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윤수민 원장

여름이 되면 바이러스성 안질환이 급증한다. 특히 덥고 습한 환경은 바이러스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기 때문에 안과 외래에는 눈병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이 바로 유행성각결막염이다. 감염력이 매우 높고 증상이 비교적 오래 지속되는 데다, 치료 후에도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유행성각결막염은 바이러스성 결막염의 한 종류로, 주로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이 바이러스는 일반적인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하나로, 감염자의 눈 분비물이 묻은 손이나 물건 등을 통해 쉽게 전파된다. 감염자가 사용한 수건, 베개, 세면도구 등을 매개로 옮겨지며, 손으로 눈을 비빈 뒤 다른 사람과 악수하거나 같은 물건을 사용할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다. 특히 발병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경미하거나 전혀 없는 경우도 있어, 증상이 뚜렷해지기 전 이미 주변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이 높다.

이 질환은 대개 한쪽 눈부터 증상이 시작되지만 수일 내 반대쪽 눈으로 번지기 쉬우며, 충혈, 눈물, 가려움, 이물감, 눈곱 증가, 눈꺼풀 부종 등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염증이 각막으로 확산되면 통증이 심해지고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기도 한다. 눈부심이나 시력 저하가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 환자들은 전신 피로감이나 인후통, 미열, 림프절 종창을 동반하기도 한다.

각막까지 침범한 경우에는 병의 경과가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은 수주 이내 호전되지만, 경우에 따라 각막 상피 아래에 염증 흔적이 남아 장기간 시야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처럼 증상이 단순 결막염을 넘어서 각막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눈 충혈이라 해도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유행성각결막염은 바이러스성 질환인 만큼 특별한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균 감염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대증요법은 반드시 필요하다. 항생제 안약, 인공눈물, 냉찜질 등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며, 증상이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 안약이 처방되기도 한다. 다만 스테로이드 제제는 부작용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안과 전문의의 진단을 거쳐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감염 확산을 막는 것이다. 유행성각결막염은 발병 후 수 주간 전염력이 지속되기 때문에 가정이나 학교, 직장 등에서의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위생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손을 자주 씻고, 눈을 만지는 습관을 피하며, 개인 물품은 반드시 따로 사용하는 것이 기본 수칙이다. 감염된 사람은 완치될 때까지 콘택트렌즈 착용이나 눈 화장을 삼가야 하며, 가급적 외출을 줄이고 대면 접촉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름철 눈병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결국 철저한 개인 위생이다. 손 씻기, 눈 비비지 않기, 청결한 생활 환경 유지가 기본이며,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빠르게 안과를 방문해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합병증을 줄이고 타인에게 전염되는 것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글. 밝은신안과 윤수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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