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얀센 리브리반트+렉라자,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사진 왼쪽부터)얀센 리브리반트+렉라자,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팜뉴스=김민건 기자] 얀센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렉라자(레이저티닙) 병용요법과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오시머티닙)가 비소세포폐암 경쟁에서 각기 다른 전략을 들고 유럽에서 붙었다.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은 MARIPOSA 연구를 통해 EGFR 변이 진행·전이성 1차 표준치료(SOC)로 확고히 자리잡은 타그리소 아성을 위협할 만한 인상적인 결과를 냈다. 여차하면 표준치료 위상까지 가져오겠다는 야심이 있다. 

이에 반해 타그리소는 단독 또는 다른 유전변이 또는 ADC 표적치료제 등과 병용하는 조합으로 시장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3기부터 4기까지 백본(BAKCBOCN) 치료제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는 단독 또는 항암제 병용 전략인데, 다양한 환자에서 유연한 옵션을 제공할 것이란 평가다. 그 이면에는 해당 데이터에서 확인한 후속 치료 전략을 위해 1차에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쓸 수 있는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즉, 얀센은 EGFR 비소세포폐암 1차에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대체하는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이 유리하다는 결과를, 아스트라제네카는 2차 이상 후속 치료를 고려하면 1차에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고려해야 한다는 '동상이몽'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3~4기 환자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타그리소의 백본 치료제 입지를 굳건히 하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새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얀센의 전략이 맞부딪히고 있다.

2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폐암학회(ELCC) 연례학술대회가 열리는 가운데 얀센과 아스트라제네카가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바꿀 수 있는 임상 결과를 들고 왔다.

EGFR 변이 양성 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과 타그리소 단독 또는 병용요법

리브리반트+렉라자는 4기 전이성에 국한한 적응증을 들고 타그리소를 뒤쫒고, 타그리소는 4기 전이성(단독·병용요법)부터 수술 불가한 3기(유지요법), 질병 진행 후 재발·내성 환자(표적치료제 병용)까지 치료 단계를 넓히며 다른 방향으로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먼저, 얀센은 1047명의 환자를 무작위 배정, 등록한 3상 연구 MARIPOSA에서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과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직접 비교한 결과를 밝혔다. 

연구는 EGFR 엑손19 결손 또는 L858R 치환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1차 치료에 항암화학요법 없이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과 타그리소 단독 투여 시 환자들이 얼마나 생존 혜택을 볼 수 있는지 평가했다.

추적관찰기간 중앙값 37.8개월 시점에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 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평가 목표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타그리소 투여군 mOS는 36.7개월(33.4~41개월)로 나타났다.

리브리반트 병용군에서 mOS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추적관찰 기간 37.8개월 보다 많은 환자들이 42.9개월 이상 생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그리소 대비 전체생존기간 개선에 유의함을 확인했다. 위험비(HR) 0.75였다.

얀센은 "이 결과는 기존 타그리소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며 "리브리반트 렉라자를 병용 환자 56%가 치료 후 3년 6개월 시점에 생존한 반면 타그리소 투여군은 44%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데이터를 토대로 리브리반트 병용군이 타그리소 단독군 보다 전체생존기간을 최소한 1년 이상 연장할 것으로 평가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양군 간에 생존 곡선은 벌어진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이 타그리소 대비 유의한 전체생존기간(OS) 연장 효과가 있다는 뜻이어서다.

특히 이번 데이터가 의미있는 것은 타그리소는 국소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서 표준치료(SOC)로 쓰기 때문이다.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이 처음으로 타그리소를 넘어 개선된 전체생존기간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외에도 국소 진행성·전이성 암 치료 단계에선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매우 중요한 지표로 여긴다.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은 무작위 임상군 배정부터 암이 진행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Time to Symptomatic Progression, TTS)에서 43.6개월(HR 0.69)을 기록했다. 타그리소는 29.3개월로 리브리반트 병용군이 14개월 이상 연장했다. 환자들이 질병 진행 없이 일상 생활을 더 오래 보낼 수 있다는 데이터다. 

