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이영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침체된 식약청의 분위기를 완전히 쇄신하고 민원인들에게 신뢰받는 식약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견인차적 역할을 수행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떠 안게됐다.

전임 청장들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식약청을 식품 의약품 분야의 전문관리기관으로서 바로 세우기에 역부족이었다는 점은 청내외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부분이다.

미국의 FDA를 꿈꾸며 출범한 식약청이 청으로 발족한지 불과 4년간 3명의 청장이 물러났으며 이번에 4번째 청장이 새로 임명됐다.

식약청장 자리는 관련 분야에 학문적인 전문 지식과 식견도 중요하지만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카리스마적인 리더십과 조직을 융화시킬 수 있는 친화력을 함께 겸비한 인물이 필요하다.

또한 식약청이 전문기관으로 인정받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조직 강화를 위한 예산확보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필요로 하는 그야말로 팔방미인격의 청장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전직 3대 청장 모두 학자 출신으로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전문가들이었으나 식약청을 운영하는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지나치게 학자적인 성품으로 우유부단한 성격을 지닌 청장이 있었는 가 하면 모든 원칙을 무시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하면서까지 특정 업체를 봐주는 듯한 인상을 풍겨 물의를 일으킨 인물도 있었으며 지나치게 정치적 배경을 내세워 오만했던 인물도 있었다는 평가이다.

물론 전직 청장들이 나름대로 각자의 색깔에 맞추어 식약청을 이끌어 나가려고 애쓴 부분을 모두 부인하는 것인 아니다.

식약청은 여타 기관과 달리 국민의 보건과 밀접한 식품과 의약품 품질관리 등을 총괄하는 기관임을 감안할 때 외풍을 타지 않고 본연의 업무를 추진해야할 부서이다.

지난 1988년 식약청으로 발족한 이후 4년간 4명의 청장이 임명됐다는 것은 평균 2년이라는 통상적인 임기를 무사히 마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장이 자주 바뀐다는 것은 그 많은 조직이 불안전하고 정책운영에 차질을 초래한다는 점을 깊이 새겨 봐야 한다.

조직을 완전히 파악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년 이상 자리를 보전해 주어야 한다.

공직세계에 그 인물이 그 인물이라는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으나 조직의 수장이 어떠한 인물이 되느냐에 따라 발전할 것인지 퇴보할 것인지 판가름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이번에 4대 청장으로 임명된 이영순 청장은 평생 교단에서 후학들을 육성한 학자이다.

수의학을 전공해 실험동물 부분에 대가이며 독성학회장 등을 역임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인물이다.

문제는 앞으로 방대한 청의 조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모래알 같은 식약청 사람들의 정서를 하나로 규합하느냐에 달려있다.

이 청장은 온화하고 친화력이 있는 인물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는데 학자적인 양심과 판단으로 모든 사안을 접하고 반기를 드는 세력까지도 모두 끌어안으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성공적으로 청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신임 청장이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원리원칙대로 투명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이끌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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