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변진옥 정책위원]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로슈의 푸제온이 2만4,996원의 약가를 받았지만 그 가격을 수용할 수 없다며 공급을 거부한 것이 3년째이다. 로슈가 계속 의약품을 공급하지 않자 보건의료시민단체들은 정부를 압박하는 것은 물론, 강남 소재 로슈 본사를 기습적으로 방문하기도 하고 로슈의 울스 플루어키거 사장을 만나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급기야 국가인권위원회에 ‘정부의 필수 의약품 접근권 보장 방안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내기에 이르렀다. 지난 2일부터는 국제적인 공동행동에 돌입한 상황이다. 10월 2일이 로슈의 창립기념일이기 때문에 이 날을 기점으로 파리와 뉴욕, 워싱턴,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로슈를 규탄하는 집회에 착수했다. 한국에서는 10월 7일 로슈 본사에서 오전부터 12시간동안 기자회견 등을 비롯한 여러 문화제 등을 진행한다.

이렇게 보건의료시민단체가 국제적인 행동으로까지 나서게 된 것은 복지부를 비롯한 로슈가 요지부동이기 때문. 복지부는 제약기업에 대한 압력행사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로슈는 정부가 책정한 약값으로는 공급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강제실시를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복지부는 이렇다 할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에서는 국내의 심평원과 같은 태국의 보건의료 담당자와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경제성평가학회에 발표자로 참석하기 위해서 온 사람들로 의약품 가격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들이다. 

이 간담회에 함께 있었던 변진옥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정책위원은 “의약품 강제실시가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며 “태국 사람들은 왜 우리가 강제실시를 하지 못하는지 의아해 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변진옥 정책위원을 만나봤다.

태국의 강제실시 약가인하 효과 

“의약품이 3년 동안 공급되지 않았다면 정부가 나서 강제 실시를 하는 것이 국제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상식이다.” 변진옥 정책위원은 간담회에 참석한 태국 사람들이 정부가 왜 강제실시를 못하는지 의아해 했다고 한다. 현재 태국이 강제실시를 진행하고 있는 의약품은 총 7개 품목으로 에이즈 치료제를 비롯해 항암제, 고지혈증까지 다양하다.

처음 태국도 의약품 강제실시를 발동했을 때 미국 등에서 보복조치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정부의 의지대로 의약품 강제실시를 진행했지만 이들 무역 보복조치는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않았다.

변진옥 위원은 “태국도 보석 등에서 미국에 관세 특혜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관세철폐 압박이 있었다”며 “강제실시를 진행한 후 자연적인 변화 외에는 강제적인 무역량 변화가 없었다고 태국 측이 밝혔다”고 설명했다. 국제 무역은 시장에 따라 움직이는데 정부가 압박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글리벡과 같은 경우도 태국의 강제실시 품목에 포함됐었다. 그 당시 노바티스는 소득 1천 달러 미만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글리벡 무상공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태국 정부의 강제실시 통보를 받은 후에는 글리벡 무상공급 기준을 5,500달러 소득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태국 국민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 변진옥 위원의 설명이다. 이렇게까지 노바티스가 태국 시장을 지키려고 했었는데 국내는 태국보다 더욱 큰 시장임에도 제약사에게 끌려가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태국의 강제실시가 시장경쟁을 부추겨 약값인하의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수입하는 방법도 강제실시에 포함

변진옥 정책위원은 “의약품의 가격을 유지하려는 제약사의 의지는 강하기 마련”이라며 “그럼에도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강력하게 공익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제약사들도 따라오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태도는 문제를 만들기 싫다는 입장이며 의지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제약사들을 압박하게 되면 다른 대미무역에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만 주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변 위원은 “대미무역에 차질을 발생하는 것이 두려우면 무역보복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시장에 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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