 45%가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없이  임상적 관해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나타난 린버크 효능, 효과에 대해 최용성 대항병원 부원장(소화기내과 전문의)은 "기존에는 점막 치유에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는 약제가 드물어 증상 완화 위주 치료가 이뤄졌다"며 "린버크와 같이 점막 치유 효과가 높은 약제가 도입돼 환자들에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욱 효과적인 치료가 이뤄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 부원장은 "또한, 린버크는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상대적으로 좋은 효과를 보였고 경구제라는 특성이 있다"며 "학업, 경제 활동 등 때문에 병원을 자주 찾기 어렵거나 주사제에 두려움이 큰 환자, 난치성으로 발전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 등에게도 유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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