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약국 이미선 약사]

이 약사가 운영하는 약국에 찾아오는 고객 중 상당부분은 윤락가 여성은 물론 극빈층에 속하는 지역민들이다. 때문에 이들에겐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 어떤 명약보다 효과적이며 이들의 대화를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마음의 깊은 질병을 치유할 수 있다.
이 약사는 이들의 한 맺힌 사연을 들으면서 가슴에 와 닿는 내용들을 글로 옮긴 결과 약사문예에 당선되기도 했다. 앞으로도 소외된 계층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글로 담고 싶다는 이미선 약사를 만나 그의 약사작가로서 포부를 들어보았다.
약국 특성에 따른 고객층
이미선 약사가 운영하고 있는 건강한약국은 속칭 미아리텍사스촌으로 불리는 윤락가 한 복판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 때문에 이 약사는 다른 지역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상황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러한 주민들의 이야기를 처음에는 무심코 듣던 이 약사는 어느 순간부터 단순히 약사가 아닌 삶의 동반자로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특히 성매매여성들의 경우, 아픈 곳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분적 특성상 병원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약국의 단골손님이 된 이들은 자신이 힘들었던 삶, 이 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이 같은 환자들의 애환은 이 약사가 글을 쓰기 위해 펜을 들게 한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 약사는 이곳에 약국을 운영하며 느꼈던 성매매여성들의 힘든 처지에 대해서도 털어놓기 시작했다.
“올 초 쯤 저희 약국 바로 앞에 있는 건물이 불에 타 5명이 운명을 달리했는데 그 중 3명은 직접 알고 있던 여성들이었습니다. 이중 한 명은 이곳에 올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을 알고 있어 이들의 사고가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이 약사는 힘들게 살아오던 이들이 삶의 마지막까지도 비참하게 끝났다면서 아픈 기억을 회고했다.
이 약사는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이들이 다시 태어날 때는 가난하지 않은 집안에서, 일찍 돌아가시지 않는 부모와 함께 좋은 남자를 만나 행복했으면 한다”는 바램을 덧붙였다.
주위 이야기가 작품의 소재
이 약사는 이 지역이 매춘여성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을 이었다.
“지난해 약사문예에서 가작으로 당선된 ‘치자꽃과 감자바위손’ 이라는 수기가 바로 저희 약국을 찾았던 주민들의 이야기입니다. 당선 이후 ‘실화가 맞느냐’라는 질문도 많이 받았습니다.”
‘치자꽃과 감자바위손’은 중풍에 걸린 한 여성과 헌신적으로 간호하는 그 여성의 남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사랑이란 힘으로 난관을 이겨낸다는 줄거리이다.
최근에는 5일에 한 번씩 이 약사의 약국을 찾는 환자가 있는데 이 환자 역시 중풍과 뇌수술로 인해 반신불수가 돼 남다른 사연을 글로 다뤄볼까 고민 중이라고 한다.
“이 환자는 5일에 한 번씩 약국에서 박카스 한 박스를 주기적으로 구입합니다. 그 이유를 알고 보니 얼마 살지 못한다고 선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박카스를 마실 때만큼은 행복하다는 것이 이 환자의 설명이었습니다.”
또한 이 환자 가정은 아내가 식당일을 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형편인데 지금은 박카스 구입비용도 부담스러운 것 같아 이 약사는 해당 제약사에 이 같은 사연을 알리고 5일에 박카스 한 박스씩 무료로 지원을 요청할 생각도 해보았다고 한다.
이밖에도 이 약사는 불법 채류자 노동들을 위해 의료계와 함께 의료봉사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경험과 생각은 이 약사의 작품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단문까지 모두 100편을 완성했다는 이 약사는 글 쓰는 것이‘즐겁고 개운하다’고 표현했다.
“무당이 굿을 하고 나면 개운해 하듯, 저 역시 글을 씀으로써 마음이 자유로워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솔직히 개국약사들은 약국이라는 작은 테두리에 갇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으로 볼 때 저 역시 약국에 몸이 묶여있지만 마음만큼은 자유로워지고자 노력합니다.”
재능 살려 약국경영 활성화 시도
현재 이 약사는 10월 9일 열릴 서울시학술대회의 원고를 작성 중에 있다.
약국경영활성화를 주제로 작성될 이 약사의 원고는 그녀의 글 솜씨가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원고 내용은 이 약사가 평소 갖고 있던 약국경영활성화 방안이라고 한다.
“고리타분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지겨워진 복약지도 강화와 POP 등을 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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