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영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보험이사(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
한태영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보험이사(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

[팜뉴스=김민건 기자] 아토피는 주기적으로 좋아지고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염증성 질환이다. 국내에서 듀피젠트(두필루맙) 등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 간에 양방향 교체 투여를 허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내 학회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한태영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보험이사(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3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에서 열린 린버크  아토피 피부염 최신 치료 지견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국내외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현황을 통해 교체 투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토피 피부염은 ESAI 점수에 따라 경증은 16점 이하, 중등도는 23점 이하, 중증은 23점으로 분류한다. 중증도, 중증 이상부터 최신 신약인 생물학적제제 또는 JAK억제제를 비롯해 과거부터 사용해오던 사이클로스포린, 아자티오프린, 메토트렉세이트(MTX) 등 면역억제제와 단기 스테로이드제를 쓴다.

아토피 질환에 사용 가능한 치료제가 많아지면서 의료진의 고민은 "어떤 치료제를 어떻게 써야 하느냐"에 있다. 기준점을 제시하는 방법 중 하나가 국내외 치료 지침(가이드라인)이다.

한 교수는 국내외 아토피 치료 가이드라인을 소개함과 동시에 최근 치료 트렌드가 교체 투여를 허가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도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 간 양방향 교체 투여 허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를 보면 대표적으로 유럽이 가이드라인을 빠르게 개정했다. 2022년 유럽 피부과학회 가이드라인을 보면, 소아와 청소년에서 환자 중증도를 경증(mild), 중등증(moderate), 중증(severe)으로 나눠 각각 단계에서 사용할 약물을 정했다.

중증에서 린버크(우파다시티닙) 등 JAK억제제, 듀피젠트·아트랄자(트랄로키누맙) 등 생물학적제제, 그리고 사이클로스포린 같은 약물을 성인과 소아 청소년에서 사용을 강하게 추천했다.

2023년에 새로 개정하면서  중증 환자에서 린버크, 시빈코(아브로시티닙) 등 JAK억제제와 듀피젠트 등 생물학적제제를 강하게 권고하며 비슷한 지침을 유지했다.

독일은 2023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중등증과 중증 환자 장단기 치료에 나눠 어떤 약물을 사용할지 제시하며 "장기 치료에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미국은 2024년 10년 만에 최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아토피 중등증, 중증 환자에서 생물학적제제로 듀피젠트와 아트랄자, JAK억제제로 린버크, 시빈코 등을 강하게 권고했다.

과거 오래 사용했던 면역억제제인 MTX와 아자티오프린, 사이클로스포린은 환자 상태에 따라 조건부 사용으로 하향 권고했다.

미국피부과학회(AAC)는 여기에 린버크와 시빈코에 대해 "다른 치료제 경구약이나 주사제 생물학적제제를 포함한 치료에 실패했을 경우 린버크와 시빈코를 쓸 수 있다"는 내용을 달아 교체 투여(switching) 부분을 언급하기도 했다.

영국 NHS는 가이드라인에 중등도, 중증 환자에서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를 사용하며 "한 가지 약물로 치료했을 때 ESAI 점수가 50% 이상 감소하지 않는 경우 부적절한 치료 반응으로 보고 두 가지 약물 상호 간에 교체 투여를 허가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한국도 지난해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가 새로운 신약이 지속 출시됨에 따라 2년 만에 가이드라인을 바꿨다.

한 교수는 "학회 소속 교수들이 TF를 구성해 여러 논문을 근거로 치료에 관한 권고 문항과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며 "권고 문항에는 각각 근거가 어느 정도인지, 이에 따라 어느 정도 수준으로 권고하는지를 단계별로 다 기재를 했다"고 말했다.

국내 가이드라인 TF 명단
국내 가이드라인 TF 명단

아토피 학회는 국내 50명의 피부염 진료 전문 교수에게 새로 개발한 가이드라인 권고 문항을 얼마나 동의하는지 설문 조사를 했다. 1~10점 중 7~10점을 줄 경우 해당 권고 문항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했으며, 응답자 중 70% 이상이 특정 문항에  7~10점을 줬을 때는 그 문항에 동의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권고 문항을 보면, 생물학적제제 국내 가이드라인 중 ▲국소 치료제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거나 권장되지 않은 중등증 이상의 성인 및 소아청소년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서 듀피젠트(두필루맙) 사용을 권고한다(동의율 98%) ▲같은 환자에서 아트랄자(트랄로키누맙) 사용을 권고한다(동의율 88%)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지만 여러 문헌을 근거로 판단 시 레브리키주맙 또는 네몰리주맙 사용 고려를 제안한다(동의율 86%) 등이다.

