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제약업체들은 지난 2일 각각 시무식을 갖고 올 경영방침은 물론 경영목표와 회사가 추구할 기업이념을 거창하게 제시했다. 제약사 대표들이 신년사에서 밝힌 경영방침을 보면 표현상 다소 차이는 있으나 모두 선진·정도 경영을 표방하고 우렁찬 새해업무 발대에 들어갔다.

제약사들이 제시한 경영방침은 「세계시장을 리더 하는 기업」「조직안정화 및 책임경영 체제 시현」「세계적 기업으로 도약」「우수 신제품 개발」「새로운 도약과 초우량 기업 창출」「열린 조직 앞선 생각」「일등 정신으로 앞선 기업 이룩」「핵심 역량 강화」등 그야말로 우리 제약기업들이 가야할 방향을 집약하고 있다.

그야말로 이대로만 시행된다면 제약기업이 어둡다고 누가 비관하겠는가

그러나 경영방침이나 목표는 말 그대로 한해를 시작하면서 대내외적으로 제시하는 구호에 불과할 뿐 그대로 시현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제약사들이 제시한 다양한 경영방침 중에서 최소한 올해는 「전문 경영체계 확립」하나 만이라도 시현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일부 제약사들은 신년 들어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등 새로운 변신을 과감히 도모했다.

이는 올해가 어느 해보다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새로운 인물을 등용해 기업을 혁신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국내 대부분 제약사들이 오너가 대표이사 자리를 차지하고 있거나 오너는 회장으로 물러나고 사장은 오너 2세 또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오너가 전문경영인이나 오너 2세에게 경영 전반에 걸친 권한을 부여하기 보다 대표 이사 사장은 총알받이에 불과할 뿐 소신업무 수행에는 한계가 따르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문경영 체제는 꼭두각시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말 그대로 전문 경영인제는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면서 기업을 이끌어 나가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국내 제약사의 전문 경영인제는 꼭두각시에 불과할 뿐 진정한 전문경영인으로 볼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무리 유능한 전문경영인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도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는 점은 자명한 일이다. 소신경영을 전개하지 못하고 회장이나 기업주의 눈치나 살핀다면 그 기업은 성장할 수 없으며 전문경영인 도입이라는 표방자체가 허사에 불과 할 뿐이다.

심지어 지분 한푼 없이도 창업주라는 명분만으로 법정 임원들의 인사권을 뒤흔드는 것이 오늘의 약업계 인사라고 한다면 틀린 말인가?

새해 들어 대표이사를 교체한 제약사들만이라도 제발 전문경영인에게 그 권한을 모두 부여했으면 한다. 전문경영인들은 권한 못지 않게 책임이 막중하다는 점을 숙지하고 권한을 남발하지 말고 성실경영으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 임기 만료시 제약업계에 모범이 될 수 있는 전문경영인상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제약사 임직원들 역시 오너인 회장의 눈치 보기에 앞서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단결해 대표이사에게 무게중심을 실어주어야 한다. 전문경영인에게 영양가 없는 물이나 먹이겠다는 속셈으로 오너에게 붙어 기생하는 일부 제약사 임원들은 각성해야 한다.

신년 업계관계자들의 話頭가 불투명하고 어려운 한 해였듯이 많은 난제가 예상되는 만큼 "제약 전문경영 정착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약업인 모두가 협력해 줄 것을 임오년 새해에 제안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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