EGFR 양성인 비소소세포폐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20%다.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으로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한편,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 시 주의할 점은 정맥주사 제형인 리브리반트로 인한 '주입 관련 반응(Infusion-Related Reactions, IRR)'이 있다.  MARIPOSA 연구 과정에 리브리반트+렉라자를 병용한 421명 중 63%가 이상반응을 겪었는데 3등급 이상은 5%, 1%가 4등급 이상이었다. 이로 인해 주입 방식을 변경한 경우는 54%였다. 또한 리브리반트 용량을 감량한 경우는 0.7%, 투약 중단도 4.5%가 됐다.

챗GPT 등으로 구성한 컷 만화
챗GPT 등으로 구성한 컷 만화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비소세포폐암 백본 치료제의 재발견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유럽폐암학회(ELCC) 연례학술대회에 타그리소의 재발견을 핵심으로 삼았다. 앞서 리브리반트+렉라자가 비소세포폐암 4기 EGFR 변이 양성 전이성·진행성 치료 대조군으로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삼아 경쟁 우위로 삼으려고 했다. 

그러나 타그리소는 한발 더 나아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한 번에 4개의 임상 연구를 밝히며 얀센 리브리반트+렉라자와 격차 두기에 나섰다. 비소세포폐암 EGFR 외에도 다른 표적치료 변이가 있는 환자에서 병용, CT 촬영 이후 유지요법으로 타그리소 단독 투여 등 병기와 치료제 조합을 달리할 수 있다.

우선, 임상들을 살펴보면 '수술 불가한 EGFR 변이 3기 비소세포폐암'에서 동시 화학방사선치료(CRT) 후 유지요법으로 타그리소의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가 향상됨을 확인했다. 

다음으로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한 이후 질병이 진행한 경우 MET 과발현 또는 증폭 변이가 있는 경우 타그리소와 오파티스(사볼리티닙) 병용 시 유의한 임상적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타그리소는 '넥스트 엔허투'로 불리는 ADC 유망주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과의 병용요법이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연구 결과도 이번에 일부 공개됐다. EGFR 변이 양성이 비소세포폐암에서 1차 치료에 타그리소 단독 투여 이후 질병이 진행 환자에게 다시 타그리소+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을 병용 시 객관적 반응률을 확보했다.

최종적으로 리브리반트+렉라자와 직접적인 대결을 하게 되는 진행성 EGFR 변이 1차 치료에서 타그리소와 페메트렉시드+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병용하는 FLAURA2가 있다. 이 임상에서 임상적으로 개선된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를 확보했다.

다양한 임상을 진행하며 타그리소 활용법을 구상한 것인데 EGFR 변이 양성 치료 초기부터 질병이 진행한 후기 단계까지 폭 넓게 가져가며 새로운 돌파구를 열고 있다.

▶수술 불가능한 3기 EGFR 변이서 OS 개선

수술 불가한 3기 EGFR 변이 환자에서 타그리소 단독 투여 시 위약군 대비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58.8개월(HR 0.67)로 위약군(54.1개월) 대비 약 4개월 개선을 보였다. LAURA 임상은 이미 다른 치료를 받았음에도 질병이 진행해 상태가 안 좋은 환자 78%가 타그리소로 전환 후 OS 개선을 낸 것으로 4개월 이상의 개선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차 평가로 OS 데이터를 추적해 얼마나 개선된 효과를 내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타그리소 단독 이후 진행한 MET 표적 변이에서 오파티스 병용

SAVANNAH 2상은 EGFR 변이 양성 1차 치료로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했음에도 질병이 진행한 MET 변이 과발현/증폭 동반 환자 대상으로 타그리소+오파티스(사볼리티닙 300mg 1일 2회)를 병용하는 연구다.

