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이 의약분업 전면 시행 이후 선진 마케팅은 외면하고 금품제공 등 물량 공세로 일관함에 따라 의사들의 요구 수준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의약분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제약사 마케팅의 초점은 처방전을 발행하는 의사들을 포섭하는데 집중됐다.

이는 진정한 선진 마케팅이 아니라 어느 제약사가 힘있는 의사들에게 금품 등을 상납해 처방전을 많이 끌어내느냐는 그야말로 원초적인 물량 공세로 치닫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약분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외자계 제약는 물론 국내 상위 제약사까지 의사를 상대로 한 물량 공세에 나섰으며 자금력이 열악한 중소제약사들은 살아 남기 위해 의원급을 대상으로 한 불공정거래행위에 합류했다.

때문에 어느 정도 제품력만 뒷받침되면 누가 많은 판촉비용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결정되는 그야말로 혼탁한 의약분업 시행 2년을 보냈다.

이로 인해 의약분업 전면 시행 2년이 경과한 현재 의사들은 제약사들의 단순한 접대는 외면하고 요구사항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주말이면 이어지는 골프접대 역시 단순히 골프장 예약과 비용 제공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플러스 α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일부 의사들은 일정액의 현금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약사들이 이에 불응할 경우 골프접대까지 마다해 금품을 제공할 수밖에 없다는 메이커들의 하소연이다.

또한 제약사 병·의원 당당 영업사원들은 토요일과 일요일은 의사들을 모시고 골프장으로 행하는 운전기사로 전락한지 오래됐으며 각종 시중을 들면서 의사들의 비유를 맞추어야 한다.

사회 전반에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되고 있으나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주말 골프접대를 감안하면 주 7일 근무하고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콘도 예약이나 동남아는 물론 유럽여행 경비제공을 요구하는 의사 역시 늘어나고 있다.

제약사들도 갈수록 늘어나는 의사들의 요구사항에 힘겨워하고 있으나 이를 거부하지 못하고 현상유지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응하고 있다.

진정으로 학문연구나 해외학술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의사들에 대한 지원은 미약하고 과소비성 경비제공에 편중된 제약사 판촉은 분명 문제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약사가 의사 등을 대상으로 과도한 식·음료 및 골프접대가 부당 고객 유인행위라고 시정명령을 내려도 제약사들의 의사접대는 그 끝을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선진 마케팅보다는 물량 공세로 매출을 올리려는 제약사나 골프접대나 금품제공여부에 따라 제품을 처방하는 의사 모두가 그 책임이 있다.

제약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제품개발에 전력하고 의사들 역시 의료시장 개방을 앞두고 선진 의료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첨단 의술개발에 전념해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 같은 중책은 뒷전으로 미루고 접대하기에 연연한 제약사, 접대 받는 것으로 자신의 입지를 확인하는 의사들이 판치는 한 한국 의약품산업과 의료산업을 발전할 수 없다.

최근 세계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 화이자제약이 파마시아를 인수했다는 외신이 전해지면서 국내 제약업계는 또 한번 위기감을 통감했을 것이다.

제약사와 의료진들은 보다 발전된 미래를 위해 금품이나 요구하고 제공하는 舊態를 하루속히 청산해 소비자들 앞에 떳떳한 모습으로 거듭나야할 것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