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팜뉴스=김민건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항응고제를 복용한다. 지난 2003년 비판막성 심방세동을 진단받아서다. 비판막성 심방세동은 심장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부정맥이다. 혈액응고 장애를 일으켜 혈전 또는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질환 예방 목적에서 복용하는 항응고제는 '엘리퀴스(아픽사반)'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 권력자가 복용할 만큼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받은 엘리퀴스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는 앞으로 매출 성장세가 기대되는 의약품으로 엘리퀴스를 꼽았다. 2020년 이후 연평균 약 5%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6년 글로벌 의약품 매출 3위에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자료에서도 엘리퀴스 원외처방액은 529억원으로 2020년 대비 11.1% 증가했다. 경구용 항응고제(New Oral Anti-coagulant, NOAC) 제제 중 눈에 띄는 성장세였다.

약 10년 전 뇌졸중 위험 요인이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인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엘리퀴스 임상연구가 있었다. ARISTOTLE 임상이었다. 뇌졸중 및 전신 색전증, 주요 출혈, 사망 위험 감소 등 세 지표에서 와파린 대비 우수함을 보이며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과 전신색전증 위험감소 적응증을 받았다. 

항응고제는 뇌졸중 예방과 출혈 발생 위험 감소 역할이 중요한데 엘리퀴스는 뇌졸중, 전신색전증, 출혈 위험 감소 효과를 모두 데이터로 입증한 것이다.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 편집장인 제프리 드레이젠(Jeffrey M. Drazen) 박사는 2000년 이후 치료 현장을 변화시킨 12개 논문 중 하나로 ARISTOTLE 임상을 선정하며 "심방세동 환자의 치료 방식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 이후 엘리퀴스는 심방세동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실제 임상 현장에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인 ARISTOTLE 연구와 일관된 유효성·안전성을 나타냈다.

팜뉴스는 다양한 리얼월드데이터(RWD)를 보유한 NOAC 엘리퀴스가 어떻게 심방세동 치료 현장을 바꾼 치료제로 평가받는지 그 배경을 조명한다.

엘리퀴스
엘리퀴스

▶실제 처방으로 확인한 65~80세 이상 고령 환자 효과·안전성

심방세동은 나이가 들면서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대표적인 노화 질환이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심방세동 진료 인원 82.8%가 60대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과 출혈 위험이 모두 높기에 항응고제 사용 시 뇌졸중 예방과 출혈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게 중요하다. 항응고제가 혈전 생성을 막기 위해 피를 묽게 만들지만 항응고 효과로 출혈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NOAC 등장 이전 심방세동 환자에서 항응고제 표준치료제는 와파린이었다. NOAC은 와파린을 성공적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에서는 4개의 NOAC 제제가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과 전신색전증 예방 목적 1차 치료에 처방된다. 엘리퀴스는 다른 NOAC에 비해 특히나 출혈 발생 위험이 낮다.

ARISTOTLE 임상 데이터의 연령별 하위 분석을 보면 엘리퀴스는 65~74세, 75세 이상 환자군에서 뇌졸중, 전신색전증 위험(S/SE), 주요 출혈 위험(MB), 두개내출혈 위험(IB) 모두 와파린 대비 감소 시켰다.

ARISTOTLE 임상 연령별 하위 그룹 분석 결과

이에 지난 2021년 유럽부정맥학회(EHRA)와 2022년 대한부정맥학회(KHRA) 가이드라인은 고령 환자에서 비타민K 길항제 대비 주요 출혈 위험을 감소시킨 NOAC 중 하나로 아픽사반을 언급하기도 했다.

임상 결과는 RWD에서도 일관됐다. 미국에서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RWD 연구 'ARISTOPHANES' 연령별 하위그룹 분석 결과, 아픽사반 투여군은 65~74세, 75~79세, 80세 이상 환자 그룹 모두 뇌졸중, 전신색전증, 주요 출혈 발생 비율이 와파린 투여군 대비 낮게 나타났다.

특히, 80세 이상 환자에서 자렐토(리바록사반, [S/SE HR: 0.73, 95% CI: 0.64-0.84]; [MB HR: 0.54, 95% CI: 0.50-0.58]) 또는 프라닥사(다비가트란, [S/SE HR: 0.74, 95% CI: 0.57-0.96]; [MB HR: 0.72, 95% CI: 0.61-0.84]) 대비 더 낮은 뇌졸중, 전신색전증, 주요 출혈 발생 비율이 확인됐다.

