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어려운 대외환경 속에서도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를 굳건히 이어 나가는 모양새다. 전반적인 실적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다수의 제약사들이 전년 대비 오히려 R&D 투자 비율을 늘리면서 연구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했기 때문이다.

팜뉴스가 2023년도 1~4분기까지 경영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사 30곳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2023년도 연구개발비 총액은 2조 7381억원으로 전년(2022년) 2조 7089억원 대비 292억원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조사대상 30곳 중 절반인 15곳에서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이 증가했다. 또한 R&D 투자 비율이 두자릿대를 기록한 곳은 12곳이었으며 이 중 상당수는 대형 제약사였다. 미래 먹거리인 신약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조사대상 전체 기업의 평균 R&D 투자 비율은 2023년 11%로 2022년 11.6% 대비 0.6%p(포인트)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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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형제, R&D 투자 비중 나란히 '최고' 수준

주목할 점은 이른바 'SK형제'인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의 R&D 투자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것이다.

SK바이오팜의 2023년도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38.8%로 조사대상 전체에서 1위를 기록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도 31.7%라는 높은 수치를 보이며 가장 공격적으로 R&D 투자에 나섰다.

우선 SK바이오팜은 올해 초 미국에서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미국 시장에 진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현금 창출력을 기반으로 혁신 신약 개발 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바이오팜 이동훈 사장은 "오는 2029년까지 세노바메이트 매출 1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라며 "이와 함께 TPD(표적단백질분해)와 RPT(방사성의약품 치료제) 등 새로운 신약 개발 플랫폼에 투자해 글로벌 BIG 바이오텍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백신·바이오 분야에서 글로벌 탑티어로 도약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중이다. 작년 4월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오는 2027년까지 R&D 영역에서만 1조 2000억원을 투입하고 전체적으로 2조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3년에 매출이 3695억원으로 전년(4567억원) 보다 1000억원 가까이 줄었지만,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전보다 늘린 1172억원을 기록하며 R&D 투자 비율이 2022년 24.7%에서 2023년 31.7%로 7%p(포인트) 늘어났다.

# 식지 않는 신약 개발에 대한 열망… 상위 제약사 R&D 비율 두자릿대 훌쩍

이뿐만이 아니다. 대형 제약사들 역시 높은 R&D 투자 비율을 유지하며 신약 개발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을 이어갔다.

우선 동아에스티는 2023년에 매출액 6639억원, 연구개발비 1211억원으로 R&D 투자 비중이 18.2%를 기록했다. 이는 주요 제약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대웅제약 역시 2023년 매출액 1조 2219억원 연구개발비 2066억원으로 16.9%를 달성했고 일동제약은 매출액 6007억원, R&D 비용 974억원으로 16.2%를 기록했다.

또한 한미약품은 1조 4908억원의 매출액에서 2050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지출하며 13.8%를, 녹십자는 1조 6266억원 중 12%인 1953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유한양행의 경우 매출 1조 8589억원에서 연구개발비 1944억원으로 10.5%의 R&D 투자 비율을 기록했다.

한편, 광동제약(2023년 R&D 투자비율 2.2%), 셀트리온제약(3.3%), 동국제약(4.7%), 안국약품(5.5%), 휴온스(6%), 보령(6%), 영진약품(6.1%), 동화약품(6.3%), 한독(6.7%), 제일약품(6.8%), 휴젤(6.9%) 등의 기업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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