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GLP-1 계열 치료제가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로 시작된 GLP-1 계열 약물은 이제 심혈관 질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MASH),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 연구가 확장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팜뉴스는 ‘GLP-1 작용제 기반 치료제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전문가들의 고견을 듣는 코너를 마련했다.
최근까지도 연이어 들려오는 다양한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 소식들이 방증하듯, 올해 역시 GLP-1으로 대표되는 대사성 질환 치료제 시장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예상 GLP-1 시장 규모 역시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금년 2월 발간된 Research and Markets 보고서에 따르면 그 규모는 2024년 현재 약 500억 달러에서 2035년까지 연평균 11%씩 성장하여 1,575억 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듯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폭발적인 성장은 당뇨 및 비만 치료를 시작으로 점차 확대되어가는 GLP-1 계열 약물의 광범위한 적응증과 함께, 환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기술 혁신에 기인합니다.
2005년 GLP-1 계열 의약품으로서는 최초로 아스트라제네카 (AstraZeneca)의 엑세나타이드 (exenatide)가 당뇨 치료제로 허가 받으면서 GLP-1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2010년대 중반까지는 대부분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 조절을 목적으로 쓰여왔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였으나, 이후 비만 치료로 그 적응증이 확대되면서 전 세계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영역으로 부상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으로 노보 노디스크 (Novo Nordisk)의 세마글루타이드 (semaglutide)가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를 토대로 주목받으면서 수요가 폭증했고, 그 여파로 한때 글로벌 공급 차질을 빚기도 했습니다.
또한 GLP-1 계열 약물은 단순히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그치지 않고 MASH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심혈관계 질환, 수면 무호흡증 등 다양한 대사성 및 동반 질환의 치료에도 잠재력을 보이고 있으며, 이 중 많은 적응증에서 이미 성공적인 임상3상 결과를 얻어 현재 허가 신청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나아가 퇴행성 뇌 질환과 같은 다양한 신경 염증성 질환군에서의 유효성이 추가로 검증됨에 따라, 당분간 전례 없는 적응증 확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향후 시장 전망
향후의 GLP-1 계열 치료제 시장 전망은 크게 두 가지 트렌드로 요약됩니다.
복합제 및 다중작용제로의 전환초기의 GLP-1 단일 작용제를 넘어, 개선된 유효성을 목표로 GIP (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GCG (glucagon), amylin 등을 결합한 복합제 및 다중작용제로의 진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노보 노디스크가 최근 발표한 MASH 임상3상 결과에서 GLP-1 단일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 2.4mg 투여군의 ‘위약군 대비 지방간 악화가 없는 간섬유화 개선 환자 비율 차이’에서 단 15%에 그친 반면, GLP-1/GCG 이중 작용제인 뵈링거 잉겔하임 (Boehringer Ingelheim)의 서보듀타이드 (survodutide)는 동일 지표에서 37%의 개선된 효과를 보임으로써 MASH 치료에 있어 GLP-1/GCG 이중작용제 계열 약물의 효과를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일라이 릴리 (Eli Lilly)에서는 2022년 중순과 2023년말 GLP-1/GIP 수용체 이중작용제인 터제파타이드 (tirzepatide)를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로 각각 허가 받았는데, 혈당 강하 및 체중 감소 효과 등에서 경쟁 제품 대비 뛰어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최초 출시 후 약 2년만에 연간 세마글루타이드 매출의 50%를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하는 등 매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듯 다중 작용제는 GLP-1 계열 치료제 중에서도 단일 작용제가 지닌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써, 비만 및 MASH를 비롯한 대사 질환 치료의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환자 편의성의 극대화GLP-1 치료제의 또 다른 변화의 축은 환자 편의성 향상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GLP-1 계열 약물의 적응증이 대부분 대사성 질환 등 만성 질환이라는 점에서 환자 편의성 개선은 후발주자로서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투여 주기의 연장은 환자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GLP-1 계열 치료제의 초기 제품들은 대부분 매일 투여하는 하는 주사제형으로 개발되었지만, 현재 널리 사용되는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는 모두 증대된 반감기를 통해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도록 개선되었습니다. 