교체 투여에 대해서도 ▲중등증 이상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서 생물학적제제 사용이 불충분한 반응을 보이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을 할 수 없는 경우 다른 생물학적제재 또는 다른 경구억제제 변경 고려를 제안한다(동의율 96%)는 문항을 포함시켰다.

한 교수는 "이렇게 높은 동의율을 보이는 것은 진료 현장에서 교체 투여가 얼마나 필요한지 수요를 반영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국내 아토피 진료 지침 개정 변화

JAK억제제에 대해서도 가이드라인 관련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국소 치료제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거나 권장되지 않는 중등증 이상 성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서 JAK1/2억제제 바리시티닙 사용을 권고한다(동의율 94%), ▲동일 환자에서 JAK1억제제인 린버크 사용을 권고한다(동의율 96%) ▲동일 환자에서 시빈코 사용을 권고한다(동의율 94%)는 내용에 높은 동의율을 보였다.

JAK억제제도 교체 투여 내용이 있었다. ▲중등증 이상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서 경구 JAK억제제 사용이 불충분한 반응을 보이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다른 생물학적제제 또는 경구 JAK억제제 변경을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동의율 92%)에 많이 동의했다.

아토피학회 가이드라인을 정리하면 경증, 중등증, 중증으로 나누어 중등증과 중증은 과거부터 사용하던 사이클로스포린, MTX, 생물학적제제(듀피젠트, 아트랄자), JAK억제제(바리시티닙, 린버크, 시빈코)를 사용해 치료 효과가 불충분하거나 부작용이 생기면 교체 투여하라는 것이다. 또한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 간 양방향 교체 투여를 허용한다는 게 요지다.

▷교체 투여 필요성 제기한 아토피 학회

약이 어느 정도 치료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은 ESAI 점수 75%를 기준으로 한다. 생물학적제제나 JAK억제제를 썼을 때 아토피 환자 중증도 점수가 75% 이상 감소했다는 뜻이다.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를 각각 사용했을 때 52주차 ESAI 75 달성률을 보면 80%까지도 나타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EASI 75를 달성률이 60% 또는 20%까지 있다는 게 한 교수 설명이다. 

치료 효과를 보이지 않아 EASI 75를 달성하지 못한 환자에게 각각 치료제와 스테로이드를 병용하면 치료 효과가 조금 높아지기는 한다. 그러나 한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다른 약물을 써보면 좋은데, 아토피는 개개인이 가진 특성과 상황이 다르다"며 "우리나라는 교체 투여가 되지 않아 그런 연구를 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한 교수는 "해외 연구를 보면 듀피젠트 치료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생긴 환자에게 린버크로 교체했을 때 ESAI 75 달성율은 52주에 90%에 달했다"며 "ESAI 100에 도달한 환자도 83%였다"고 말했다. 이어 "가려움증도 거의 없어지는 상태를 보여 교체 투여가 효과적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현행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 급여 기준을 설명하며 진료 현장에서 교체 투여 제한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보험 급여 적용 기준을 보면 ▲3년 전에 아토피 진단 기록이 있어야 하며 ▲성인, 청소년 환자가 바르는 연고를 4주 이상 썼는데도 조절이 안 되고, 그 이후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 또는 MTX를 3개월 이상 썼음에도 ESAI 점수가 50% 이상 감소하지 않아야 한다.

한 교수는 "이런 상태에서 환자의 중증도를 확인했을 때 ESAI 점수가 23점 이상인 경우 신약 처방에 급여가 되고 산정 특례 기준도 동일하다. 약을 처음 쓰기 시작하고 16주 시점에 평가해서 ESAI 점수가 75% 이상 감소하면 치료 반응이 있다고 판단해서 6개월에 추가 투여를 인정한다"며 "그런데 여기에 단서가 달려 있다. 듀피젠트와 JAK억제제 사이 교체 투여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교체 투여 허가가 된다면 그 기준은?

한 교수는 "교체 투여는 심평원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면서도 "과거 2019년 아토피학회에서 적절한 치료를 했지만 3개월 동안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EASI 50에 도달하지 않는 환자로 치료 불응성 아토피 피부염으로 정의했으며, 아직까지 교체 투여 기준을 명확히 정립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교체 투여가 우리나라에서는 막혀 있지만 해외에서는 별로 없는 것 같고 여러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도 교체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며 "건선에서는 교체 투여를 허용하고 있는 것처럼 아토피도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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