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50세 이상 성인의 절반가량이 앓고 있을 만큼 치질은 매우 흔한 질환이다. 특히 기온이 높고 습한 여름철에는 증상이 악화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더운 날씨에 항문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이 몰리면서 증상이 심해지며, 분비물 증가로 항문 가려움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름철 치질 증상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통풍이 잘되는 시원한 옷을 입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며, 자극적인 음식과 술을 피하는 등 식습관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배변 후에는 따뜻한 물로 좌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치질은 항문에 발생하는 질환을 통칭하며, 치핵, 치열, 치루 등을 포함한다. 이 중 가장 흔한 형태는 치핵으로, 항문 혈관이 확장되고 조직 지지력이 약해져 점막 조직이 항문 밖으로 돌출되는 상태를 말한다. 치핵은 주로 나이가 들면서 항문 근육의 힘이 약해져 발생하는 일종의 퇴행성 질환으로, 전체 성인의 절반 이상이 한 번 이상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요인 외에도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습관, 잘못된 배변 습관, 스트레스, 임신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치질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부끄러움을 느껴 치료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치질을 방치하면 초기에는 경미했던 출혈 등의 증상이 조직 탈출과 같은 더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여 극심한 고통과 불편을 겪게 된다. 또한 질환의 형태가 심해질수록 결국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증상이 덜 심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환자의 회복에 훨씬 도움이 된다.
치질 치료는 치핵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 단계인 1~2도 치핵은 약물 치료나 좌욕, 식이섬유 섭취 등 비수술적 보존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반면, 중증 단계인 3~4도 치핵은 항문 밖으로 나온 조직을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거나 아예 들어가지 않는 상태로, 이때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치질은 단순히 참고 방치해서는 안 되는 질환이며, 조기에 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 후에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배변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항문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며 식이섬유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생활 습관 전반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재발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글. 미사위대항의원 김성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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