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최근 인터루킨-23(IL-23) 억제제 스카이리치(성분명 리산키주맙)의 건선성 관절염 적응증 확대는 국내 중증 건선 치료 전략 변화를 예상케 하고 있다. 생물학적제제 등장 이후 PSAI 지수 90 또는 100 달성이 목표가 된 상황에서 앞으로 조기 치료를 통한 심혈관계·대사증후군·건선관절염 등 동반질환 관리 중요성이 커질 것임을 전망할 수 있다.
이달 9일 최용범 건국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한국애브비가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중증 건선과 합병증 관리를 위한 장기 치료 전략을 밝히며 동반질환 관리를 강조했다.
이날 최 교수는 "건선을 장기간 방치하면 건선성 관절염을 비롯한 예측하기 어려운 여러 동반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가급적 빨리 치료에 개입해 건선 증상을 개선해야 동반질환 위험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팜뉴스는 최 교수가 밝힌 건선 치료의 동향 변화를 밝힌다.
▶건선 발생 이유는 면역 부족? 과다?
건선은 비정상정 면역 반응으로 피부 각질층이 과다 증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건선과 같은 대표적 자가면역질환이 류마티스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크론병(내장)이다.
건선은 백인들의 병으로 불리지만 국내에서도 매년 환자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특징은 알레르기, 두드러기 같은 알러지성 질환과 달리 병변과 비병변 부위 경계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특히, 홍반이 있고 지도처럼 그려진 형태는 다른 질환과 차이를 나타낸다.
건선이 발생하는 이유는 일부 면역 반응이 과다하게 발현되서다. 면역 반응이 과하게 일어나는 원인은 신체 내 T세포가 IL-23 사이토카인에 의해 Th17세포로 분화하면서 생긴다. 분화된 Th17세포는 여러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로 변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IL-17 사이토카인이다.
IL-17은 각질 세포에 염증을 일으켜 피부가 붉어지게 만든다. 이에 따라 최근 출시된 생물학적제제는 염증 발생 물질인 IL-23과 IL-17 사이토카인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IL-17억제제는 Th17세포를 직접 억제해 IL-17 사이토카인의 활성화를 막거나, IL-23 사이토카인을 저해해 Th17세포가 분화하지 못하게 막는 작용 기전을 갖는다.
▶건선 놔두면 건선성 관절염으로 확대, 통증 뒤 영구적 관절 변형 위험
이날 최 교수는 "2차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최근 치료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건선이 피부에만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이다.
건선을 일으키는 IL-17과 IL-23 사이토카인은 피부에 많이 분포해 있다. 그러나 두 사이토카인은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혈액 속을 장기간 순환할 경우 염증 물질이 피 속에 쌓이게 된다.
혈관벽에 염증이 생기고 혈관 내경이 두꺼워지면서 동맥 경화가 발생한다. 이 뿐만 아니다. 중풍, 심근경색 등도 일어난다. 최 교수는 "중증 건선 환자는 일반인 대비 심혈관계 질환 발생이 8배까지 높아진다"고 말했다. 건선을 장기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심혈관계 합병증을 앓게 되는 것이다.
건선성 관절염도 이와 같은 이유로 발생한다. 최 교수는 "건선을 따라다니는 것은 대사증후군, 심혈관계 질환, 건선관절염이지만 이중 제일 중요한 것은 관절염"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환자들이 IL-17억제제와 IL-23억제제 중 어떤 게 좋은지 묻는다.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환자가 관절염을 가지고 있는지 동반질환 여부를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생물학적제제가 이미 건선성 관절염 적응증을 확보한 상황이다. 스카이리치도 동일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향후 건선 치료 전략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셈이다.
▶건선성 관절염 치료가 중요한 이유
건선성 관절염을 치료하는 생물학적제제의 주요 작용 기전은 건선과 마찬가지로 IL-23과 IL-17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것이다. 피부에 면역 반응이 과다해 생기는 질환이 건선이며 피부와 관절 부위에서 동시 면역 반응이 증가한 경우가 건선성 관절염이다.
피부에서 건선이 발생한 후 5~10년이 지나면 건선성 관절염이 나타난다. 미국의 경우 건선 환자 20~30%에서, 우리나라는 10% 내외로 발병이 확인된다.
건선성 관절염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환자의 삶을 질(QoL)을 떨어뜨리는 대표 동반질환이어서다. 건선성 관절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척추와 말초다. 면역 반응이 말초를 침범하는 경우 손가락이 붓는 등 눈에 띄는 증상으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최근 생물학적제제 등장으로 건선 치료 성적이 월등히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중증 건선 환자가 치료를 게을리할 경우 건선성 관절염으로 확대된다. 관절염이 오면 통증이 느껴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돌이킬 수 없는 영구적인 관절 변형을 겪을 수 있다. 조기에 꾸준한 치료로 합병증을 예방하는 건선 치료 전략이 주목받는 이유다.
애브비가 개발한 스카이리치는 최근 국내에서도 건선에 이어 건선성 관절염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2019년 국내 도입된 지 3년 만에 성과다. 임상연구에서 그 효능을 확인할 수 있다.
스카이리치 투여 52주(1년) 결과를 보면 PASI 100(건선이 좋아질 확률 100%) 지표에서 60%를 달성했다. 이 효과는 4~5년 장기간 이어졌다. PASI 90 지표도 86% 효과를 봤으며 4~5년 약효가 나타났다.
최 교수는 "예전 PASI 75 시절과 비교하면 PSAI 90 지표가 1년에 86%를 달성한 것은 (건선이) 거의 다 좋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증상 20% 개선을 의미하는 ACR20 지표는 KEEPsAKE-1과 KEEPsAKE-2 임상을 통해 위약 대비 효과가 월등한 점을 확인했다. 스카이리치는 24주차 51%를 달성했고 52주 시점에는 더욱 높은 59%를 기록했다. 손발가락염, 골근부착부염 지수는 24주차까지 개선했고 52주차까지 유지됐다.
최 교수는 "건선성 관절염의 가장 큰 특징은 손발가락 염증, 부착부위염, 관절종창 등이다. 환자가 아파하고 움직이지 못하는 증상을 적게는 50%, 많게 70% 개선 효과를 낸 중요한 임상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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