오파티스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보유한 MET변이 표적치료 포트폴리오로 타그리소와 병용은 시장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 62%가 MET 변이를 가지고 있었으며 34%가 MET 과발현이었다. 현재 한국 기준으로 MET변이 표적치료제로 급여화가 확정된 것은 한국머크 텝메코(테포티닙) 밖에 없다. MET 변이는 희귀 암종이지만 비소세포폐암에서 기존 치료법인 항암화학요법, 표적요법, 면역항암요법에 효과가 부족해 미충족 수요가 크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시도하는 타그리소(EGFR 표적)+오파티스(MET 표적)가 상업화 된다면 치료 성적이 좋지 않았던 영역에서 새로운 옵션을 확보하게 된다.

지금까지 임상 결과로는 상업화까지 기대할 만한다. 일단 객관적반응률(ORR)은 56%를 기록했으며 이러한 반응이 지속된 기간의 중앙값(mDOR)은 7.1개월이었다. 이를 통해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7.4개월을 보였다.

이상반응 관련해선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 중 57%가 3등급 이상이었다. 

▶'넥스트 엔허투'와 병용 기대하는 타그리소

이번에 아스트라제네카가 발표한 임상 중 업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연구가 'ORCHARD'이다. 이 연구도 앞서 SAVANNAH 2상처럼 EGFR 변이 양성 1차 치료에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먼저 사용 후 질병이 진행한 경우, 타그리소와 다른 표적치료제를 병용하는 임상이다.

ORCHARD 연구에는 타그리소와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을 병용하는 환자군이 있으며, 해당 환자들은 EGFR 변이 양성으로 타그리소+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4mg) 저용량군, 타그리소+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6mg) 고용량군으로 나뉘어 평가했다.

연구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은 4mg군에서 43%, 6mg군에서 36%를 기록했지만, 무진행생존기간(PFS)과 반응지속기간(DOR)에서 다토포타맙 6m 고용량과 타그리소를 병용하는 게 더 좋은 혜택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 

타그리소+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 6mg군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11.7개월로, 치료 반응을 9개월까지 유지한 환자가 64%나 됐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4mg 저용량을 사용한 환자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9.5개월로 짧으며, 동일 시점에 치료 반응을 유지한 환자도 15%로 큰 차이를 보였다. 안전성 관련해선 3등급 이상 부작용이 4mg과 6mg군에서 각각 34%, 56%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엔허투는 HER2를 표적하는 ADC 치료제이지만,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은 TROP-2 단백질을 표적하는 기전이다.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아직 TROP-2 항원을 표적하는 신약이 없기 때문에 타그리소와 병용이 성공하게 된다면 최초의 TROP-2 기전 치료제가 된다.

▶1차 치료에서 타그리소와 항암요법 병용 경쟁력은?

FLAURA 임상은 타그리소가 EGFR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표준치료가 될 수 있게 만든 대표 연구이다. 그 후속 임상은 FLAURA2로 이번 학회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1차 치료에 타그리소 단독요법이 아닌 항암화학요법과 병용 시 유지요법에서 질환을 얼마나 억제할 수 있는지 결과를 공개했다.

1차 치료에서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 병용은 리브리반트+렉라자 요법과 직접적인 경쟁 상대이기도 한 만큼, 향후 EGFR 1차 치료 시장에서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데이터이다.

이번 결과는 FLAURA2 사후 탐색을 통해 국소 진행성 3기 또는 전이성 4기 EGFR 변이 양성 환자에서 타그리소+페메트렉시드+시스플라틴을 투여한 이후, 유지요법으로 타그리소+페메트렉시드 병용 또는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했다.

그 결과 타그리소+페메트렉시드 병용으로 유지요법을 한 환자군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FS)이 2년 이상인 것을 확인했다. 앞서 전체생존기간(OS) 두 번째 중간 분석에서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 데이터 성숙도는 41%로 위험비 0.75를 기록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추적 관찰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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