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호 아피메즈(주) 회장]
아피메즈(주) 김문호 회장은 인생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낸 소위 외국통이다. 동양과 서양에서 생의 절반씩을 살아온 그는 미국에서 의학 훈련을 받고 28년 동안 불구성 질환과 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과 호흡해 왔다.28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지난 2003년 귀국한 김 회장은 통증치료 전문센터를 운영하고 아피메즈(주)를 설립, 통증의학 분야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구주제약과 국내 천연물신약 1호인 ‘아피톡신’을 개발했으며, 성분 및 적응증을 추가해 현재 미국 FDA 신약 임상시험 제3상을 진행하고 있다. 중소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자력으로 2상을 완료한 것은 물론 3상도 무난히 진입해 빠르면 내년 말 현지 판권계약(제휴) 없이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한 첫 토종 제약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이는 아피톡스(Apitox)의 주성분이 이미 미국에서 약 20년 동안 특수센터에서 사용돼 왔으며 미국 다발성경화증협회에서 그 효력의 우수성을 입증한 제제이기 때문.
또한 오랜 미국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터득한 노하우를 접목, 임상을 진행함에 있어 시간을 단축시키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는 것.
현재 국내 제약사들과 정부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시키는 혁신 신약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나 최대 시장인 미국은 아직까지 미개척 시장과 마찬가지이다. 아피메즈(주)의 이름으로 미국 FDA 승인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김문호 회장을 만나 오랜 경험으로 터득한 미국 임상 노하우를 들어봤다.
글로벌 스탠다드 신약 개발 선결 과제

그는 또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M&A나 제휴를 통한 업계 구조조정으로 역량의 집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할 수 있는 신약 개발 역량과 관련해 한국은 하위 레벨에 속하기 때문에 인프라의 집중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또한 현재 라이선싱 아웃 거래도 선금을 줄이고 향후 성과에 따라 로열티 및 성과급을 지급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어 임상 초기에 판권을 파는 방식 역시 위험이 뒤따른다.
따라서 토종 제약사의 이름으로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하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 수립과 면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프로젝트 중심의 현실적인 지원 필요
글로벌 수준의 신약을 개발하는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자금력이다.
김 회장은 “한국의 벤처캐피탈은 상대적으로 자금 회전이 빠른 IT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하고 “십 수 년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에는 정부 주도의 장기적인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벤처를 포함한 중소 업체의 경우 투자의 기준인 매출이 없거나 미약해 현실적으로 펀딩이 힘들다는 것이 현장의 일관된 목소리라는 것.
특히 정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정해진 자금을 너무 분산해 지원하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형 제약사들에게 정부가 20-30억 원을 지원하는 것이 신약 개발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자금과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제약사나 연구소를 선별한 지원이 지금까지 이렇다 할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는 점이 효과가 미비하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프로젝트 중심으로 정부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면밀한 분석을 통해 프로젝트를 선별해야 하며 일단 선정한 프로젝트에 대해선 지원을 집중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과물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현재 정부가 실험실 단계의 프로젝트에 너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데 실제로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임상단계이기 때문에 우선 순위 조절을 통한 현실화된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임상 성공을 위해 필요한 세 가지 조건
김 회장이 미국 FDA 승인 하에 임상을 진행하면서 가장 피부로 느낀 것은 ‘FDA가 참 까다롭구나’였다고 한다.
일례로 임상환자를 모집할 경우 환자의 상태를 매우 면밀히 체크해 보통 3배수의 환자가 소요되는데 그 결과 환자 모집만으로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는 미국 임상 성공을 위해 갖추어야 할 요소로 크게 세 가지를 조언했다.
우선 전략적 측면에서 미국 FDA의 규정 및 승인절차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갖춘 CRO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임상을 위해선 현지 CRO와의 제휴가 필수적인데, 가능하면 다양한 규모의 CRO와 접촉한 후 비용 감당 가능성을 판단해 선택해야 한다.
CRO 선택이 중요한 이유는 미국의 경우 신약 개발 전 과정에 걸쳐 FDA와의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이 요구되는데 이를 소홀히 하면 시간과 비용이 낭비된다는 것.
성공을 위한 다른 요소로 현지 자회사, 특히 전문 인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는데 프로젝트팀에 현지 임상 경력자와 FDA 업무 경력자를 채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FDA와 임상에 대해 끊임없이 접촉함으로써 임상 3상과 동시에 승인신청 준비가 이루어질 수 있고, 임상 책임자가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FDA와 관련 사항을 조율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식약청과 마찬가지로 미국 FDA도 승인 절차 및 결정에 대해선 정해진 규정에 입각해 처리하지만 끊임없이 도움을 준다고 한다.
임상이 나아가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공함은 물론 승인과 관련해 ‘Yes or No’라는 측면은 국내와 같지만 ‘왜 No인지' 그리고 ‘Yes가 되기 위해선 어떠한 점을 수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는 것. 따라서 미국 내 임상을 진행할 경우 체크리스트를 작성, FDA와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접근해야만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최종 관문인 승인에 보다 효율적으로 근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현재 미국 FDA가 신약 개발과 관련해 가장 중시하는 것은 바로 안전성이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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