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아스트라제네카 면역항암제 임핀지(더발루맙)가 담도암에 이어 젬시타빈·시스플라틴 병용요법 효과를 다시 한번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최근 근침습성 방광암(Muscle-Invasive Bladder Cancer, MIBC)에서 젬시타빈·시스플라틴과 병용으로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 treatment), 그리고 근치적 방광절제술(radical cystectomy) 이후 임핀지 단독 보조요법(adjuvant monotherapy) 적응증 확보에 성공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EGFR 표적치료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 성공 이후 항암 분야에서 새로운 활로를 뚫는 첨병으로 임핀지 적응증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달 31일(현지시각) 미국FDA로부터 NIAGARA 3상 임상을 근거로 근침습성 방광암 성인 환자 치료에 임핀지 적응증 확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적응증에서 FDA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있었으며 수술 전후 요법으로 사용 가능한 첫 번째 면역항암 치료 옵션이 됐다. 조기 병기에서 면역항암제를 적용해 완치 가능성을 높이려는 시도는 아스트라제네카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핵심 R&D로 추진 중인 영역이다.
특히 한국에선 방광암 치료 전략에 신약들이 연이어 허가와 건강보험 급여 추진하고 있어 의료진 관심이 매우 높아져 있다.
요로상피암은 비근침습성(non-muscle invasive)과 근침습성(muscle invasive)이 있다. 암이 방광 내 근육까지 퍼진 근침습성 방광암(MIBC)은 공격적이기 때문에 환자의 50%가 전이 양상을 보인다.
근침습성 방광암에서 표준치료는 항암화학요법을 이용한 보조요법과 방광을 절제하는 수술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핀지가 새로운 '수술 전후 면역항암' 요법을 제공하면서 현재 표준치료까지 바꿀 환경이 마련됐다.
임핀지를 수술 전후 사용한 근침습성 방광암 환자 80%가 2년 시점에 생존해 있었다. 기존 치료 요법에선 전이·진행성 단계가 주요한 치료 전략이었다면 앞으로 조기 단계에서 면역항암 요법을 통한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 생존 데이터이다.
현재 요로상피암과 방광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권장된 방법이 없다. 혈뇨나 빈뇨, 배뇨 통증 등 일반적으로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있다면 병원 검사에서 확인하는 게 최선의 진단법이다.
재발률이 50%에 달하는 근침습성 방광암에서 면역항암제를 병용해 생존 기간을 연장하려는 노력이 빛을 본 셈이다.
■항암화학요법만 썼을 때 보다 임핀지 병용하니 결과 더 좋아
이번 승인으로 임핀지는 근치적 방광 절제술 이전에 보조요법으로 젬시타빈+시스플라틴과 병용해서 4주기를 사용하며, 수술 이후에는 단독 요법으로 8주기 투여가 가능하다.
승인 근거인 NIAGARA 3상 연구 중간 분석에서 임핀지를 병용한 경우 질병 진행이나 재발, 수술을 시행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거나, 사망 위험이 32%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해당 지표는 무사건생존율(EFS)로 위험비(HR) 0.68이었다.
반면, 임핀지 대조군으로 설정한 기존 항암화학요법 치료군은 EFS 중앙값 46.1개월로, 임핀지 투여 환자 67.8%가 2년이 지나도 질환을 잘 관리했던 것에 비해 대조군 59.8%가 암이 다시 진행한 것을 확인했다.
또 다른 1차 평가변수인 병리학적 완전관해(pCR)에선 임핀지+젬시타빈+시스플라틴 병용군은 37.3%, 대조군은 27.5%를 보여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지만, 사전 설정한 유의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연구에서 설계한 pCR 지표가 유의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P값을 0.1%(0.001)로 매우 낮게 설정한 반면, 임상에서 확인한 pCR P값은 0.4%(0.004)로 나왔기 때문이다.
통상 유의한 P값을 설정할 때 5%(0.05)로 하지만 이번 임상에서는 공동 평가지표로 무사건생존율도 설정했기 때문에 각기 다른 P값을 설정, 기준을 더욱 낮춘 것이다. pCR 보다 무사건생존율을 더 중요한 실제적 평가 지표로 여겼다고 볼 수 있다.
pCR은 수술 전 항암요법을 통해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실제 임핀지 병용군의 pCR 도달 비율이 대조군 보다 높았지만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온 이유다.
오히려 주요 2차 평가지표로 설정한 전체생존기간(OS)에서도 임핀지+젬시타빈+시스플라틴 병용 시 사망 위험을 25%(위험비 0.75) 줄이며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2년 시점에 임핀지 병용군 생존자는 82.2%, 대조군은 75.2%였다.
다만, 임핀지 병용군과 대조군 모두 중간 분석에서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에 도달하지 않아 추가적인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
안전성 관련해선 임핀지 병용군은 면역항암제 투여로 인한 새로운 부작용이 아직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항암화학요법만 사용했을 때 보다 수술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없었다. 수술 완료율을 보면 임핀지 병용군 88%, 대조군 83.2%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NIAGARA 3상 연구는 공개 방식으로 진행한 연구로 1063명의 근침습성 방광암 환자가 참여했다. 환자들은 수술 전 임핀지+젬시타빈+시스플라틴 병용군, 그리고 방광절제수 이후 임핀지 단독 보조요법군에 무작위 배정(임핀지 533명, 대조군 530명)됐다.
NCCN가이드라인은 지난 2월 임핀지 수술전후 보조요법으로 근침습성 방광암 카테고리1로 권고하기도 했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는 이 데이터를 가지고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일본 등 국가에 승인을 신청했으며 검토가 진행 중이다.
임핀지가 근침습성 방광암에서 수술전후 보조요법을 모두 받았지만, 앞서 다른 면역항암제들도 해당 질환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 적응증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의료 현장에선 실제 면역항암제 치료 전략을 고민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임핀지는 인간 유래 단큰론 항체로 암세포 표면에 있는 PD-L1 단백질을 억제해 면역세포에 있는 PD-1, CD80과 결합하지 못 하게 막아 신체 면역시스템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기전이다.
담도암에서 임핀지+젬시타빈+시스플라틴 병용은 이번 근침습성 방광암과 동일하게 젬시타빈+시스플라틴에 임핀지를 병용한 것으로 좋은 임상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는 국내 연구자가 주도해 글로벌 임상으로 추진한 경우로 작년 11월 13일 2024년 제8차 암질심에서 급여 기준에 성공, 급여 신청 과정을 밟고 있다.
임핀지 사용이 가능한 적응증으로 ▶동시 화학방사선요법(CRT) 이후 질병이 진행하지 않은 절제 불가한 3기 비소세포폐암 ▶수술 가능한 비소세포폐암에서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한 수술 전후 보조요법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서 면역항암제 이뮤도(트레멜리무맙)와 병용요법 ▶제한 병기 소세포폐암(SCLC)에서 방사선 치료 후 유지요법 ▶광범위 병기 소세포폐암에서 항암화학요법 병용 ▶전이성 담도암에서 젬시스+시스플라틴 병용 ▶절제 불가한 간세포암(HCC)에서 이뮤도와 병용 ▶절제 가능한 위암, 위식도접합부 암(GEJ)에서 수술 전후 요법으로 임핀지+항암화학요법 병용 ▶dMMR 결핍 자궁내막암에서 항암화학요법 병용 이후 임핀지 단독 유지요법 ▶pMMR 정상 환자에서 항암화학요법 이후 임핀지+린파자(올라파립) 병용 유지요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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