이러한 편의성의 증대는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임으로써 동 계열 약물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나아가 월 1회 제형 등 장기 지속형 치료제의 개발이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미국 바이오텍 멧세라 (Metsera)의 GLP-1 후보물질이 현존 최장인 약 16일의 인체 반감기 결과를 발표하며 임상을 시작한 만큼 실질적인 월례 제형의 상업화가 가시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투여 경로의 개선 역시 환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GLP-1 계열에서의 경구 제형 개발은 크게 저분자 화합물 기반과 펩타이드 기반 기술로 나뉘는데, 저분자 화합물의 경우 높은 경구 생체이용률과 낮은 생산 단가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일라이 릴리에서 성공적인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하여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상업화에 한걸음 다가섰습니다. 다만 저분자 화합물은 일반적으로 세포 수용체와의 비특이적 결합 특성으로 인해 장기 복용 시 안전성 이슈가 상존하여 의미 있는 체중 감소 효과를 위한 높은 복용량 사용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펩타이드와 달리 다중수용체 작용제의 설계가 아직까지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어 유효성 증진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펩타이드 기반 약물의 경우 오랜 기간 사용되어 인체 안전성은 이미 검증되었지만, 경구 투여 시 낮은 생체이용률로 인해 역시 아직까지 개선해야 할 숙제가 많은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따라서 경구용 GLP-1 계열 약물의 개발에 있어서는 펩타이드의 다중 작용 기전을 활용한 높은 유효성과 장기 안전성을 바탕으로, 경구 생체이용률을 제고하는 것이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와 같이 앞으로 환자 편의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제품이 상용화 되어 환자들이 자신의 환경에 적합한 약을 선택적으로 복용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 디앤디파마텍의 개발 전략
디앤디파마텍은 다양한 GLP-1 기반 신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선 품목인 DD01은 디앤디파마텍이 자체 개발한 장기 지속형 GLP-1/GCG 수용체 이중작용제로, 특히 뛰어난 지방간 감소 효과에 기반하여 2024년 3월 미국 FDA로부터 MASH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 치료제로써 패스트트랙 (Fast Track) 약물로 지정 받았습니다.
현재 회사가 진행 중인 미국 임상2상 연구의 1차 평가지표는 MRI-PDFF 측정 방법을 통한 ‘투약 전 대비 12주 차 지방간 30% 이상 감소 환자의 비율’로, 지난 1월말 환자 모집 완료 및 최근 전체 환자에 대한 12주차 투약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만큼, 기존 계획과 같이 6월 중 1차 평가지표에 대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동일한 평가지표에서 이미 지난 임상1상에서 4주 간의 짧은 투약 만으로도 동일 용량 군(40mg)에서 75%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달성한 바 있고, 또한 금번 진행 중인 임상 2상 시험의 블라인드 데이터를 통해서도 현저한 간 지방 감소를 보인 환자의 비중이 높게 나온 것이 확인 됨에 따라 DD01의 탁월한 지방간 감소 효과를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회사는 이 밖에도 추가적으로 48주간 임상을 지속하여 조직 생검을 통한 MASH 해소 및 간섬유화 개선 확인 등 FDA로부터 요구되는 MASH 치료제 허가 요건과 관련한 임상결과를 지속 관찰할 계획이며, 이르면 2026년 상반기 중 이와 같은 결과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디앤디파마텍은 나스닥에 상장된 비만치료제 전문개발사인 멧세라 (Metsera Inc.)와 지난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당사의 경구용 펩타이드 기술 오랄링크 (ORALINK)가 적용된 다양한 경구용 비만치료제 5개 품목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 중 가장 앞선 품목인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 MET-002o에 대한 첫 환자 투약이 2024년 11월 개시되었으며, 현재 최적 제형을 찾기 위한 임상이 순항하고 있습니다. 멧세라는 진행 중인 MET-002o 임상을 통해 오랄링크 기술에 대한 인체 검증과 경구 흡수를 위한 최적 제형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역시나 마찬가지로 오랄링크 기술이 접목되었으면서도 더 우월한 체중감량 효과가 기대되는 리드품목 MET-224o에 대한 인체에서의 체중 감량 효과를 이르면 금년 중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오랄링크 기술은 현재 GLP-1 계열에서는 유일하게 경구용으로 허가 받은 노보 노디스크의 리벨서스에 활용된 경구 흡수기술인 SNAC과는 차별화되는 기술로, 특히 전임상 시험에서 리벨서스 대비 최대 10배 이상의 경구 생체이용률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되는 경우, 경구용 삼중작용제 MET-GGGo를 포함한 당사의 경구용 GLP-1 파이프라인 개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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