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혈액투석이 필요한 환자에게 있어 투석혈관은 생명을 유지하는 통로와도 같다. 일반적으로 투석은 주 2~3회 이상, 매회 수 시간에 걸쳐 시행되며, 이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혈액을 출입시키기 위한 안정적인 혈관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투석혈관은 반복적인 사용으로 인해 협착, 혈전, 혈전으로 인한 폐색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정기적인 관리와 조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가장 흔한 문제 중 하나는 혈관의 협착이다. 투석을 위해 자주 사용되는 동정맥루(AVF) 또는 인조혈관(AVG) 부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혈관 내벽이 두꺼워지거나, 혈전이 형성되어 혈류 흐름이 감소할 수 있다. 환자가 이를 자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투석 중 혈류량이 감소하거나 혈류경보가 자주 발생하는 경우, 평소보다 삽입 바늘이 잘 들어가지 않거나 출혈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이상 신호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단순히 증상을 넘기기보다는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 하며,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투석혈관 문제는 빠르게 악화될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지연될 경우 혈관 폐색, 투석 중단, 심한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치료'가 활용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치료란 혈관 조영술을 통해 문제 부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풍선확장술(PTA), 혈전 제거술, 경우에 따라 인조혈관 교체나 재건 등 외과적 수술을 병행하는 치료 방식이다. 기존의 수술 단독 방식이나 시술 단독 방식에 비해 빠른 치료 결정과 즉각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자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외래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시술이 가능해, 입원 없이 당일 진료와 시술, 관리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이를 통해 환자는 투석 스케줄을 유지하면서도 혈관 문제에 대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하이브리드 치료는 영상 진단 및 혈관 수술에 대한 이해가 동시에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관련 분야 전문가의 진단과 시술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혈관 이상이 반복되는 환자라면 일시적인 처치보다는 혈관의 전체 구조를 분석하고, 협착이나 폐색이 발생하기 쉬운 부위를 사전에 예측해 예방하는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주기적인 초음파 검진이나 혈류 검사 등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이러한 검진과 시술을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투석혈관은 단순한 치료 부위를 넘어, 투석 환자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생명선이다. 혈관의 문제를 초기에 인지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응이며, 무엇보다 혈관질환에 특화된 전문가의 진단과 처치가 이루어지는 환경에서 치료받는 것이 투석치료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글. 일산 서울아산맥외과의원 정민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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