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거둔 성적표가 공개됐다. 전체적인 실적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예년에 비해 성장 폭이 둔화됐으며 회사별로 외형 성장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부진을 겪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팜뉴스가 2023년도 1~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국내 대형 및 중견 상장 제약바이오사 50곳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2022년) 대비 늘어난 곳은 총 36곳으로 확인됐다. 제약바이오 기업 10곳 중 7곳은 외형 성장에 성공한 것이다.
또한 조사대상 50곳의 2023년도 전체 매출액은 29조 5103억원으로 전년 동기(2022년) 27조 8764억원 대비 5.9% 증가했다.
다만, 이러한 매출 실적은 전 사업연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치다. 2022년도 이들 제약바이오 기업 50곳 중 전년(2021년)보다 매출이 늘어난 곳은 46곳에 달했으며 매출 성장률도 두자릿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수익성 지표에서는 조사대상 50곳의 2023년도 총 영업이익은 3조 2166억원으로 전년 3조 144억원보다 6.7% 늘어났다.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하거나 영업적자를 지속하는 곳은 8곳이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이지만 전년 대비 이익 폭이 감소한 곳은 19곳에 달했다. 반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곳은 전체 50곳 중에 단 3곳뿐이었다.
# 매출 1조 클럽 넘어 2조, 3조원의 시대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준 상위 바이오 기업들과 대형 제약사들은 이제 매출 1조 클럽을 넘어 2조, 3조원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조사 대상 중에 매출 1위를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액 3조 6945억원, 영업이익 1조 113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3.1%, 13.2% 증가한 수치이다.
이는 지난해 6월부터 완전히 가동되기 시작한 4공장에서의 매출 반영과 기존 1~3공장 운영 효율성 제고,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제품 판매량 증가 및 신제품 출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말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으로 '통합 셀트리온'으로 거듭난 셀트리온은 2023년 매출액 2조 1764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514억원으로 0.7%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397억원으로 0.5% 감소했다.
다만, 이러한 부진은 지난해 합병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이 완전히 반영되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기일은 2023년 12월 28일이었으므로 셀트리온의 2023년도 4분기 실적은 기존 셀트리온의 4분기 실적과 합병된 셀트리온의 2023년 12월 28~31일의 실적으로 집계됐다.
대형 제약사 중에서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한 유한양행은 2023년 매출액 1조 85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성장했다. 또한 영업이익 567억원, 당기순이익 1340억원으로 각각 57.5%, 48% 증가했다.
지난해 노바티스에 CKD-510을 1조 7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종근당은 매출 1조 669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가 증가하며 두자릿대 성장세를 달성했다. 또한 영업이익은 2465억원으로 124.4%가, 당기순이익은 2136억원으로 167.1%가 늘어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한미약품도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했다. 회사의 2023년 누계 매출액은 1조 49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가 성장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 2206억원, 당기순이익 1653억원으로 각각 39.6%, 62.8%가 증가했다.
대웅제약의 작년 매출액은 1조 3753억원으로 전년 대비 7.4%가 늘었고 영업이익 1225억원, 당기순이익 1200억원으로 각각 28%, 206.4%가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 매출은 SK바이오팜, 영업이익은 경보제약이 증가폭 TOP
개별 기업 중에서 주목할 만한 제약사로는 SK바이오팜이 눈에 띄었다. SK바이오팜의 매출액은 2022년 2461억원에서 2023년 3548억원으로 매출 성장률이 44.2%를 기록하며 조사대상 중에서 가장 높은 매출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미국 시장 판매량이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의 지난 2023년 미국 시장 총 매출액은 2708억원으로 전년 대비 60%가 증가했다. 금액으로만 따져도 10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영업이익은 적자를 지속했으나, 여기에는 '숨은 일인치'가 있다.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를 인수하며 R&D 비용이 증가했지만, 연간 판관비를 전년 대비 5.4% 수준으로 관리하며 영업 적자 폭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수익성 측면에서 가장 실적이 개선된 곳은 경보제약이었다. 경보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2163억원으로 전년(1962억원) 대비 10.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55억원, 29억원으로 각각 298.3%, 387.5%가 늘어났다.
경보제약 측은 "비마약성 진통제 '맥시제식주'를 비롯해 신규 완제의약품의 매출 성장이 전반적인 실적을 견인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라고 전했다.
# 두자릿대 성장률 기록하며 '평균 이상' 성장한 제약사들
이외에도 제약사들의 2023년도 평균 매출 성장률인 4.4%를 훌쩍 넘는 두자릿대 성장률을 기록한 제약사들도 상당수 있었다.
앞서의 SK바이오팜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 가장 높은 외형 성장을 이뤄낸 곳은 테라젠이텍스(2023년 매출액 2217억원·전년비 성장률 16.2%↑)였고, 환인제약(2303억원·15.8%↑), 에스티팜(2849억원·14.3%↑), 안국약품(2336억원·13.8%↑), 바디텍메드(1342억원·13.7%↑), 휴젤(3196억원·13.5%↑), 메디톡스(2211억원·13.3%↑), 보령(8596억원·13%↑), 종근당(1조 6694억원·12.2%↑), 휴온스(5520억원·12.1%↑) 순으로 높았다.
# 양극화 심화…실적 부진 기록한 제약사도 여러 곳
앞서의 제약사들과는 대조적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매출이 감소하거나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며 부진의 늪에 빠진 제약사도 여러 곳이 존재했다.
우선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들며 역성장을 기록한 곳은 부광약품, 코오롱생명과학, GC셀, SK바이오사이언스, 녹십자MS, 경동제약, 일동제약, 녹십자, 셀트리온, 신풍제약, 한독, 일양약품, HK이노엔, 이연제약 등으로 집계됐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에서는 경동제약, SK바이오사이언스, 코오롱생명과학이 적자로 전환됐으며 부광약품, 일동제약, 신풍제약, 종근당바이오, SK바이오팜 등이 적자를 지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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