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재훈 교수
사진. 정재훈 교수

지난 5월, 미국 탬플대학 병원의 Liam S. Flanagan 박사가 한 임상 사례를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JACC), 3012: 103424」에 발표하였다. 45세 여성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내원하였고, 폐동맥고혈압(PAH)으로 인한 급성 우심부전으로 진단되었다.

검사 결과 괴혈병의 소견을 보였고, 산소 보충과 PAH 치료 요법과 함께 비타민 C 보충으로 빠르게 호전되었다. Flanagan 박사는 비타민 C 결핍에 의한 임상적 괴혈병은 흔하지 않지만, 가역적 PAH와 우심부전으로 진전될 수 있으며, 비타민 C가 PAH 치료 승인 약물과 폐혈관 조절에 관여하는 약물들의 표적인 산화질소 경로에 관여하여 PAH의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심혈관계 질환(Cardiovascular Disease, CVD)은 여전히 인류의 보건을 위협하는 대표적 질환으로서 발병 시 허혈, 심장마비, 뇌졸중 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혈관 내피세포의 항상성이 순환계 기능에 필수적이며, 혈관 내피세포의 병변은 죽상동맥경화증과 관상동맥질환(CAD) 발생의 핵심 요인 중 하나이다.

내피세포의 항상성 유지에 산화질소의 조절 역할이 관여하는데, 염증은 이러한 과정을 저해하고 지단백질 산화를 촉진하여 지질의 내피 하 축적을 유도한다. 염증은 대식세포와 T 림프구를 활성화하여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와 활성산소종(ROS)의 생성을 촉진한다.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산화질소 고갈, 활성산소(ROS)는 혈관을 수축하고 혈액 응고를 촉진하여 죽상동맥경화증을 유발·악화시킨다. 죽상동맥경화증은 혈관을 좁히고 혈행을 방해하여 고혈압, 심장과 뇌의 허혈, 뇌졸중, 협심증, 부정맥 및 심부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와 같은 심혈관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 치료 및 조절하는 방법을 찾아왔는데, 비타민 C도 CVD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 주요 물질로 제시되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C의 혈중 농도가 평균보다 높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뇌졸중 위험이 낮았지만, 농도가 낮은 사람들은 그 위험이 두 배 더 높으며, 비타민 C 결핍은 죽상동맥경화증의 발병 위험을 높였다.

비타민 C의 보효소, 항산화와 항염증 작용 등의 다면적 효과가 심혈관 질환의 예방과 치료 보조에 유효하다는 다수의 전임상 연구 결과들이 있으나 임상적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그럼에도, 한 임상 데이터(Chin. J. Physiol. 2022; 65:241–249)에 따르면 심폐 우회술의 재가열 단계(rewarming phase)에서 비타민 C 20mg/kg의 정맥 주사가 환자의 적혈구 변형능을 크게 개선하고 산화스트레스를 완화하였다.

Ren 등의 연구(Environ. Saf. 2022; 241:113735)에서 고용량 비타민 C 보충(7일 동안 2000mg/일)이 수축기 혈압을 3.37% 낮추었고 맥압을 6.03% 감소시켰으며, 글루타치온 과산화효소(GSH-Px) 수치를 7.15% 증가시켰다. 비타민 C 섭취가 CAD의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와 영향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상충하지만, 메타분석[Molecules. 2025, 30(3): 748]에서 비타민 C 섭취와 CAD의 위험 간에 반비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Nutr. 2021; 40:5327–5334)에 따르면, 비타민 C의 혈장 농도가 색전성 뇌졸중의 위험을 낮출 수 있으며 충분한 비타민 C의 섭취가 이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으나, CAD나 심근경색증, 심방세동, 심부전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는 효과가 없었다.

또 다른 연구들은 고혈압 환자에서 비타민 C의 보충이 동맥 고혈압을 감소시킬 수 있고 비타민 C의 주입은 혈류를 개선하고 LDL(저밀도 지단백)의 산화와 수치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대체로 시험관 시험과 전임상 연구는 비타민 C 보충이 CVD의 예방과 치료에 유효함을 제시하고 있는데, Mihaela Rusu 등(Antioxidants (Basel). 2025; 14(5): 506)은 그 기전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전임상 연구에서 비타민 C가 염증과 산화스트레스, 혈관신생을 복합적으로 조절하는 데, 이 복합적 조절이 CVD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비타민 C의 강력한 항산화 효과가 구체적으로 CVD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는 규명되지 않았지만, 항산화 작용이 심혈관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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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C가 면역 세포 기능과 사이토카인 생성을 조절하여 항염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이 임상 코호트 연구에서 확인되었다. 혈장 비타민 C 수준과 염증의 주요 지표인 고감도 CRP(CVD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C-reactive protein, hs-CRP) 사이에 역상관 관계가 나타났고, 혈장 비타민 C 수준이 53.1μmol/L에 이를 때 가장 유의미한 CRP 감소가 관찰되었다. 즉, 비타민 C가 염증을 줄여 심장 보호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비타민 C 1000mg/일을 매일 보충하면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과 같은 급성 염증에서 증가하는 사이토카인인 IL-6 수치가 감소하였다. 그러나 이와 상충하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혈관 항상성의 중요한 조절자인 내피세포의 기능 장애는 심혈관 질환의 발생 및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 C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내피세포 기능을 최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비타민 C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NADPH 산화효소 활성을 억제하고 활성산소종(ROS) 생성을 감소시켜 내피세포를 보호할 수 있다.

또한, 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eNOS)를 활성화하여 NO 생성을 증가시켜서 내피세포의 손상을 방지한다. 비타민 C는 HIF-1α 활성을 조절하고 히스톤과 DNA 탈메틸화효소에 영향을 미쳐 내피세포 기능에 필수적인 단백질의 전사를 조절한다.

시험관 시험에 따르면, 비타민 C(280 μM)는 IL-7과 NF-κB에 의존적으로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2(ACE2) 발현을 억제해 혈관 내피세포의 노화를 억제하였다.

비타민 C가 섬유아세포를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 ECM)의 리모델링과 조직 복구의 조절에 관여한다. 콜라겐은 혈관과 결합 조직의 구조에 필수적인 단백질이며 비타민 C는 프로릴- 및 리실-수산화효소의 보조 인자로서 콜라겐의 합성과 구조 안정화에 기여한다.

즉, 비타민 C는 콜라겐의 합성과 구조 안정화를 통해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데 기여한다. 비타민 C는 저밀도 지단백(LDL)의 수치를 낮추고 지질 과산화를 줄이는 등과 같이 지질대사를 개선하여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비타민 C는 항산화 방어와 염증 억제, eNOS 유도 산화질소 생성, 세포외기질 리모델링, 지질대사 개선 등 다양한 분자 경로를 통해 내피세포와 혈관, 심장의 기능을 보존하고 손상을 복구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타민 C의 효과들은 시험 세포와 동물 종, 비타민 C의 투여량에 따라 차이가 있었고 임상적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과 치료 보조를 위한 비타민 C의 임상적 표준 요법이 없다. 비타민 C를 치료제로 개발하는 연구는 상업적 가치가 매우 낮아서 공공의 영역에서 비타민 C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

비타민 C의 역할을 과학적으로 완전히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임상 연구에서 현재까지 밝혀진 결과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임상시험의 시행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근거에 기반하여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비타민 C의 예방 및 치료 보조 지침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 정재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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