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MSD가 한국 제약산업을 아시아에서 가장 핵심적인 파트너로 지목했다. 한미약품과 알테오젠 등과 굵직한 기술계약을 체결한 것에 더해 다수의 제약사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항암제를 비롯해 대사 질환, 안과 치료제, 면역 질환, 중추신경계 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라이선싱·공동개발·CDMO 협업 모델을 구축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R&D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MSD는 지난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5' 행사에서 MSD 아시아 사업개발(BD) 야시로 코지 총괄과 한국MSD 김 알버트 대표가 각각 MSD의 글로벌 파이프라인 전략과 한국 제약산업과의 협업 현황 및 향후 비전 등을 공유했다.
# 파트너십으로 성장하는 MSD…아시아, 그중에서도 한국 제약산업은 핵심 지역 '강조'
먼저 MSD 야시로 코지 총괄은 회사가 연구개발(R&D)에 '진심'인 회사라는 것을 강조했다.
야시로 코지 총괄은 "MSD의 2023년 글로벌 매출액은 642억 달러이며 이 중 179억 달러를 다시 연구개발에 재투자했다"라며 "이는 매출액의 26%에 해당하는 비율로 MSD가 R&D를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임상 2상에서는 50건 이상의 연구가 진행 중이며, 임상 3상은 30건이 넘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치료제 개발 분야는 항암제를 비롯해 ▲대사질환 ▲안과질환(당뇨망막부종 등) ▲면역질환 ▲중추신경계 질환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한다"라고 덧붙였다.
주목할 점은 MSD가 신약 개발에 있어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아시아 시장, 그중에서도 '한국 제약산업'을 핵심 파트너로 점 찍었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MSD가 새롭게 체결한 기술이전 및 라이선스 계약은 600억 달러가 넘는데, 이 중 20%가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파트너십이었다.
야시로 코지 총괄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제약사들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한미약품, 알테오젠 등과의 협력은 MSD에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 특유의 빠른 실행력과 창의적인 역량을 눈여겨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MSD는 한미약품과 지난 2020년에 M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알테오젠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을 위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ALT-B4)' 플랫폼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사용권 계약을 맺었다.
이외에도 에이비엘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 유한양행, 큐리언트 등 국내 11개 제약바이오 기업과 총 14건의 키트루다 관련 병용요법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연내 결과 발표 및 승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는 “기술이 뛰어나다면 경쟁 에셋이 이미 시판 중이라도 협상에 나설 수 있다. 우리는 늘 열린 자세로 임한다”며 “20명 이상의 라이선싱 전문가가 각 질환 분야별로 상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국내 제약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한국MSD…글로벌 R&D 가교 역할 수행 中
이어서 한국MSD 김 알버트 대표는 지난 30년간 국내 제약산업과 함께 성장해 온 한국MSD의 역할을 언급하며 글로벌 R&D에 있어 가교 역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알버트 대표는 발표에서 "한국은 더 이상 단순한 임상시험 수행 국가가 아니라 MSD의 R&D와 상업화 전 과정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파트너"라며 "연구 뿐만 아니라 생산, 공급망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국내 제약사들과 긴밀한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MSD는 1년 미만의 단기 프로젝트 중심의 계약에서 벗어나 알테오젠과 4조 7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 삼성바이오로직스와 5900억원 상당의 CDMO 계약을 각각 체결했으며 이는 모두 2030년대까지 이어지는 장기 계약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MSD는 국내 제약산업에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으며 2021년 이후부터는 매년 700억원 이상의 R&D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또한 현재 한국MSD 전체 직원 500명 중 28%인 147명이 전문연구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김 알버트 대표는 "한국MSD는 국내 신약 개발 역량 강화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우수한 글로벌 인프라를 통해 효율적인 임상연구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라며 "지난해 한국MSD가 국내에서 식약처로부터 받은 임상승인 건수는 총 36건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총 186건의 글로벌 임상을 한국에서 수행했으며 MSD의 글로벌 항암제 임상 환자 수는 우리나라가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전 세계 4위에 올라와 있다"라며 "MSD 내부에서 한국 시장의 위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지표"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제약강국이 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며 '기초과학'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알버트 대표는 "우리나라는 혁신기술에 대한 수용 속도가 빠르고, 이미 이러한 것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로 증명되고 있다"라며 "다만, 옆나라 일본의 다케다제약이나 다이이찌산쿄와 같은 글로벌 빅파마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기초과학' 기반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AACR과 같은 저명 국제학회에서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셀트리온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혁신신약 개발 현황을 공유했고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라며 "이러한 도전 정신과 기술력이 이어진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글로벌 제약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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