ARISTOPHANES 연령별 하위 그룹 분석

RWD 연구를 통해 엘리퀴스는 다제병용 중인 심방세동 환자에서 유효성과 안전성도 확인했다. ARISTOTLE 연구 사후 분석에서 환자가 더 많은 약제를 병용할수록 뇌졸중.  전신색전증, 주요 출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 이상 약물을 병용 중인 심방세동 환자 18만8893명을 대상으로 엘리퀴스, 자렐토, 프라닥사, 와파린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한 RWD 연구가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엘리퀴스는 뇌졸중, 전신색전증, 주요 출혈 발생 위험이 와파린 대비 각각 41%, 43% 낮았고, 자렐토·프라닥사와 비교 평가에서도 일관된 낮은 위험을 보였다.

▶백인에서 효과있다?...고령, 저체중 등 아시아 고위험군도 입증

지난 2021년 유럽부정맥학회 가이드라인에는 아시안이 비아시안 대비 뇌졸중, 출혈 위험 모두 높았다. 여기에 저체중, 신질환 빈도가 높기 때문에 NOAC 제제의 대사, 배설, 혈중농도, Factor Xa 억제 활동에 영향을 받았다. 이 얘기는 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나타난 효능을 아시안에서도 똑같이 나타날 것으로 보기에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엘리퀴스는 일본에서 심방세동 환자 7만3989명을 분석한 대규모 RWD를 통해 아시안 심방세동 환자와 고위험군에서 효능, 안전성을 평가했다. 이 연구에는 엘리퀴스, 자렐토, 프라닥사, 릭시아나(에독사반)와 와파린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엘리퀴스는 와파린 대비 뇌졸중, 전신색전증, 주요 출혈 발생 위험 모두 유의하게 낮았다([S/SE HR: 0.65, 95% CI: 0.558–0.766; P<0.0001]; [MB HR: 0.72, 95% CI: 0.614–0.843; P<0.0001]).

80세 이상 고령 환자에서도 와파린 대비 뇌졸중/전신색전증과 주요 출혈 발생 위험을 각각 38%, 33% 유의하게 감소시켰다([S/SE HR: 0.62, 95% CI: 0.500–0.765; P<0.0001];[MB HR:0.67; 95% CI: 0.546–0.829; P=0.0002]).

▶전기적 심율동전환술 또는 도자절제술 시행 전후 심방세동도 급여

올해 8월 1일부터 엘리퀴스를 포함한 NOAC 제제 사용 시 급여기준은 ▲전기적 심율동전환술(시술 3주 전부터 4주 후까지) ▲도자절제술(시술 3주 전부터 8주 후까지) 시행 전후 심방세동 환자까지 확대됐다. 

전기적 심율동전환술과 도자절제술은 뇌졸중과 혈전색전증 발생 위험과 관련이 있다. 지난 2020년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에서 뇌졸중 위험군에서 해당 시술 전후 항응고요법 시행을 권고한 이유다.

엘리퀴스는 심율동전환술을 받는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 전신색전증, 사망, 주요 출혈, 비주요 출혈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해당 연구는 'EMANATE'이며 헤파린 또는 비타민 K길항제(VKA)와 비교 분석했다.

뇌졸중 위험 인자(75세 이상, 심부전, 고혈압, 당뇨, 뇌졸중 경험 등)가 하나 이상 있고 심도자절제술을 받는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AXAFA-AFNET 5' 임상 결과도 있다. 당시 엘리퀴스 투여군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뇌졸중, 주요출혈 발생율이 6.9%(318명 중 22명)으로 VKA 요법(7.3%, 315명 중 23명) 대비 비열등했다.

▶암 동반 정맥혈전색전증(VTE) 치료에서 재발 예방까지 확대

엘리퀴스에 대해 알아야할 것은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전신색전증 위험 감소 뿐만이 아니다. 심재성 정맥혈전증(VTE) 치료·재발 위험 감소 적응증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12월 암 동반 VTE 환자 치료 허가사항이 변경되면서 재발 위험과 출혈 위험이 높은 해당 환자군을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허가사항 변경 근거가 된 임상은 'CARAVAGGIO(3상)' 연구다. 해당 연구는 암 동반 심부정맥 혈전증(DVT) 또는 폐색전증(PE) 환자 대상으로 엘리퀴스와 저분자 헤파린인 프라그민(달테파린)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엘리퀴스는 주요 출혈과 주요 위장관 출혈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VTE 재발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HR: 0.63, 95% CI: 0.37-1.07; p<0.001 for noninferiority, p=0.09 for superiority).

CARAVAGGIO 연구 결과

올해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이같은 결과를 기반으로 암 동반 VTE 환자군에 엘리퀴스를 카테고리1(위 또는 위식도 병변이 없는 환자에서 선호)로 권고했다.

키워드

#엘리퀴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