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업인들은 의약분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각종 질환에 우수한 효과를 발휘하는 외자계 제약사들의 신약 위력을 재확인하면서 신약다운 신약하나 탄생시키지 못한 약소국가의 서러움을 달래야만 했다.

그런데 국내에서 최초로 ICH 기준에 준해 제 3상 임상시험을 거친 신약이 탄생돼 그나마 위안이 되며 이 신약이 우리만 인정하는 신약이 아니라 세계가 인정하는 그야말로 세계적인 신약으로 자리 매김 하길 간절히 바라는 바다.

기대의 주인공은 중외제약이 10여년간 2백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퀴놀론계열의 항균제 발로플록사신(제품명 큐록신정)이다. 임상에서 매우 우수한 효과가 입증됐으며 선진 각국과의 기술수출 협상이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그 동안 제약업계가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나름대로 연구개발에 투자한 결과, SK케미칼의 항암제 선플라주, 대웅제약 당뇨병성 궤양치료제 EGF, 동화약품의 간암치료제 밀리칸주 등이 국산 신약으로 허가됐다.

이들에 이어 중외제약의 큐록신정이 국산 신약 4호의 영광을 안게된 것이다.

국산 신약 1호, 2호, 3호 등이 허가될 때마다 우리도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자부심에 나름대로 뿌듯했으나 이들 신약이 세계적인 신약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그저 집안잔치로 끝나는 듯해 자부심도 오래가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해당 기업 역시 일시적인 주가상승에 기여했을 뿐 경영전반에 걸친 기여도가 낮았다.

신약은 그야말로 기존 약물보다 유효성 및 안전성이 우수할 때 붙여질 수 있는 영광의 얼굴이다.

때문에 선진 다국적 제약사들이 개발한 신약들은 세계시장에서 날개 돋힌 듯이 판매되고 있으며 그야말로 기업차원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정착하고 있다.

선진 각국이 생명공학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신약을 보유한 기업이 급성장 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신약이 개발되기까지는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정책과 경영자의 경영마인드, 막대한 자금 및 우수 전문인력 등 각종 여건이 갖추어질 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경우 이 모든 여건면에서 열악하기 그지없다.

그 동안 복지부, 산자부, 과기처 등 정부 각 부처에서 신약개발 자금을 매년 지원해 왔지만 정작 신약개발이 필요한 기업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기보다는 나눠먹기식 지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제약사 자체도 판매관리비에는 매출액의 20-30%씩 아낌없이 사용하면서도 연구개발은 한자리수 투자에도 인색했으며 경영자 자체가 연구개발 담당자들에게 충분한 기간을 갖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했다.

이로 인해 개발담당자들은 당장 제품화해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카피성 의약품 개발에만 연연했으며 진일보된 신제품 개발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그나마 국산 신약 4호가 등장한 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유행양행, LG화학 등에서 개발 막바지 단계에 들어간 물질들이 신약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국산 신약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물질들이 외자계 제약사들이 개발한 신약 못지 않게 빛을 보게되는 날이 하루속히 도래하길 기원해 본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