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재정 절감을 위해 약가인하에 혈안이 된 정부에 이어 사립·국공립의료기관들까지 정부의 의약품저가구매정책에 적극 나섬으로써 의약품가격관리가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복지부는 병원, 약국, 도매상 등 274개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약가조사를 결과로 오는 7월 1일자로 782품목에 대해 평균 2.98%인하한다는 관련대상 품목을 공개한 상태이다.

더욱이 가격질서 문란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품목도매 등에 대한 집중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106개사 786품목에 대해 평균 9.28%인하한다는 방침아래 관련제약사들의 청문을 마친 상태이다. 인하대상에 포함된 제약사들은 모임을 갖고 긴급 대책마련에 들어갔으나 별다른 대안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품목은 보험약가 대비 80% 이상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도·도매 가격까지 철저히 조사해 이번 약가인하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아무리 제약사가 청문과정에서 거래가격을 부인해도 복지부가 실사 물증을 확실히 잡고 있기 때문에 피해나갈 수 없을 것 같다.

보험재정 절감차원에서 의약품 거품가격을 최소한 10% 이상 제거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인하폭도 정부가 나름대로 업계를 봐주는 것이라는 이야기로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실제 상황으로 인하하면 더 큰 폭으로 메스를 가해야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제약사들은 정부가 준비 안된 의약품분업 시행에 따른 보험재정 파탄을 모두 약업계에 그 책임을 돌리고 약가인하로 재정파탄을 메꾸어 나간다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으나 약가인하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제약사 자체이므로 어떠한 변명도 설득력을 주지못하고 있다.

정부의 약가인하 압박만으로도 제약사들은 힘겨운데 여기에 그 동안 비교적 양호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공급받던 대형 사립병원들까지 입찰방법을 통해 의약품을 구매키로 함으로써 제약업계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대표적인 사립의료기관인 아산병원이 의약품구매가격에 메스를 가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도매상과 수의계약에 의해 공급받던 의약품 구매방식에서 33개 도매상을 지정하고 의약품가격 견적을 받아 최저가로 구매키로 하고 20일까지 견적을 받았다.

병원측은 이 같은 제도도입을 지난 1년간 검토해 왔으며 그 동안 의약품을 공급한 도매업소들이 병원측에 기여한 것이 뭐냐며 새로운 구매방식을 전격 도입한 것이다.

이 같은 구매방식 변화에 대해 병원측은 ▶정부의 저가구매정책에 적극 참여하고 ▶도매상 선정에 투명성을 도모하며 ▶환자들에게 우수한 약을 저가로 공급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중 가장 큰 이유는 저가구매이다. 대표적인 국공립의료기관인 서울대병원이 올해 입찰에서 약품비의 10%선인 50-60억원의 약가 절감효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산하병원까지 합하면 의약품 소요량이 가장 많은 아산병원에서 얼마든지 약를 싸게 구입할 수 있는데 기준가로 사입할리 만무하다.

일단 서울아산병원만 구매방식을 전환한다고 밝혔으나 앞으로 산하 8개 병원은 물론 여타 의료원들도 이 같은 추세에 합세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부의 계속되는 가격인하정책과 의료기관들의 저가구매정책에 메이커들의 목줄을 조여오고 있다.

제약사들이 산업보호 차원이나 시장자율경쟁원리라는 주장만으로 약가를 고수하기엔 한계상황에 도달했다.

보험재정 적자는 앞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한 정부의 가격통제 역시 더욱 강화될 것이다.

가격인하라는 칼자루를 쥐고 흔드는 복지부 앞에 약업계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지혜가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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