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열리는 12월 결산 상장제약사들의 주총은 예년과 같이 일부 총회꾼들에 의해 사전에 짜여진 각본과 원안대로 통과되는 형식적인 주총이 아니라 보다 진지하게 실적을 평가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길 바라는 바다.

몇몇 제약사를 제외하고 일제히 15일자로 주총 일정이 잡힌 것 자체가 올 주총도 예년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을 짐작케 하는 씁쓸한 부분이다.

20여개 이상 제약사들이 한날 한시에 주총을 개최함으로써 일부 극성 소액주주들의 공세를 피해보겠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주총이 임박하면 주식을 일부 소유한 소액주주들이 관련 제약사를 일일이 방문해 총회석상에서 경영실적을 꼬집겠다며 반협박성 압력을 가하면서 떡값을 빼앗아 가곤 했다.

더욱이 실적이 부진한 기업이나 경영상 약점이 있는 제약사들은 이들 총회꾼들에게 매년 뜯기는 금액이 적지 않았다.

올해 역시 다음주 총회를 앞두고 일부 소액주주들이 몇몇 제약사를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제약사들은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를 이제는 청산해야 한다.

회사경영에서 다소 문제가 있었다면 총회석상에서 떳떳하게 주주들에게 공개하고 앞으로 개선방향을 제시하면서 주주들로부터 성원을 받는 것이 투명 경영의 기본이다.

주주들을 의식해 외형적으로는 실적을 부풀려 놓고 일부 회사 측근들을 내세워 그 동안 경영진이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는식의 각본에 짜 맞춘 발언과 함께 주총 개시 20여분 내에 모든 안건을 통과시키는 구시대적 진행도 청산해야할 과제이다.

경영실적 보고에서 매출실적과 경상이익은 전년대비 20-30%성장했다고 보고하면서도 정작 주주들에게는 쥐꼬리만큼 배당하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실질적으로 이익구조가 개선되고 매출이 급신장 했다면 투자자들에게도 그 몫이 돌아가야 한다.

경영진 실속만 채우고 투자자들은 속 빈 강정이라면 누가 그 기업의 미래를 신뢰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는가.

또한 합당한 이유도 없이 경영실적이 부진한 회사 경영진은 즉각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나야 한다. 상장사 경영진은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경영해야하는 무거운 책임이 요구되는 자리이다.

물론 천재지변이나 불가항력적인 사건에 의해 사회경기 전반의 침체로 어쩔 수 없이 매출이 감소했거나 이익구조가 악화됐다면 어쩔 수 없으나 경영진의 판단 착오로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면 당연히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그러나 수년간 제약사 주총을 지켜보았으나 임기 중에 경영부실을 스스로 책임지면서 물러난 대표이사를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이번 상장제약사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이나 총회꾼들이 몇푼안되는 떡값에만 연연해 하지 말고 경영진의 功過를 면밀히 파악해 잘한 일은 칭찬과 함께 힘을 실어주고 잘못된 부분은 책임을 묻는 그야말로 주총다운 주총을 기대해 본다.

투자자들의 의식이 살아있을 때 제약사 경영진도 긴장하면서 경영효율화에 매진할 수 있고 비로서 제약산업이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반석 위에 설 수 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