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바이엘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가 시장 수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슈 이중항체 신약 바비스모(파리시맙)에 대항하기 위한 고용량 황반변성 주사 시판허가를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받았다. 국내 신청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일(현지시간) 바이엘은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가 신생(습성)연령관련 황반변성(nAMD)과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치료를 위해 아일리아(애플리머셉트) 8mg 고용량 판매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로슈가 개발한 황반변성 신약 바비스모 등장 이후 위기감을 느낀 바이엘이 시장 1위 제품 아일리아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속력을 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습성 연령관련 또는 당뇨병성 황반변성 치료에 아일리아8mg군을 초기 3개월 로딩도즈(Loading dose, 매월 1회씩) 이후 최대 16주(4개월)까지 치료를 연장하도록 승인했다. 특히 투여 이후 시력이 안정적인 환자는 최대 20주(5개월)까지 투여 간격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현재 황반변성 치료를 최대 20주(5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는 아일리아 고용량 뿐이다. 고용량인 아일리아 8mg 제형을 사용할 경우 기존 표준치료 제형인 2mg 보다 덜 맞고도 동등한 효능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2023년 8월 미국FDA는 아일리아8mg 고용량 제형을 아일리아HD라는 제품명으로 승인한 바 있다.
프랑스 보르도 대학병원의 유리체망막수술 전문의 안과 교수인 장-프랑수아 코로벨닉(Jean-François Korobelnik) 박사는 이번 유럽 내 허가에 대해 "아일리아8mg은 더 효과적이며, 길게 질병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망막 관리에서 중요한 진전이다"고 의미를 발혔다.
그는 "진료 현장 의사들은 초기 로딩도즈 3회 이후 환자들에게 투약 간격을 16주(4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며 "단순히 투여 횟수와 의료기관 방문을 줄이는 것 외에도 의학적으로 유럽 내에서 임상 현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엘은 아일리아8mg 허가로 황반변성 질환자들의 치료 부담을 줄이고,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중요한 방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클 데보이(Michael Devoy) 바이엘 의학부 최고책임자 총괄은 "표준치료인 아일리아2mg을 토대로 고용량인 8mg까지 투약함으로써 주사를 덜 맞고도 동일한 효능과 안전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C는 습성연령관련 황반변성에서 진행한 PULSAR(3상) 임상과 당뇨병성 황반변성에서는 PHOTON(2,3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시판을 승인했다.
두 임상에서 1164명이 아일리아8mg을 투약받았고 환자들은 16주차부터 투여 방식에 DRM(Dose Regimen Modification)을 적용해 엄격하게 관리했다. 질병 진행 등이 확인된 경우 투약 간격은 8주차까지 단축했으며, 이듬해 평가를 통해 투약 기간 단축 또는 연장을 결정했다.
두 연구는 아일리아8mg을 초기 로딩도즈 이후 12주 또는 16주 간격으로 투약 기간을 연장한 환자와 아일리아2mg을 8주 간격 고정 요법으로 사용한 환자군에서 최대 교정시력(best-corrected visual acuity, BCVA) 변화를 48주차에 비교해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했다.
임상 결과 아일리아8mg과 아일리아2mg 간에 BCVA 비열등성이 확인돼 효능과 안전성에 큰 차이가 없음을 입증한 것이다.
BCVA는 '교정 가능한 최대 시력'을 뜻한다. 특정 거리에 문자를 나열하고 위에서부터 아래로 읽어 내려가며 15글자(3줄)를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첫 투약과 비교해 임상 시험군에서 시력 저하 또는 개선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승인으로 로슈 바비스모와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1월 20일 국내 시판허가가 이뤄진 바비스모는 전세계 시장에서 아일리아와 맞붙고 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로슈는 이미 전세계에서 1329명의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가 참여한 바비스모6mg 제형의 TENAYA/LUCERNE 연구를 통해 아일리아2mg(664명)과 투약 효능을 비교, 비열등성을 입증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 연구는 아일리아2mg의 첫 3개월 로딩 도즈 이후 2년간 8주 간격으로 고정주기 요법을 사용했고, 바비스모 로딩 도즈는 첫 4개월을 매달 1회씩 맞도록 적용했다.
그 이후 망막 부종 소실 등 질환 활성도를 평가해 투약 간격을 12주까지 연장하고 해당 간격을 1년간 고정주기로 투약했다. 질환 활성도는 20주와 24주차에 평가했다.
이 연구에서 바비스모 투약을 최대 16주까지 연장한 환자는 8주 간격을 투약한 아일리아2mg과 비열등성을 입증함으로써 최종적인 시판 허가를 받아 아일리아와 경쟁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용량인 아일리아8mg군 임상 설계와 동일하게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바비스모6mg군이 아일리아를 대체 또는 보완할 수 있는 치료 옵션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바이엘이 새로운 제형을 냄으로써 시장을 성공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