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신형호 원장
사진. 신형호 원장

시야가 점차 흐려지고 물체가 뿌옇게 보이거나, 색감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느껴지는 경우라면 백내장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백내장은 주로 노화에 따라 발생하는 대표적인 안질환으로,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수정체는 외부의 빛을 망막에 정확히 전달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 부분이 흐려지면 빛이 고르게 통과하지 못하고 시야에 왜곡이 생긴다.

백내장은 대체로 60대 이후의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기기 사용 증가, 당뇨병 등 전신 질환, 외상, 스테로이드 약물 사용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병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40~50대 환자들 사이에서도 시야 침침함이나 눈부심, 복시 증상 등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초기 백내장은 자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노안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 혼동하기 쉬운데, 가까운 글씨가 잘 보이지 않거나 초점 전환이 늦어지는 경우 단순히 노안으로 오인하고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백내장은 노안과 달리 수정체 자체에 물리적인 혼탁이 발생하는 구조적 변화이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녹내장이나 망막 질환 등 더 심각한 안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백내장의 진단은 세극등 현미경 검사, 시력 검사, 안저 검사 등을 통해 진행된다. 이러한 정밀검사를 통해 혼탁 부위와 진행 정도를 확인하고, 환자의 시생활 불편 정도에 따라 관리 방침이 결정된다. 진행이 경미한 경우에는 경과를 관찰하거나 생활습관 개선이 권장될 수 있으나, 혼탁이 진행되어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 안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현재 표준화된 백내장 치료법으로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이 있다. 국소 마취하에 이루어지며 일반적으로 수술 시간이 길지 않고, 회복 기간도 비교적 짧은 편이다. 삽입되는 인공수정체는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환자의 시력 요구도, 작업 환경, 생활 습관 등에 따라 적절한 선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 거리(근거리 혹은 원거리)에 초점을 맞추는 단초점 인공수정체와 여러 거리에 초점을 맞추도록 설계된 다초점 인공수정체 등이 있다. 각각의 수정체는 장단점이 있으며, 사전 상담을 통해 환자의 생활환경과 눈 상태를 바탕으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최근에는 다양한 초점 범위를 제공하는 렌즈 유형도 도입되면서 인공수정체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수술 전 안과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본인의 눈 건강 상태와 시력 요구에 적합한 치료 방침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백내장은 수술 시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직 혼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수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고, 반대로 지나치게 진행된 후에는 수술의 난도가 높아지고 회복에도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백내장의 유무와 진행 상황을 조기에 파악하고, 적절한 시점에 진료 결정을 내리는 것이 시력 보존과 삶의 질 유지를 위한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시력은 일상생활의 질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백내장은 자연스러운 노화의 일부일 수 있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관리로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질환이다. 증상이 애매하고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놓치기 쉽지만, 일상의 시야에 작은 변화가 느껴진다면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밝은신안과 신형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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