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특수와 거품이 사라지면서 그 동안 메이커들의 고도 매출행진은 이제 서서히 제동이 걸리는 암울한 서곡이 시작되는 것 같다.
따라서 로컬 제약사들은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국내 제약산업 자체가 침몰할 위기에 직면했다.
의약분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상장 제약사들의 매출액은 평균 20-30% 증가했으며 경상이익은 물론 순이익도 두자리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의약품시장 자체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 아니라 약국에서 처방약 구색을 맞추기 위해 가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매출성장은 실매출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거품이 제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의약분업이 시행 2년째를 맞아 나름대로 정착되면서 의약분업 특수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음으로써 국내 제약사들의 매출 성장폭이 둔화되고 있으며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급전환하고 있다.
12월말 결산 상장 제약사중 22개 업체의 1/4분기 영업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 업체의 매출액은 6천2백99억7천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성장에 제약사들의 매출행진에 제동이 결렸다.
더욱이 이들 상장 제약사들의 영업이익이 9백31억4천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9% 감소함으로써 한정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상장 제약사를 제외한 비상장 제약사들은 1분기 실적이 당초 목표치의 70-80%선에 머물고 있다.
제약사들은 이 같은 시장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연초에 매출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함으로써 영업사원들의 밀어 넣기씩 무리한 영업행위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외자계 제약사들은 대형 신약의 위력으로 작년도 매출이 평균 30% 성장한데 이어 1/4분기에도 이 같은 성장률이 유지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의약분업시대를 맞아 일반 의약품 시장은 아직도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오리지널 처방약을 지닌 외자계 제약사들의 시장 확대가 계속되고 있음을 대변하고 있다.
이같이 국내 제약사들의 1분기 실적부터 暗雲이 드리우자 드디어 국내 제약산업의 끝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신약다운 신약이 하나도 없고 제형변경을 통한 개량 신약을 개발하면 곧 바로 카피품이 등장해 시장을 문란시켜 결국 공멸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더 이상 이러한 상태를 방관한다면 국내 제약산업의 미래는 없다.
이제부터라도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국내 업체간에 泥田鬪狗식 경쟁을 자제하고 각자의 장점을 결합해 보다 대형화되는 전략을구사해야 한다. 아직도 국내 업체간 M&A다운 M&A가 없다는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내 제약사간 M&A가 비록 대형 외자계간 M&A같이 놀랄만한 시너지 효과가 없어도 홀로 서기보다는 상호 결속으로 보다 강해지는 쪽으로 머리를 맞대고 고심해야할 마지막 기회이다.
현재의 우리 약업계가 외자계의 거대 신물질과 맞설 수 있는 것은 그나마 각자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과감한 M&A를 단행해 한국적 시장에 맞은 영업과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이다.
단기적인 이익을 챙기기 위해 서로가 물고 뜯는 행위는 이제 중단하고 최소한 국내 시장의 절반은 우리 손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제약사간의 마지막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국제화시대에 언제까지 외자계를 배척하고 국내 제약산업을 보호해달라고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약사들이 의약품시장을 이대로 방치해 거대 외자계에 모든 시장을 내주는 것 보다 이제부터라도 한발씩 양보하면서 국내 기업간의 M&A하는 것이 유일한 돌파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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