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아일랜드 출신의 빌 슈스터(Bill Schuster) 비아트리스 코리아 대표이사는 2년 전 한국에 왔다. 한국에 오기 전 일본에서 10년을 지냈다.

그는 "일본에서 시간은 리더십 철학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빠른 실행과 직설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던 방식은 일본 문화 속에서 더 신중하고 포용적인 리더십으로 다듬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은 그에게 있어 ‘일과 삶의 균형’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였다. 그는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이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에 가깝다고 했다. 구성원에게 방향성을 제시할 뿐 아니라, 함께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한 동기와 자율성을 부여하려 노력한다는 얘기다. 

빌 슈스터 대표는 한국을 제 2의 고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지난 2년간 한국에 거주하면서 역사적 배경이나 감정적 소통 방식, 공동체 중심 문화 등 아일랜드와 한국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나를 포함한 가족에게 한국은 제2의 고향이다"고 말했다.

그의 변혁적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었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환경에 얼마나 민첩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느냐가 빌 슈스터 아래에서 '도전하는 비아트리스 코리아'가 지향하는 기업 문화이자 경영 전략이다. 

빌 슈스터 비아트리스 코리아 대표

 

2023년 한국에 온 그가 가장 처음 집중한 것은 '조직문화 구축'이었다. 그는 "비아트리스 코리아는 이미 훌륭한 실적을 내고 있었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업무를 주도하는 문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리더로서 솔선수범하며 워라밸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를 원했다. 임직원 주도의 혁신 문화 확산을 위해 이노베이션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그는 "아이처럼 끊임없이 '왜?'라고 질문하는 호기심 중심 사고를 통해 진정한 비즈니스 통찰을 만들어내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이듬해 2024년 의정 갈등과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대두됐다. 위기를 헤쳐가는 변화가 필요했다. 빌 슈스터 대표는 "시장 접근성이 악화하면서 조직 회복 탄력성을 시험받았다"고 말했다. 이 시기를 계기로 조직 구조를 재정비했고, 가장 큰 변화가 '고투마켓(Go-to-Market, GTM)'으로 전환이었고 조직 개편이었다.

아시아 문화에서 경험이 '삶의 철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면 '경영 철학'에는 미국과 유럽 문화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암과 HIV 관련 연구를 했다. 그 이후 MBA를 수료하면서 전략적인 관점에서 헬스케어 산업를 바라보게 됐고 GSK 런던 지사 영업사원으로 제약업계 첫 경력을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까지 다양한 시장에서 마케팅과 영업, 신제품 기획 등을 경험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쌓은 빌 슈스터 대표는 소위 말해 아시아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빌 슈스터 대표는 최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비아트리스 코리아 회의실에서 다국적제약사 출입 기자 모임과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2년간 한국 생활과 제약산업, 앞으로 비아트리스 코리아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지 인터뷰에 담았다.

서양의 경영 철학과 동양의 문화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리더십'을 가진 다국적제약사 CEO다. 신중하지만 조용하게, 끊임없는 도전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인터뷰 현장이었다.

▶일본에서 10년, 한국에서 2년을 근무했다. 일본에서 바라본 한국 제약 시장과 실제 경험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나 인상이 있었나.

"한국과 일본은 모두 국가가 건강보험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하지만 제약 유통 구조나 제네릭 가격 정책은 확연히 다르다. 일본은 제네릭 의약품 가격이 브랜드·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매우 낮아 제네릭 보급이 빠른 반면 이로 인해 가격 경쟁이 과열돼 품질·공급 문제가 생긴 사례가 있다. 

반면, 한국은 제네릭과 브랜드·오리지널 의약품 간 가격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은 대신 오리지널 약가를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방식으로 접근성을 확대해 왔다.

일본과 한국은 의약품 유통 구조도 상이하다. 한국은 다수 도매상이 경쟁하는 구조이지만 일본은 소수의 빅5 도매상이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이다.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역시 일본은 간접적이고 조심스러운 의사소통이 중심인 반면, 한국은 보다 직설적이고 개방적인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지난 2년간 비아트리스 코리아에서 이룬 주요 성과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리더십을 말한다면.

"2023년 취임 첫 해 성과보다는 조직문화 구축에 집중했다. 비아트리스 코리아는 이미 훌륭한 실적을 내고 있었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업무를 주도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주니어와 중간관리자 중심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우리의 핵심 가치와 행동 원칙을 정의했다. 전사 라운드테이블, 인터뷰 등을 통해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조직 문화와 방향성을 설정했다. 

