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업소들이 마케팅 기능을 확보하지 못하면 의약품시장을 모두 빼앗길 수밖에 없는 위기상황임에도 아직도 이 같은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더욱이 국내 제약사들은 독자적인 제품력이 취약해 마케팅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매출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인데 마케팅력도 확보하지 않은 도매업소들이 제약사들의 유통 아웃소싱을 운운해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쥴릭파마코리아가 초기부터 선진 마케팅력은 발휘하지 못하고 도매업소나 약국으로 의약품을 공급하는 기능에 불과했지만 성공적으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는 것은 외자계 제약사의 제품을 독점했기 때문이다.

외자계 제약사 제품은 대부분 오리지널 신약이 주축이라서 쥴릭파마가 마케팅력을 발휘하지 못해도 자연적으로 매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전국 망을 구축하고 있는 백제약품, 동원약품 등 기존의 대형 도매업소나 앞으로 출범한 지오영 등이 마케팅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쥴릭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외자계 제품도 독점 공급받지 못하고 그렇다고 선진 마케팅력도 겸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도매를 밀어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단지 현재와 같이 담보 한도내에서 거래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도 자사의 제품을 외자계가 쥴릭파마에 통째로 맡기듯이 전담시킬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제네릭 제품이 난무한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이 나름대로의 노하우로 매출을 유지하고 있는데 마케팅력이 없는 도매업소에 유통을 아웃소싱 할 경우 자사 제품이 죽어버릴 것이 뻔한데 누가 이같은 위험부담을 떠안겠는가.

국내 도매업소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업소를 대형화가 매출을 확대해 보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더욱이 도매업소들은 현실 탓 만하면서 내면은 전혀 변화되지 않고 겉모양만 바꿔 선진국형 모델이라고 주장한다면 메이커들이 지원할리 만무하다.

새로운 도매 선진화 모델로 지오-영이 출범을 선언하고 오는 8월 1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 메이커들이 반신반의하는 것은 자신들에게 이득이 될 확실한 당근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도매가 진정으로 변화를 원한다면 초기에는 위험부담이나 손실을 감수하면서 진정으로 가야할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적당히 모양만 변경시킨 상태에서 새 그릇이라고 주장한다고 밀어줄 제약사들은 거의 없다. 새로운 시도에 위험부담 없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은 진정한 변화가 아니다.

국내 제약사 자체도 의약분업을 계기로 외자계 고가처방약에 밀려 生死 기로에서 있는데 객관적으로 능력을 입증할 수 없는 어정쩡한 신규 출자 도매업소를 설립하고 지원하라고 하면 메이커 들이 따라 붙겠는가.

쥴릭파마는 한국영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메이커들에게 제공할 당근을 확실히 제공하면서 유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사들이 쥴릭파마와 손잡지 않은 것은 기존 도매업소들의 반발과 제품력의 한계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한 것일 뿐 쥴릭파마를 신뢰하지 못해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자 제약사들이 국내 도매업소에 유통 전반을 아웃소싱 시키지 못하는 것은 그 도매업소 자체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점을 업계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특정 도매업소가 진정으로 외자계 도매 등 강자와 겨룰 각오를 하고 있다면 현 시점에서 주판알을 퉁기기보다 향후 3년 5년 후를 내다본 시각으로 선투자한다는 개념으로 덤벼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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