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지난해 국내 제약사들의 영업이익률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내실이 나빠진 가운데, 전체 상품매출 의존도는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다만, 개별 기업별로 보면 오히려 상품매출 비중이 늘어난 곳이 더 많았다.

제약사에게 있어 제품(製品)이란 이용해 직접 의약품을 생산해 판매를 하는 품목을 의미하며 상품(商品)은 다른 기업이 생산한 것을 들여와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상품매출은 제품매출 대비 매출원가가 높아 영업이익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판촉비 면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손쉽게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다국적제약사 오리지널 의약품을 국내 제약사들이 코프로모션 등을 통해 독점 매입한 뒤 일정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지만, 최근 들어서는 국내 제약사들 간에 파트너십을 맺어 협업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팜뉴스가 2023년도 1~4분기까지 경영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사 30곳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2023년도 전체 상품매출은 6조 7445억원으로 전년(6조 4915억원) 대비 3.9%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조사대상 기업들의 매출액도 함께 증가하면서 매출액 대비 상품매출 비율인 '상품 의존도'는 2022년 35.5%에서 2023년 35%로 0.5%p(포인트) 감소했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 제약사 3곳 중 1곳은 상품매출 의존도 비중, 평균보다 높아

조사대상 30곳 중에서 상품매출 의존도가 평균치인 35%보다 높은 제약사는 총 11곳으로 확인됐다. 제약바이오 기업 3곳 중 1곳은 전체 매출액에서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셈이다.

그중에서도 상품매출 의존도가 가장 높은 곳은 제일약품이었다. 제일약품의 2023년 매출액은 7263억원이며 상품매출은 5395억원으로 상품매출 의존도는 74.3%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제일약품의 상품 의존도가 79.2%였던 것을 감안하면 4.9%p(포인트) 줄어들며 원가율을 신경 썼지만 여전히 상품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제일약품의 주요 상품매출을 살펴보면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가 1729억원(23.8%)으로 가장 높았고 말초신경병성 치료제 '리리카' 771억원(10.6%), 해열·진통소염제 '쎄레브렉트' 485억원(6.7%), 활동성십이지앙궤양약 '란스톤 LFDT' 236억원(3.3%) 순이었다.

매출 1조원을 넘어 2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유한양행도 상대적으로 높은 상품매출 비중을 기록했다. 지난해 유한양행은 매출액  1조 8589억원, 상품매출 1조 10억원으로 상품매출 의존도 54.4%으로 전년(매출액 1조 7758억원·상품매출 의존도 57.2%) 대비 2.8%p(포인트) 줄었다.

회사의 주력 도입상품으로는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 983억원(5.3%)와 '자디앙' 844억원(4.6%)을 비롯해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 816억원(4.4%), 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752억원(4%), 에이즈 치료제 '빅타비' 632억원(3.4%),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디' 559억원(3%), 골수암 치료제 '글리벡' 533억원(2.9%) 등이 있었다.

이외에도 광동제약(2023년 상품매출 의존도 68.6%), 한독(50.8%), JW중외제약(50.4%), 일동제약(48.7%), 영진약품(44.3%), 종근당(42.6%), 보령(41.9%), 삼일제약(41.4%), 녹십자(35.7%) 등의 제약사가 매출액에서 상품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 상품 의존도 한자릿대 9곳…유나이티드·하나제약 1% 미만

앞서 기업들과는 대조적으로 상품매출 의존도가 한자릿대를 기록하며 제품매출의 비중이 높은 제약사도 존재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요 제약사 중에서는 한미약품이 눈에 띄었는데, 한미약품의 2023년도 매출액은 1조 4908억원, 상품매출은 854억원으로 상품매출 의존도가 5.7%에 불과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한미약품의 영업력을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로 낮은 수치로 실제 매출 1조원이 넘는 제약사들은 모두 상품매출 비중이 두자릿대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미약품 측은 "자체 개발한 제품과 혁신신약을 바탕으로 6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1위 매출을 달성했다"라며 "구체적으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 1788억원, 고혈압약 아모잘탄패밀리 1419억원,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 61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국내 전문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재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하나제약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상품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1% 미만으로 조사대상 중에 의존도가 가장 낮았다. 하나제약의 2023년도 상품매출 의존도는 0.8%로 전년과 동일하며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2022년 1%에서 2023년 0.1%로 0.9%p(포인트) 감소하며 더욱 줄었다.

한편, 이외에도 휴젤(2023년 상품매출 의존도 2.3%), 메디톡스(2.8%), GC셀(4.5%), SK바이오사이언스(6.2%), 안국약품(7.6%), 삼진제약(8.5%) 등의 제약사가 상대적으로 상품매출 비중이 낮았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