2024년 취임 2년차는 위기 대응의 해였다. 의정 갈등과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시장 접근성이 악화하면서 조직의 회복 탄력성을 시험받았다. 이 시기를 계기로 우리는 조직 구조를 재정비했는데, 가장 큰 변화가 고투마켓 (Go-to-Market, GTM) 모델 의 전환이었다."

▶고투마켓 모델이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인가. 

"고투마켓 전략은 제품 판매나 고객과 소통 방식을 의미한다. 과거 비아트리스와 파트너사가 동일 고객을 중복 방문했다. 기존 영업 모델의 비효율을 해소하고자 현재 병원은 비아트리스, 의원은 파트너사가 전담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명확히 분리해 중복적인 병의원 채널 영업 구조를 해소했다. 이원화 구조를 통해 각 채널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고, 변화하는 시장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히 일시적인 위기에 대한 대응책이 아니다. 향후 더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하고자 하는 전략적 결정이었다. 제일약품과는 심혈관질환 치료제 영역에서 SK케미칼과는 통증질환 치료제 영역의 협업을 각각 강화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반 위에서 시장 리더십을 이어가며 조직 내 운영 효율성 개선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AI 도입을 통해 성과 예측, 자원 배분, 고객 소통 전략을 정교화 하는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범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향후 파이프라인 도입을 대비해 주요 병원이나 도매상 협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키 어카운트 매니지먼트(Key Account Management, KAM) 기능도 새롭게 강화하고 있다. 병원 채널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주요 병원과 유통 채널을 맞춤형으로 관리하는 체계이다.

또, 세일즈 어카운트 매니지먼트(Sales Account Management, SAM) 체계를 통해 현장 중심의 핵심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중소병원에서 새로운 기회를 폭착하는 등 단순히 영업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합리적인 조직 재편이라고 보여진다. 다만 과거 파트너십 구조를 조정하던 시점에 비아트리스 국내 조직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 앞으로 조직 규모를 어떻게 유지할 계획인가.

"고투마켓 모델 도입에 따라 일부 구조 조정이 있었다. 클리닉 영업 인력은 줄었지만 병원 채널과 키 어카운트 매니지먼트(KAM), 세일즈 어카운트 매니지먼트(SAM) 등 핵심 기능은 오히려 강화했다. 결과적으로 전체 인원은 줄었지만 단순한 축소가 아니라 조직의 전략적 전환의 일환이었다.

당시 구성원들에게 이 변화에 함께 하길 권유했다. 참여를 원하지 않은 직원들에겐 자발적 희망퇴직이라는 선택지도 제공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일부 다국적제약사들이 특허만료 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축소하는 것과 달리 비아트리스는 브랜드 제품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병원 채널은 비아트리스가, 의원 채널은 파트너사가 각각 전담하는 이중 채널 구조는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의료 체계 전반에서 고객 접근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는 조직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더 민첩하고 전략적인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비아트리스 빌 슈스터 코리아 대표
비아트리스 빌 슈스터 코리아 대표

 

▶취임 당시 설정했던 목표는 현재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평가하나.

"초기 목표였던 '임직원 주도 조직문화’는 전사적으로 공감대를 얻었고, 꾸준한 실천을 통해 조직 문화로 정착했다고 평가한다. 위기 속에서도 구조적 전환으로 시장 대응력을 확보했고 파트너십 체계 개편과 병원 중심 전략을 강화하며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비아트리스 코리아 출범 5년이 됐다. 만성질환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온 성공 요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비아트리스는 2020년 11월, 제네릭 분야 글로벌 리더인 마일란(Mylan)과 브랜드 의약품을 보유한 업존(Upjohn)의 합병으로 출범했다.  마일란은 특히 미국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업존은 리피토, 리리카, 쎄레브렉스, 뉴론틴, 노바스크 등 상징적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두 기업의 결합은 브랜드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 모두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방대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탄생시켰다. 비아트리스는 매년 전 세계 약 10억 명 이상의 환자에게 의약품을 제공하는데, 82억 인구 중 약 12%에 해당하는 규모다. 

