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재훈 교수
사진. 정재훈 교수

지난 6월, 흡연하는 노인의 인지기능에서 비타민 C의 보충이 긍정적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Front Nutr. 12:1585863(저자: Xuliang Weng 등)"에 발표되었다. 노인에서 비타민 C의 섭취와 인지기능 간에 비선형 용량-반응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C의 인지기능에 대한 긍정적 효과가 흡연자에서는 유의미하게 나타났으나, 비흡연자에서는 유의미한 효과가 없었다. 흡연자의 경우, 비타민 C 섭취량이 하루 100mg 증가할 때마다 인지기능(Digit Symbol Substitution Test, DSST 수행 능력)의 향상이 있었으나, 비흡연자 비타민 C 500mg/일 이상을 섭취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 인지기능의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다. 이는 인지기능에 대한 비타민 C의 효과에서 매개 변수가 흡연임을 시사한다.

이미 1989년, 위스콘신 의과대학의 HW Gruchow 박사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II)에 응답한 11,592명의 생활습관과 식이, 혈청 비타민 C 수치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여 그 결과(The influence of smoking on vitamin C status in adults)를 발표하였다.

매일 20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의 평균 비타민 C 섭취량(79mg)과 혈청 중 함량(0.82mg/dl)이 가장 낮았고, 매일 1~19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는 비타민 C 섭취량(97mg)과 혈청 중 함량(0.97mg/dl)이 흡연을 전혀 하지 않는 응답자(109mg)에 비해 낮았다. 연령, 성별, 체중, 인종, 알코올 음료 섭취량에 상관없이 비타민 C 섭취량(또는 혈청 중 함량)-흡연 간의 역상관 관계가 확인되었다.

혈청 중 비타민 C 함량의 비교에서 비타민 C 섭취량을 보정한 후에도, 흡연과 혈청 비타민 C 수치 사이의 음성 상관성(negative relationship)가 유지되었다. 중증 비타민 C 결핍(혈청 수치 0.2 mg/dl 이하)의 위험은 흡연자에서 더 높았으며 비타민 보충을 하지 않은 경우, 더 증가했다. 이상의 결과는 흡연이 비타민 C 함유 식품의 식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식이 섭취량에 상관없이 흡연-혈청 비타민 C 수치 사이의 역 상관성이 유지되었다.

2023년, 뉴질랜드 Otago 대학의 Anitra C. Carr 교수는 흡연에 따른 비타민 C 생체 내 동태를 발표하였다. Carr 교수는 그 연구에서 남성은 50 µmol/L의 '적절한' 혈청 비타민 C 농도에 도달하기 위해 여성보다 약 1.2배 더 많은 비타민 C 섭취가 필요하며, 흡연자는 적절한 비타민 C 농도에 도달하기 위해 비흡연자보다 약 2.0배 더 많은 비타민 C 섭취가 필요함을 제시했다.

아래 그래프는 비흡연자 2,068명과 흡연자 681의 비타민 C 섭취에 따른 혈중 비타민 C 농도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검정 점선은 적정 혈청 비타민 C 농도인 50 µmol/L를 나타내고 있다. 비흡연자는 76(67, 85)mg/일 섭취로 혈청 농도가 50µmol/L에 도달한 반면, 흡연자는 적절한 혈청 농도에 도달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추정 섭취량인 236(167, NA)mg/일이 필요하다.

비흡연자의 200mg/일 섭취로 최대 비타민 C 농도가 59(56, 61)µmol/L에 도달하였으나 흡연자의 같은 섭취량으로 혈청 농도가 48(45, 52)µmol/L에 불과했다. 여성 흡연자는 50µmol/L에 도달하기 위해 더 많은 166mg/일의 비타민 C 섭취가 필요했고, 200mg/일 섭취 시 혈중농도가 52µmol/L에 도달했다(위 점선).

남성 비흡연자는 혈청 농도 50µmol/L에 도달하기 위해 108mg/일의 비타민 C가 필요했고 200mg/일 섭취 시 54µmol/L의 농도에 도달했지만, 남성 흡연자는 200mg/일 섭취로도 적절한 비타민 C 농도에 미달하여 44µmol/L에 불과했다.

그림 .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1일 비타민 C 섭취량에 따른 혈청 농도의 비교[출처: Nutrients 2023, 15: 1657] * 검정 점선: 비타민 C의 적정 혈청 농도
그림 .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1일 비타민 C 섭취량에 따른 혈청 농도의 비교[출처: Nutrients 2023, 15: 1657] * 검정 점선: 비타민 C의 적정 혈청 농도

흡연자는 같은 양의 비타민 C를 섭취한 비흡연자에 비해 혈중 비타민 C 농도가 낮게 유지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볼 수 있다. 흡연은 흡수 부위인 위장관에서 염증을 유발하고 혈류를 줄여서 비타민 C의 흡수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 흡연에 따른 금속 이온(Fe²⁺, Cu⁺)의 과다 등으로 비타민 C 산화가 증가한다.

흡연은 간에서 비타민 C의 대사 효소를 활성화하여 비타민 C의 대사를 증가시킨다. 흡연은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서 비타민 C의 소모를 늘린다. 흡연은 혈관 내피 손상과 염증 반응을 유도하여 비타민 C의 조직 내 저장을 방해할 수 있고, 신장에서 재흡수 효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

흡연에 따른 혈중 비타민 C 함량의 저하는 생리 반응의 장애와 병리 작용의 유도로 이어지고 그 장애는 비타민 C의 보충으로 완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흡연에 따른 인지 장애가 비타민 C의 보충으로 해소될 수 있다. Xuliang Weng 등은 흡연자에서 관찰된 비타민 C 보충의 인지적 긍정 효과는 다음의 작용에 기인하는 것으로 주장했다.

비타민 C가 니코틴의 nACh-수용체를 매개로 하는 신경 작용을 일시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 비타민 C의 항산화 작용과 카테콜아민 생합성 보조인자 기능이 인지적 긍정 효과에 기여할 수 있다. 비타민 C는 뇌혈관에서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여 혈관을 안정화하여 혈류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

단기적 소량의 니코틴은 생존 촉진 경로(예: PI3K/AKT)를 활성화하고 nACh-수용체에 작용하여 시냅스 가소성을 향상시켜서 인지적 긍정 효과를 나타내는데, 만성적 흡연은 이러한 기작을 악화시켜서 인지 장애를 유발한다. 또한, 흡연은 산화 스트레스를 악화시켜 비타민 C와 같은 내인성 항산화제를 고갈시킨다. 그래서 흡연자는 적절한 혈청 비타민 C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비흡연자보다 약 2배 많은 비타민 C 섭취가 필요할 수 있다.

반면, 비흡연자에서는 기저 산화 스트레스 수준이 낮아서 손상이 없거나 미약하므로 비타민 C의 추가 섭취가 신경 보호나 인지기능 향상에 기여할 여지가 없을 것으로 추정했다. 흡연은 카테콜아민성 신경의 조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데, 비타민 C가 카테콜아민의 생성을 촉진하여 조절 장애를 개선할 수 있다.

이상을 정리해 보면 흡연자들은 비흡연자보다 더 많은 양의 비타민 C를 섭취해야 한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이 경우에도 하루 비타민 C의 보충량은 500 mg이면 충분하다. 금연이 최선이지만 만성적 흡연자가 금연을 실행하기란 매우 어렵다. 어쩔 수 없는 흡연자들에게 비타민 C를 보충하여 흡연에 따른 폐해를 줄일 수 있다면 비타민 C의 보충은 좋은 차선책일 수 있다.

글. 정재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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