비아트리스 코리아가 만성질환 영역에서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두가지인데 첫째는 제품력이다. 주요 만성질환 치료 영역에서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공급된 글로벌 대표 브랜드로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리피토는 이상지질혈증 단일제 시장 1위다. 리피토 단일 제품만으로 연간 약 100만 명의 환자에게 치료제를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삶의 모든 단계에서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이 되고자 한다'는 비아트리스 미션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는 의미있는 지표이다.

이 외에도 방대한 임상 데이터와 오랜 처방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제품 포트폴리오 기반으로 높은 국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복합제인 리피토 플러스는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노바스크는 고혈압 치료제 중 CCB(칼슘채널차단제) 계열에서 1위, 카듀엣은 고혈압 복합제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리리카는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가운데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쎄레브렉스는 NSAIDs 시장에서 주요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뉴론틴 역시 가바펜틴 제제 중 1위 제품이다. 

지난해 의정갈등으로 특히 상급종합병원 중심 사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치료 영역에서 시장 리더십을 굳건히 유지했다. 현재 국내 다국적 제약사 중 매출 기준 7위권(IQVIA value 기준)에 속하며,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2% 수준으로 매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채널에서도 업계 선두 기업으로서, 마케팅은 물론 메디컬 부문에서 적극적인 디지털 소통과 자사 주관 웨비나 운영 등으로 의료진과 신뢰 기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둘째는 사람이다. 비아트리스는 단순한 영업 인력이 아닌, 만성질환에 대한 이해와 사명감을 가진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이 의료 현장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방식으로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비아트리스는 제품 공급을 넘어 질환 인식 제고와 치료 가이드라인의 정착을 위한 학술 활동, 환자 대상 커뮤니케이션, 정부나 의료계와의 제도적 협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환자들이 질환과 치료 필요성을 조기에 인지하고, 적시에 치료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리피토가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처방을 기록하고 있지만 국내사들도 다양한 복합제를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리피토 시장 방어를 위한 마케팅 전략이 있나.

"비아트리스는 리피토를 단일 제품이 아닌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단일제(리피토)와 복합제(리피토 플러스)를 하나의 통합된 제품군으로 관리하며, 의료진의 세분화된 처방 선호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실제 리피토 플러스는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등 시장 반응이 매우 긍정적인데 오리지널 리피토 API를 사용한다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전략 기반에는 25년 이상의 처방 경험과 방대한 임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아토르바스타틴의 과학적 신뢰도가 있다. 리피토는 심혈관 질환 치료 대표 성분으로 다수의 심혈관질환(CV outcome) 기반 임상시험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한 오리지널 브랜드다.

비아트리스는 이와 같이 과학에 기반한 신뢰성을 제품군 전체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바탕으로 하며, 단일제와 복합제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성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며, 한국의 스타틴 시장에서 신뢰와 품질, 혁신을 바탕으로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다."

▶리피토 등 일부 제품은 한국 내 매출 비중이 높은 반면, 전체 매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3%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본사는 한국을 전략 시장을 보고 있나.

"비아트리스는 지역별로 '클러스터' 체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동남아시아와 일부 남미 국가와 같은 클러스터에 속해 있다. 이 중에서도 한국은 비아트리스 글로벌 조직 내에서 가장 크며 전략적인 시장이다. 한국 법인은 매출 기준으로 전 세계 13번째 규모이며, 지난해 기준 약 3억 5000만 달러 실적을 기록했다. 본사에서도 한국의 수요와 전략적 방향에 지속적으로 귀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한국은 글로벌 임상시험 허브로서 신규 파이프라인 진입 가능성을 시험하는 핵심 국가 중 하나이다. 단순 매출 규모를 넘어 글로벌 임상시험의 중심지라는 전략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단일 국가 3상 뿐만 아니라 글로벌 다국가 3상 프로그램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 여러 후기 단계 임상 결과가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비아트리스는 글로벌 차원에서 다시 한번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빌 슈스터 비아트리스 코리아 대표
빌 슈스터 비아트리스 코리아 대표

 

▶현재 비아트리스가 한국 시장에 어느 정도 규모로 R&D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지, 향후 신약 도입을 위한 준비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파이프라인의 국내 도입 준비는 조직 정책상 구체적으로 공유하기 어렵다. 여러 자산이 현재 3상 단계에 있으며 일부는 환자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차별화된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일부 3상 임상 결과는 매우 고무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는데 비아트리스가 기존의 안정적 사업 기반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시장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향후 국내 도입 자산이 확정되면 필요한 임상 및 마케팅 투자는 충분히 이뤄질 것이다. 현재 비아트리스 코리아는 개발, 허가, 컴플라이언스 등 핵심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가교임상이나 허가 신청 등 과정은 자체 역량만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며, 특히 허가와 메디컬 부문 전문성은 매우 강력하다고 자부한다. 

다만, 신약 출시를 위한 시장 진입과 론칭 전략 측면에서 추가적인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출시 전략 수립과 시장 인지도 확보,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할 전담 조직을 내부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비아트리스 코리아는 단순히 의약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조직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한국에서도 과학적·제도적 기반을 함께 구축하는 파트너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상응하는 투자와 협력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정부가 신약과 특허 만료 의약품 모두에 대해 지속적인 약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비아트리스의 대응 전략이라면. 

"비아트리스는 해외약가 비교재평가(IRP)와 관련한 정책 대응을 주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한국제약바이오협회(KPBMA) 등 업계 협회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이 가장 건설적이라고 판단해서다.

비아트리스가 정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정부의 개방성과 투명성, 그리고 공정한 제도 운영이다. 약가인하 등 정책 변화가 특정 그룹이나 제품군에만 불균형하게 적용되지 않도록 일관된 기준과 구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이와 더불어, 정책의 예측 가능성 역시 매우 중요하다. 회사는 연간 단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고정 예산을 운영한다. 예산이 확정된 이후 예고 없이 급격한 약가 인하가 이뤄지면 기업 운영뿐 아니라 장기 투자 전략에도 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정책은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저해하지 않고 오히려 촉진해야 한다. 다국적 기업이 한국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 여건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야 하며, 과도한 약가 인하는 한국 시장을 위한 R&D나 혁신 치료제 도입을 위축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정책 변화가 환자 접근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지속적인 소통이 있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정책 시행 시점과 방식 측면에서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이 제고될 경우 제약산업과 환자 모두에게 보다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비아트리스는 정부와의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대화를 바탕으로, 환자 접근성과 국내 투자 활성화가 균형을 이루는 정책 환경 조성을 기대한다."

▶2025년 핵심 사업 목표와 중장기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은 무엇인가.

"올해 최우선 과제는 새롭게 출범한 조직 체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다. 지난달 진행한 조직 개편은 보다 집중적이고 민첩하며 책임 중심의 운영을 목표로 한다. 올해는 그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다. 

앞으로는 세 가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예정이다. 첫째, 기존 주요 핵심 브랜드 중심의 비즈니스(Base business)를 지속 성장시키는 것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심혈관·통증 질환 등 만성질환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리피토, 리피토 플러스, 리리카, 뉴론틴, 쎄레브렉스, 노바스크 등 이미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갖춘 주요 제품 중심으로 고령화 수요 확대에 대응하며 질환 인식 제고와 치료 접근성 강화를 병행할 계획이다.

둘째, AI 등 디지털 기반 조직 효율화와 고객 맞춤형 접근 전략을 더욱 정교화 할 예정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결국 환자가 고품질 의약품에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조직과 리더십 모두 한층 더 유연하고 민첩하게 진화해 나갈 것이다.

셋째, 글로벌 파이프라인의 국내 진입 역량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당장 한국 시장에 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교 임상, 허가, 보험 등재 등 도입에 필요한 준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 후기 3상 자산들이 다수 개발 중이며 기존 치료 영역은 물론 새로운 영역 진출도 준비 중이다. 특히 출시 전 단계 준비 역량으로, 예를 들면 가교 임상이나 규제 대응, 시장 론칭 전략 등을 강화해 한국 시장에서도 혁신적 자산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조직 구조를 병원 중심으로 재편하고 키 어카운트 매니지먼트(KAM), 세일즈 어카운트 매니지먼트(SAM) 등 핵심 기능을 강화해 신약 도입의 기반도 함께 다져가고 있다. 향후 출시를 대비해 내부 시스템과 인력을 보완하고 확장해야 할 시점으로 판단하며 향후 몇 년간은 이를 위한 준비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비아트리스가 강점을 보유한 치료 영역을 강화하고 확장할 수 있는 다양한 외부 협업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 기회를 구체화시킬 경우 전략적 방향성과 부합하는 선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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